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CEO 인터뷰] 이우현 OCI 사장 ① "'태양광의 쌀' 폴리실리콘, 매년 20% 이상 성장..만들기 무섭게 팔려 나가"

설성인 기자 2016. 6. 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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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사장은 “사장 되고 한번도 흑자를 못 내 주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올해는 반드시 실적을 내겠다"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최근 5년간 OCI 실적 추이./이진희 디자이너
지난 5년간 폴리실리콘 가격 추이./이진희 디자이너
이우현 사장은 “OCI가 현재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 점유율 18%를 확보하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는게 고민일 정도로 폴리실리콘 시장 성장세가 크다"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이우현 사장은 “올해 태양광 설치 규모가 60기가와트(GW)가 된다"며 “태양광 시장의 확대가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박상훈 기자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1997년 반도체용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준비했다가, IMF 외환위기로 포기했다. 그러다 2006년 태양광 산업용 폴리실리콘으로 방향을 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원재료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를 만드는데 쓰인다. 태양전지는 빛(태양)에서 얻어진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 발전을 할 수 있다. OCI는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18%(2015년 기준)의 점유율을 확보,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중국 GCL(24%)과 2위 독일 바커(23%)를 추격중이다.

OCI를 이끄는 이우현(49) 사장은 동양제철화학의 창업자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의 손자로 3세 경영인이다.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이다. 이 사장은 2013년 3월 OCI의 대표이사를 맡아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중국, 인도, 멕시코,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을 누비며 태양광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6월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OCI 본사 18층 회의실에서 이우현 사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한주 내내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면서 회의실에 걸려 있는 중국 지도를 가리켰다. “고객사가 부르면 어디든지 간다”는 그는 OCI의 사업이나 태양광 산업 전망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폴리실리콘 시장이 지난 3~4년간 공급과잉이었다면 지금은 생산이 판매를 못 쫓아가고 있다.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폴리실리콘 수량은 태양광 산업 성장에 따라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이다. OCI의 매출은 100% 해외에서 나오는데, 국내 기업과도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상승하고 있다. 올해 흑자전환을 약속했는데 달성 가능할까?

“사장이 되고 한번도 흑자를 못 냈으니(2013년부터 3년 연속 적자) 올해는 달성해야 한다. 배당도 못하고 주주들에게 송구스럽다. 올해는 실적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2005년 8월에 입사했는데, 가장 먼저 한 것이 폴리실리콘 투자 검토다. 당시 세계 태양광 시장 규모가 540메가와트(MW)였다. 그런데 작년에는 54기가와트(GW)다. 10년 만에 100배가 커졌다. 원자력 발전소 50기를 짓는 규모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이미 원자력발전의 2.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폴리실리콘이 지난 3~4년간 공급과잉 상황이었다면 앞으로는 수급이 타이트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생산이 판매를 못 쫓아갈 정도다. 과거처럼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아도 지금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거 같다. 폴리실리콘 수량은 1년에 20% 이상 늘어날거다.”

-현재 폴리실리콘 시장의 흐름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가?

“2011~2012년에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었다. 국내만 해도 KCC, 웅진, 한화, 한국폴리실리콘이 진출했다. 중국은 수십개 기업이 진출했는데, 지금은 90%가 문 닫고 공장 운영을 멈춘 상태다.

세계적으로 10개 회사만 공장을 돌리고 있고, 상위 3~4개 회사가 과점하는 상황이다. 한화는 폴리실리콘부터 태양광 모듈까지 수직계열화가 돼 있는데, OCI와 경쟁관계는 아니고 잠재 고객사다.

아직까지 거래 관계는 없지만 나중에 협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 OCI는 주로 중국 회사에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고 있는데, 한화큐셀의 경쟁사들이 고객이다.”

-한화 같은 국내 기업과 거래를 하면 좋지 않나?

“OCI의 폴리실리콘 매출의 100%가 해외에서 나온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고객사를 만나지 못 했다. 국내 기업들은 필요하면 사서 쓰지 ‘굳이 계약을 맺어야 하나’와 같은 인식이 있는 거 같다.

대만, 중국, 일본, 미국, 독일 등의 회사들과는 거래를 많이 한다. 본사가 있는 한국에서 거래가 없어서 아쉬운 점도 있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하면 공급과잉이 재현될 가능성은 없나?

“1년에 60기가와트(GW)면이면, 시장 규모가 90조다. 한국 회사들이 다 달려든다고 해도 만만한 사업이 아니다. 건설이나 중공업은 수요처가 제한적이고 한국, 중국, 일본의 회사들이 저가 수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시장이고 수요처가 많아 수주 역량이 더 중요하다. 태양광 발전소 사업의 경우 과거 실적을 많이 본다. 초기에는 발전소를 다 짓고 나서 팔았는데, 지금은 땅파고 석달 있다가 판다. 다 짓기도 전에 고객들이 사간다. 우리의 실력에 믿음이 높다는 의미다.”

-‘그리드 패리티’ 도달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만 해도 태양광 설치 규모가 60기가와트(GW)다. 원자력발전의 3배, 석탄발전의 1.5배다. 시장이 이만큼 커졌다는 자체가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는 증거다.

지금 태양광 산업의 문제는 기존 전력망에서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전체 발전량의 1~2% 수준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20% 이상이 태양광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날씨 때문에 10% 수준으로 떨어지면 전력계통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한국도 그렇고 해외에서도 태양광이 경쟁력이 있기에 기존 전력회사들이 위협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태양광 발전 가격 자체가 전력회사들이 제공하는 전기료보다 저렴하다. 태양광은 풍력과 달리 지붕이나 마당에 설치하면 바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어느 지역이 유망하다고 보나?

“2010년까지는 유럽이 태양광 산업을 먹여살렸다. 그러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나고 일본 태양광 시장이 커졌고, 오바마 정부 들어서 미국 시장도 커졌다. 지금은 중국이 최대 시장이다. 인도는 모디 정부 들어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인도가 내년에는 10기가와트(GW), 2018년에는 15GW 이상의 규모가 만들어지면 중국 다음의 시장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태양광이나 풍력 외에는 전기공급 문제를 해소할 방법이 없다.

OCI가 현재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 점유율 18%를 확보했는데, 수요를 따라가는게 고민이다. 향후 100GW까지 시장이 커진다면 1년에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가 50만톤 이상이다. 이 중 20%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10만톤의 생산능력이 필요한데, 지금보다 2배로 증설해야 한다. 폴리실리콘과 카본소재사업 만큼은 세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려고 한다.”

-지난해 구조조정하면서 OCI머티리얼즈 등을 매각했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

“솔직히 OCI머티리얼즈는 아까웠다. 앞으로 돈이 있어도 그런 가격에 못 살 회사다. 하지만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과 카본소재사업에서 최고의 회사가 되겠다고 하면 집중을 해야 한다. 회사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팔 수 있는 건 자산으로 만들었다.

선에디슨이라고 태양광 업계 1위 회사가 있다. 4년 만에 무려 8기가와트(GW)를 수주했다. 프로젝트에서 만나는데 싼 가격에 수주를 해서 자괴감도 느꼈다. 태양광 발전은 안전자산이다. 20~25년은 문제 없이 돌아가고 매년 꾸준한 수익을 내야 한다.

선에디슨이 망한건 아마도 저가 수주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인도 같은 나라는 채권에 투자를 하면 10%의 수익이 난다. 만약 인도에서 태양광 사업을 한다면 3~4%의 수익이 더 나야한다.

-올해 신규 투자사업은?

“흑자를 못 내면서 차입금이 늘었다. 신용등급도 A+에서 A0으로 떨어졌는데,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것도 성장 못지 않게 중요하다.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할려고 한다. 그래서 신규투자는 자제하고 있다.

잘 아는 사업인 폴리실리콘과 카본소재사업에만 집중 투자하고 있다. 1년 정도는 지금의 전략을 유지할 것이다.”

-중국에서 태양광 보조금 축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축소해도 수익이 난다. 태양광 발전은 일조량이 중요한데, 중국 동부는 일조량이 좋지 않다. 반면 중국 서부는 일조량은 좋은데 전기 수요가 없다. 전기를 가져와야 하는데 송전문제가 있으니 중국 정부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했다.

서울은 1년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일조시간이 1000시간이 좀 안된다. 국내에서 가장 여건이 좋은 해남 땅끝마을이 1100시간 정도다. 미국 텍사스의 경우 1900시간에 달한다. 인도도 1800~2000시간이 나온다. 요즘 뜨는 이란도 좋다.

중국에서 자동차는 몇년 안에 전기차로 갈 거 같은데, 환경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태양광 수요는 더 늘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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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실리콘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전지의 솔라 셀(solar cell) 기판을 만드는 원재료다. 규소에서 실리콘을 뽑아내는 공정을 통해 만드는 작은 실리콘 결정체로, 초창기에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 주로 쓰였지만, 지금은 태양 전지에 많이 쓰인다. 순도가 일레븐나인(99.999999999%)급 이상일 경우에는 반도체용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데 사용하며, 식스나인(99.9999%)급일 경우에는 태양전지용으로 솔라 셀(solar cell) 기판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어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와 기존 화석 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 최근 화석연료 고갈 문제와 대기오염 등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대량생산과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생겨야하는데, 부품개발과 기술개발 등을 통해 생산원가가 낮아져 기존 화석에너지의 생산원가에 이르는 변곡점을 말한다. 국제유가가 상승할수록, 신재생에너지 관련 부품의 가격이 하락할수록 그리드패리티에 가깝게 도달할 수 있다.

카본블랙 흑색의 탄소 분말을 말한다. 현재 소비량의 85% 정도는 고무용으로 사용되고, 11% 정도가 인쇄 잉크를 비롯해 여성 화장품인 마스카라 등 흑색안료로 사용된다. 흑연과 혼합해서 건전지에도 사옹되는데, 이는 전지블랙이라고 부른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Feed in Tariff)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의해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 가격이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기준 가격보다 낮은 경우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 에너지 신산업의 개발과 이용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법률에 의거해 2001년 10월부터 도입됐다. 그러나 2010년 3월 18일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규정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이 제도는 2011년 이후 폐지됐다.

세계 폴리실리콘 업체 순위와 점유율2015년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290,000만톤) 기준으로 1위는 중국의 GCL(70,000만톤, 24%),
2위는 독일의 바커(67,000만톤, 23%), 3위는 한국의 OCI(52,000만톤, 18%), 4위 미국의 햄록(32,500만톤, 11%), 5위는 일본의 도쿠야마(23,500만톤, 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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