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동의 없는 형제자매의 가족관계증명서 발급은 '위헌'

구교운 기자 2016. 6. 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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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오남용·개인정보유출 가능성"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 2016.6.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가족관계등록법상 각종 증명서를 본인 동의 없이 형제자매가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가족관계등록법 제14조 제1항 중 '형제자매'에 관한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가족관계등록법 제14조 제1항은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는 가족관계등록법상 증명서 발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의 목적은 본인이 스스로 증명서를 발급받기 어려운 경우 형제자매를 통해 증명서를 간편하게 발급받게 하고 친족, 상속 등 관련 자료를 모으려는 형제자매가 증명서를 편리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 중 '형제자매' 부분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족관계등록법상 증명서에는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등이 있다. 증명서에는 본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식별번호뿐만 아니라 이혼, 파양, 성전환 등 민감정보가 기재된다.

헌재는 이런 정보가 유출되거나 오남용될 경우 정보주체에 가해지는 타격이 크기 때문에 증명서를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가능한 한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부관계나 부모자녀 사이보다 형제자매가 본인 정보를 오남용하거나 유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형제자매 사이의 유대와 신뢰는 부부관계 또는 부모자녀 사이의 것보다 약할 수 있다"며 "상속문제 등 대립되는 이해관계에서 서로 반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관계법은 이 조항이 아니더라도 형제자매의 편익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철·이진성·조용호 재판관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박 재판관 등은 "형제자매가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고자 하는 경우 필요한 이유를 밝히도록 하는 등 무분별한 발급을 방지하고 있다"며 "부당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경우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형제자매는 Δ소송 등 절차에서 필요한 경우 Δ민법상 법정대리인인 경우 Δ채권채무 상속과 관련 상속인 범위 확인을 위한 경우 등 제한적 범위 내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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