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AMPING ON THE ROCK

매거진 2016. 7. 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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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준 선물

수목원과 잣나무 숲으로 유명한 가평. 그곳에 특별한 장소가 만들어졌다. 집을 짓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가족의 첫 집이다.


같은 듯 다른 3개의 건물이 대지의 경사에 따라 놓여졌다.
SITE PLAN


건축가를 만난 남매는 서울 근교에 살고자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2013년 겨울 완성했던 첫 번째 글램핑 작업을 보고 찾아온 두 사람에게, 건축가는 숲 속 대지에 꼭 맞는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설계를 맡은 건축공방 심희준, 박수정 소장은 “일상의 건축을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가, 어찌 보면 식상할 수 있는 ‘일상’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상성이 특별해지는 공간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가평군 / 대지면적 : 2,300㎡(695.7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글램핑

건물면적 : 주택1, 건물2 - 1층 창고 : 10㎡(3.025평), 2층 주거 : 60㎡(18.15평), 건물3 - 1층 창고 : 10㎡(3.025평), 2층 웰컴센터 및 카페 : 60㎡(18.15평), 글램핑 - 56㎡(16.94평) per unit

건폐율 : 10% / 용적률 : 10% /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4.4m /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스틸기둥,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

지붕마감재 : 징크(블랙) / 단열재 : 수성연질폼 100㎜ 발포 / 외벽마감재 : 시더우드 22㎜, 미러글라스, 스터코플렉스(일부) / 창호재 : 이건창호 PVC 이중창호

시공 : TCM글로벌(건축), 건축공방(글램핑)

설계 : 건축공방 심희준, 박수정


건물은 1개층이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 하부에 테라스 공간을 가진다. 
카페가 있는 건물로, 산과 숲을 비추는 입면을 가진다. 자연적인 시더우드(삼나무)로 마감되어 건축이 경관에 녹아드는 경험을 준다.
건물의 사이사이에 자연바위가 있는데, 건물에서 바위를 바라볼 수 있도록 시선을 고려하여 배치되었다.


잣나무 숲 끝자락에 자리 잡은 땅은 북측 끝에서 남측 끝까지 25미터의 경사를 가지고 있었다. 바위 많은 이 땅을 처음 보았을 때, 건축가는 가족이 복잡한 도심을 떠나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는 토목공사를 진행했고, 진입도로에서 글램핑 영역이 보호되도록 건축물이 숲과의 경계 역할을 하게 했다. 경사를 따라 배치된 3개의 건물은 땅의 바위와 나무 자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혹은 바위와 나무를 바라보기 위해서 채광과 뷰를 고려하여 각도를 틀었다. 건물은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는데, 하부의 일부는 창고로 쓰기도 하고 지붕이 있는 테라스로 쓰이기도 한다. 건축물은 길의 경계와 경사를 따라 3개의 볼륨으로 나뉘고, 공공영역으로 쓰일 마지막 볼륨은 숲의 모습을 그대로 담을 수 있도록 거울유리를 사용해 외부의 목재와 함께 불규칙적으로 배열시켰다. 건물의 내부에는 그 터에 있었던 잣나무들을 그대로 다시 활용하여 내부 기둥으로 남겨두었다.


건물을 통한 주진입. 건축이 자연스러운 경계가 되고, 숲 속 글램핑과 어우러지는 장소이다.  /   카페로 들어가는 작은 대청과 같은 입구공간. 외부는 어두운 목재를 사용하였고, 입구는 화이트 톤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자연바위와 날렵한 글램핑(멤브레인)의 대비가 돋보인다.  /  바위꽃 글램핑의 외부데크. 숲으로 향한 데크의 상부는 비와 눈을 막아주고, 테이블을 놓아 야외활동이 가능하다. /  글램핑 내부에서 숲을 바라본 모습 
숲 속 글램핑들


KEY POINT ! 아키글램

글램핑은 자연환경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안락한 공간을 제공하여 사람들이 이를 편안하게 누리도록 해주는 텐트이다. 여가 생활과 캠핑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레저 문화에도 디자인과 기능, 무엇보다도 안전성이 모두 고려된 독특하고 서정적인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 이에 맞는 합리적인 환경이 뒷받침되는 건강한 환경을 고민하면서, 건축공방의 ‘아키글램’이 설계되었다.

가평의 글램핑 텐트는 두 종류로 만들어졌다. 새롭게 선보인 두 개의 글램핑은 대지의 바위꽃을 형상화한 바위꽃(Rock Flower) 타입과 심플한 선으로 구성된 다이나믹 삼각(Dynamic Triangle) 타입으로 탄생하였다. 이곳의 모든 글램핑은 숲의 방향으로 완벽하게 배치되어, 자연을 마주하고 있다. 글램핑 구조물 또한 자연 경사를 그대로 두고, 최소한의 기초를 이용해 경사에 따라 배치되었다.

글램핑 텐트의 재료는 안전성과 기능을 고려하여 UV차단, 방수, 난연이 되는 멤브레인 막을 이중으로 설계했고, 고온 다습한 4계절이 있는 한국의 기후에 견딜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정확한 외피형태를 만들기 위한 3D와 2D를 넘나드는 컷팅 설계 작업과 완벽한 방수가 되는 특수 접합 방법으로 제작했다. 최소한의 구조와 형태는 완벽한 기능을 구현함과 동시에 밤과 낮에 보이는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고려해, 밤에는 자연 속에 켜진 등과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글램핑 내부에서는 자연을 바로 앞에서 경험할 수 있다.
다이나믹 삼각 글램핑의 외부 카페 내부의 모습.
기존의 잣나무를 잘 보존해서, 내부에 기둥요소로 사용하고, 공간에 단차를 주어, 다채로운 공간감을 만들었다. 외부로 크게 오픈된 창으로 주위의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에서 숲과 글램핑이 보인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서울벽지 / 바닥재 : 동화 자연마루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조명 : 을지로 스페이스

조명 / 계단재 : 오크원목

데크재 : 방부목 36㎜


집은 목구조로 지어졌다. 각각의 떠 있는 건물은 거실과 방, 테라스를 가지고 있다. 숲과 바위를 바라보며 한 개 층 정도의 높이에서 안정적으로 숲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렇듯 많은 대화와 고민이 있었기에 주택과 카페 그리고 글램핑이 어우러진 숲 속 리조트가 완성될 수 있었다.


주거동의 아이방, 슬라이딩도어를 사용해 공간이 더 넓어 보이도록 하였다.  /  독립된 주방 공간과 거실

건축주가 전해온 편지

집을 짓고 깨달은 자연의 고마움

안녕하세요. 저는 제품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박근완입니다. 이곳 ‘가평바위숲 온더락’은 두 가족이 뜻을 모았습니다. ‘서울에서 전세자금으로 시골에 집을 짓고 살면 어떨까?’, ‘아이들도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면 정서적으로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지막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펜션을 계획하였고,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땅을 찾아다녔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에는 항상 가평 그리고 양평 일대 땅을 보고 다녔지만, 집과 펜션이 놓이게 되면 참 아름답겠다 싶은 땅은 쉽게 발견하지 못했고, 거의 1년을 땅을 찾고 다니다 현재 이곳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땅은 겨울에 봐야 한다는 말은 참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겨울 민낯으로 만나도 예쁘다면 꽃과 나뭇잎이 물든 계절은 더 예쁠 테니까요.

땅을 찾는 일과 동시에 펜션 디자인도 고민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건축가를 만나 집과 펜션 설계를 동시에 맡기게 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미팅을 하면서 더욱더 그분들이라면 저희가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어느새 그림이 완성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서로가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미팅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의 가장 큰 이슈는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장 토목공사는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저희 대지는 여느 땅처럼 평탄하게 생기지도 않았지만 저희는 그런 모습이 아닌 지형 그대로의 모습을 살린 대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최소한의 토목공사를 원했습니다. 많은 바위와 나무들은 공사를 힘들게 하였지만, 그 결과는 고진감래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집, 카페 그리고 객실의 위치는 모두 다르지만 모두 축령산의 웅장한 숲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형적으로 높낮이가 다른 것이 이 대지의 특징인데, 최소한의 토목공사는 이곳을 더욱더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연적인 것을 그냥 놔두고 공사를 한다는 것은 건축이 그만큼 어렵게 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상쾌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은 이곳에 온 이유를 더욱더 확실하게 해주는 고마운 자연의 선물입니다. 도시에서 많이 접할 수 없는 벌레나 송화 가루가 일을 만들기는 하지만 이 또한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것도 이해해야 합니다. 이곳의 불편함은 그저 ‘필요한 불편함’이라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이곳에서 뛰고 놀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것이고 숲의 유산을 지키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가족 모두 좋아하는 곳이 각기 다른 것도 그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서가 아닌가 합니다. 가끔 거실 식탁이 아닌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야외에서의 식사는 가족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고, 집에서 푸른 산을 보면서 티타임을 갖는 한적한 장소가 곳곳에 있는 것이 참 좋습니다. ‘공기 좋은 곳에 사니 좋겠다’라는 인사는 도시에 거주하는 분들께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숨 쉬는 공기는 몸과 마음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너무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자연의 선물인데, 이제는 특별한 것이 되었다는 게 아쉽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저희는 자연을 잘 보존해야 하는 의무감도 동시에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해 질 녁의 바위꽃 글램핑 데크
글램핑과 어우러진 대지의 전경


건축가  심희준, 박수정

건축공방 공동대표 심희준은 스위스 취리히 공대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하고, 독일 슈트트가르트 대학을 졸업하였다. 이후, 유럽의 건축설계사무실인 렌조피아노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앤 드뫼론 건축사무소, 라쉬 앤 브라다취 건축사무소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설계 스튜디오에 출강하였다. 박수정은 광운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에라스무스 교환학생으로 수학 후 독일 슈트트가르트 대학에서 학업을 마쳤다. 이후, 유럽의 건축설계사무실인 베니쉬 건축사무소, 메카누 건축사무소, 오이코스에서 실무를 익히고, 광운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설계 스튜디오에 출강하였다. 02-542-3947  |  www.archiworkshop.kr


취재_김연정   |  사진_임준영(건축가 제공)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7월호 / Vol.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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