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효과' 판교만 누리고..광교·분당 상권 울고 싶어라

조수영 2016. 7. 11. 17: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아브뉴프랑 시너지 '빨대효과'로 판교원정 쇼핑객↑ 광교 상가는 공실률 40% 육박 야탑·정자동도 판교에 손님 뺏겨

[ 조수영 기자 ]

올초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이후 성남 판교신도시 상권이 회복되는 분위기다. 판교 가두형 상가 아브뉴프랑 전경. 조수영 기자


내달 인도음식점 개업을 앞두고 있는 김모씨는 첫 매장을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내 가두형 상가 아브뉴프랑으로 잡았다. 작년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 이후 아브뉴프랑 상권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올초 신분당선 연장선(성남 분당 정자역~수원 광교역)이 개통된 뒤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이후 판교·분당·광교 등 수도권 남부 주요 신도시 상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른바 ‘빨대 효과’가 생겨나면서 전국 맛집 식당가를 둔 현대백화점과 브랜드점이 많은 아브뉴프랑을 중심으로 판교의 고가 상권은 확대되는 반면 광교와 분당 주요 상권은 위축되는 모양새다. 연장선 개통으로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역에서 양재·판교·정자·수지역(용인) 등을 거쳐 광교까지 연결됐다.

◆판교 ‘빨대 효과’

신분당선 연장에 따른 판교 ‘빨대 효과’는 아브뉴프랑 판교점의 매출 회복에서 잘 나타난다. 이 상가는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장 뒤 위기를 맞았다. 백화점 지하 1층에 국내 최대 식품관이 들어서면서 전국 맛집을 비롯해 유명 브랜드 식음료 매장이 입점했다. 지역 주민과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곳으로 향하면서 판교 상권은 현대백화점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랬던 게 올초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과 함께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브뉴프랑 내 한 매장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손님이 줄어들다가 올 들어 다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에선 현대백화점 개장 이전보다 매출이 더 많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가 공실률도 거의 ‘제로(0)’다. 이 상가를 운영하는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뒤 아브뉴프랑 유동인구가 확실히 늘었다”며 “분당·용인·광교 등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판교가 광역상권이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상권 파워도 더 커지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 진단이다. 기존 판교 이외에 서울 강남권 수요자들까지 끌어들이던 백화점에 용인 광교 등의 수요자 발길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님 빼앗기는 광교

신분당선 연장선 가동 6개월이 지난 현재 광교 상권엔 일단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조타운 테크노밸리 등의 입점이 늦어져 직장인 수요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주 소비층인 주부와 가족단위 수요자 상당수가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와 서울 강남으로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광교신도시 내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당 상권도 휘청하는데 광교가 어떻게 버티겠나”고 말할 정도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 내 가두형 상가 월드스퀘어를 비롯한 주요 상가 공실률은 30~40%에 이른다. 전용면적 39~45㎡인 대로변 상가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0만~350만원 선에 호가되고 있지만 임대 수요자는 많지 않다. 박정준 자이소망공인중개 대표는 “상가 분양가가 높았던 지역이어서 임대료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2020년 경기도청 입주가 마무리되면 광교 상권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신도시 주요 상권들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야탑·서현·정자 지역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7.1%로 전 분기보다 9.1%포인트 급등했다. 임대료도 약보합세다.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올 1분기 2.6% 떨어져 ㎡당 5만1650원에 머물고 있다. 정자역과 서현역 상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김지희 한국감정원 상업자산통계부장은 “상가 임대료는 경기가 나빠도 끝까지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보합세라는 건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교역세권 상가는 높은 초기 분양가 때문에 활성화가 더딘 모습니다. 최기천 88공인중개 대표는 “판교역 인근 상가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 이상, 비싼 곳은 1억원에 달했다”며 “그런데 임대료는 3.3㎡당 2500만~3000만원(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권리금도 20% 정도 내렸다고 덧붙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