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전기 없이 여름 나기

엄은용 작가 2016. 6. 2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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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G]

무더운 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슬슬 에어컨 

사용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전기를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나라의 사람들은 어떻게 더위를 견뎌야 할까요? 이들이

여름을 보내는 특별한 방법, 뉴스G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리포트]


에어컨 하면 떠오르는 것.

시원한 바람, 보송보송한 공기, 

그리고 어마무시한 전기세!

그런데 전기를 연결하지 않고도 

공기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에어컨이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방글라데시.


여름 한낮이면 기온이 45도에 육박하는 방글라데시는

인구의 70%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철판’으로 만들어진 집에 살고 있는데요.

때문에 여름이면 마치 찜질방을 방불케 하죠.


그래서 아쉬스 폴(Ashis Paul)은 

이들을 위해 특별한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준비물은 버려진 페트병과 판자면 오케이.


먼저 창문 크기만한 판자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낸 후

페트병을 반으로 잘라 목 부분을 판자에 끼워줍니다. 

넓은 부분이 밖으로 향하도록 창문에 달아주면,

전기 없는 에어컨, ‘에코 쿨러(Eco Cooler)' 완성입니다.


페트병의 좁은 부분을 통과해 

집 안으로 들어온 공기가 다시 팽창하면서 

주변의 에너지를 빼앗아 온도를 낮추는 건데요.

이 간단한 장치 하나면 실내온도가 무려 5도나 낮아집니다.

아쉬스 폴은 기업과 연계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덕분에 이미 방글라데시의 2만 5천여 가구가 

이 에코 쿨러를 이용해 더위를 식히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에어컨만큼 필요한 것, 또 있습니다!

바로 더운 날씨에 음식을 상하지 않게 지켜주는 

냉장고인데요. 


나이지리아의 교사 

모하메드 바 아바(Mohammed Bah Abba)는

이웃이 더운 날씨에 

먹을 것을 저장하지 못해 애먹는 것을 보고 

‘항아리 냉장고, 팟 인 팟(Pot in pot)’을 개발했습니다. 

이 냉장고는 

기원전 2500년부터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저장용 항아리, 지르(zeer)를 본 딴 것인데요. 

큰 항아리 안에 작은 항아리를 넣고

그 틈에 흙을 채워 만듭니다. 


흙에 물을 부어 촉촉하게 하고 

젖은 천으로 덮개를 덮어주면 끝. 


이렇게 만들어진 항아리 냉장고의 온도는 

늘 13도에서 22도 정도를 유지합니다.

물이 증발하면서 

항아리 속의 열을 빼앗아 시원하게 만드는 거죠. 


이 항아리 냉장고를 이용하면

2~3일이면 상해버렸던 채소나 과일을 

20일 가까이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데요. 

덕분에 재배한 농작물을 

제값에 판매할 수 있어 소득도 늘고,

상하기 전 매일 시장에 나가야 했던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죠. 


모하메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이 항아리 냉장고를 개발해 

2010년도까지 10만여 가구에 보급했는데요. 

각국의 민간 구호단체도 이에 동참해

수단과 감비아 같은 개발도상국에 

이 항아리 냉장고를 계속 알리고 있습니다.


세상을 앞서나가는 첨단 기술만 훌륭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어쩌면 세상을 발전시키는 건

모두가 조금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작은 발견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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