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재외국민 보호 현장을 가다(3)] 英, 여행자 출국 전 의무사항 알리고 위기땐 일사불란 대응

김유진 2016. 8. 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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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위기대응센터英 외무부 1층에 들어서자 세계 상황 한 눈에 들어와3개 등급으로 업무 분담.. 위기 발생시 팀 이뤄 협업해외 방문객 해마다 늘어도 영사 업무는 되레 감소세출국 전 숙지사항 알려 국민 스스로 지키도록 유도

영국 위기대응센터
英 외무부 1층에 들어서자 세계 상황 한 눈에 들어와
3개 등급으로 업무 분담.. 위기 발생시 팀 이뤄 협업
해외 방문객 해마다 늘어도 영사 업무는 되레 감소세
출국 전 숙지사항 알려 국민 스스로 지키도록 유도

지난해 4월 네팔 대지진 당시 현장에 출동한 영국 긴급대응팀이 호주 정부, 네팔 현지 군 당국 등과 협업하고 있다.
【 런던(영국)=김유진 기자】 영사 서비스는 영국 외무부에서 외부로부터 가장 이목을 끄는 업무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영국 외무부 내에서 가장 많은 영국 국민과 접촉한다.

영국의 영사 서비스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지난 2011년 리비아 사태였다. 당시 넘쳐나는 영사 문의를 처리하고 위기대응 업무를 수행하면서 모든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렇게 2013년 탄생한 것이 'Consular Excellence' 계획이다. 2013~2016년 수행을 목표로 수립된 이 계획은 영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가 누구인지,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실행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조아나 로퍼 영국 위기대응센터장은 "기존 전략에 이어 지금은 2016~2020년 실행을 목표로 새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면서 "지난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목표 달성률이 최상의 수준에 있었다고 자신한다.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새 전략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 사이 영국 외무부(FCO)가 전 세계를 무대로 수행한 영사 조력 업무는 1만7058건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감소한 것이다.

해외를 방문한 영국 국민 수가 늘어났는데도 영사 서비스량이 감소한 배경에는 'Knowing before you go(떠나기 전 숙지하세요)' 구호 아래 끊임없이 책임의식을 강조한 영국 정부가 있다.

■각자의 책임의식 중요

영국 외무부는 빅벤과 국회의사당, 총리관저로 유명한 다우닝가(街)등과 밀접하게 위치해 있다. 외무부 1층에 들어서자 '크라이시스 허브(Crisis Hub)'가 눈에 들어왔다.

로퍼 센터장은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정보기술(IT) 장비로 가득찬 공간을 소개하며 "최첨단 IT 환경을 갖추고 세계각국에서 벌어지는 위기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고 설명했다.

바로 맞은편 상황실에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 공간의 분위기를 지배했다. 스크린 위로 실시간 세계 뉴스와 각종 데이터 등이 일사불란하게 표시되고 있어서인지 당장이라도 긴급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졌다.

영국은 위기대응 업무에 있어 영사 서비스 담당자의 책임감만큼이나 자국민 스스로의 책임의식을 고취하고자 주력한다. 여행경보를 숙지하고, 여행자보험을 필수적으로 소지하게 하며, 현지문화 등에 대해 면밀하게 파악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위기 때마다 정부가 나서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공지한다. 이를테면 △긴급 여행문서 발급 △해외 송금 관련 정보 제공 △성폭력 등 심각한 신체공격 등의 범죄 및 질병 등에 대한 조력 △아동학대, 강제결혼 등 문제발생 시 조력 등은 정부 차원에서 나선다. 반면 △법적 조력 혹은 번역 업무 △병원, 교도소 등에서의 더 나은 처우 요청 △비상시 금전 제공 등은 정부가 나서주지 않는다.

■체계적인 인력관리

'경청하고, 존경하라'는 게 영국이 영사 서비스에 임하는 자세다. 영사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나 역시 똑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750명의 영사 담당자가 전 세계 각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위기대응센터에는 평시에 30여명이 근무하고, 비상시가 되면 인력이 배로 늘어난다.

위기발생 시 '위기구조(Crisis Constructure)'에 따라 각자의 업무를 매우 명확하게 나눠 수행한다. 엄청난 압박 속에 빠른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Crisis Contructure'는 신속하고 명확한 대응을 위해 인력구조를 금, 은, 동 3개 등급으로 나눠 각각이 해야 할 일을 명시해 둔 것이다. 이를테면 금 등급에 해당하는 사람은 센터장을 포함한 의사결정자들로 위기발생 시 일선에서 일한다.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고 실무를 처리하는 사람들은 동 등급에 속하는데 궁극적으로는 금, 은, 동이 하나의 팀을 이뤄 협업하는 식이다.

영사업무가 보다 복잡해지고 섬세해지는 만큼 인력관리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영국 외무부는 1년 전부터 외무부 직원을 대상으로 디플로매틱 아카데미(Diplomatic Academy)를 운영하며 영국 내에서는 물론, 재외공관에서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어떻게 임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있다.

로퍼 센터장은 "아카데미 내에 영사 서비스, 위기관리 업무가 개별 과정으로 포함돼 있다"면서 "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문화와 환경, 아동, 여성 등 다양한 분야를 잘 알아야 영사업무도 잘 수행할 수 있다.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july20@fnnews.com
*이 시리즈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년도 기획취재 지원사업(2차)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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