[기자 추천 도서]⑧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전효진 기자
오늘날 우리 사회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대처할 방법을 찾는 데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점의 인기도서 코너에는 안전함의 부재(不在)에 대해 이야기한 책들이 올라 있고, 기업 경영인들은 직원에게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지 않으면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해 사라질 것이라며 주의를 줍니다.

“이 세상에서 부를 추구하고, 권력과 명성을 얻으려고 부산을 떠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알랭 드 보통은 책 ‘불안’에서 “돈, 명성, 영향력은 그 자체로 목적이라기보다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실 모든 사람에게는 ‘불안하다’는 감정을 모르고 행동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날달걀을 부엌 바닥에 하나씩 깨뜨리면서도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라는 동요를 부르며 즐거워했던 제 어린 시절처럼, 아기는 통제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라도 충분한 애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인이 되면서 불안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얻을 수 있는 관심과 사랑에도 능력과 성취 등 자격 조건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걱정을 하게 됩니다. 현재보다 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걱정, 해고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불황⋅실업⋅승진⋅퇴직⋅업계 동료와 나누는 대화 등으로 유발된 걱정은 불안을 낳습니다. 알랭 드 보통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불안’이라는 감정이 커진다고 분석합니다.
사회 속에서 우리의 자아는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다 돌보지 않으면 쭈그러드는 풍선과 닮아있습니다. 외부의 ‘관심’이라는 헬륨가스를 먹고 기운을 차릴 때도 있지만, ‘무시’와 ‘비난’이라는 얇은 바늘에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불안정한 자아를 돌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안을 느끼는 원인과 해법을 찾아보려는 시도 아닐까요.

직장인들에게 휴가는 불안과 이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능력과 자질을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표로 제시하는 것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통해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며 느꼈던 불안한 감정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더운 여름, 휴가 잘 다녀오시고 이렇게 외치며 일상으로 복귀한 분들이 많아지길 기대하겠습니다. “불안에 이별을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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