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중도금 대출규제..수도권·강남 재건축 직격탄

수요자 심리·자금압박 등 겹쳐 지방 중대형 주택 시장도 충격 건설업계는 미분양 사태 우려 2금융·신용보증 등 방안 검토

■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집단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

브렉시트에 이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로 인해 최근 과열 조짐을 보였던 강남 재건축, 부산 지역 등 분양 인기 지역이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브렉시트 여파로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중도금 대출 규제가 유예 기간 없이 다음 달 1일 바로 실시되면 당장 주택 구매 수요자들이 심리적 불안감에다 자금압박까지 겪을 수밖에 때문이다. 강남 재건축 등 일부 지역의 청약 과열 조짐은 진정 효과가 기대되지만 자칫 급속한 시장 냉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청약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중도금 대출보증 제도 개선이 당장 미분양 속출 등 분양 시장에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출 규제 조건이 분양가가 9억원 이하이므로 이 금액을 초과하는 강남재건축뿐만 아니라 강북재개발 중대형, 송도, 위례 등 수도권 중대형, 지방 중대형(부산·창원) 주택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남권 재건축 고분양가 행진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기성 청약이 줄고 청약 경쟁률과 계약률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차별 청약이 사라지면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청약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돈 되는 곳만 몰리는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그나마 수도권·강남 재건축 시장 정도만 살아있는데 정부가 이 지역을 타깃으로 정밀타격하는 셈"이라며 "중도금 대출 규제가 유예기간 없이 내달 1일부터 바로 시행되고 브렉시트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과도하게 냉각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무주택자가 새집을 분양받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권 전매(즉시 거래)를 생각해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분양받는 가수요가 줄게 되므로 분양 시장이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규제로 자금력이 없는 수요자는 주택 구매가 힘들어진 만큼 청약할 때 입지, 상품성, 브랜드 등을 잘 따져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 청약 1순위 완화로 아파트를 몇 가구씩 분양받는 투자수요가 많았던 것을 감안해 미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제2금융권을 통해 자체적으로 중도금 대출을 제공하거나 개인 신용 보증 또는 건설사 연대보증을 통한 대출 상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자금력이 있는 경우 중도금 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그러나 제2금융권의 중도금 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제1금융권에 비해 대출 금리가 높아져 주택 수분양자의 부담이 커지는 문제점이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아닌 건설사 연대보증 시 1금융권 금리는 현행보다 0.5~0.7% 포인트, 2금융권은 1%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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