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맛집, KEB하나은행 전산 통합 아쉬운 이유

2016. 6. 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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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 13일(19:07) '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금융부 기자) 2016년 6월13일은 KEB하나은행에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실질적인 통합을 축하하기 위한 기념식이 있었거든요.

지난해 9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이 단행됐지만 은행 업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산 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여·수신, 트레이딩, 외환 등 너무 방대한 데이터와 서로 다른 각 은행의 전산 시스템 탓에 한 번에 전산 통합까지 마무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옛 외환은행 고객은 외환은행 영업점에서, 옛 하나은행 고객은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금융 거래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죠. 하지만 이달 초 전산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앞으로는 영업점에 상관 없이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땐 제대로 된 통합은 이제야 이뤄진 것이죠.

KEB하나은행은 전산 통합 작업으로 인해 다른 은행들이 이미 출시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선보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전산 통합을 계기로 각종 기업금융 특화 상품과 개인 대상 온라인 상품을 내놓을 방침입니다. 전산 통합을 KEB하나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죠.

이래서인지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KEB하나은행 임직원들의 표정은 상기돼 보였습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수개월간 밤낮 없이 고생한 직원들 덕분이다. 한 명 한 명 손을 잡아주고 싶을 만큼 정말 고생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했을 땐 양 옆에 앉은 직원들끼리 손을 꼭 잡고 격려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표로 선발된 직원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앞으로 각오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쳤을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일어나 임직원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쏟아냈고요.

하지만 이런 KEB하나은행과 사뭇 다른 분위기도 포착됐답니다. 바로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서울스퀘어빌딩 인근의 상가들이죠. KEB하나은행이 지난 9개월 간 전산 통합을 하면서 투입한 인력은 약 1400명입니다. 이들 인력이 한 곳에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KEB하나은행은 서울역 앞에 있는 서울스퀘어빌딩 내 사무실을 빌려 정보기술(IT) 통합 본부를 마련했습니다.

갑자기 1400여명의 인력이 매일 밤을 새며 근무를 하는 바람에 주변 상가들이 때 아닌 호황을 누렸습니다. KEB하나은행 직원들이 점심 식사뿐만이 아니라, 밤샘 근무로 인한 아침 식사, 저녁 식사 그리고 야식에, 커피까지 모두 서울스퀘어빌딩 인근 식당에서 해결해야 했거든요. 발 빠른 일부 커피 전문점은 KEB하나은행 직원들에게 30% 할인 혜택을 주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9개월이라는 상대적으로 빠른 기간 안에 전산 통합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근 4개월간은 직원들이 매일 야근과 주말 근무를 계속했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IT 통합 본부 인근 연세세브란스빌딩 지하 병원에서 영양제 주사를 맞는 직원들도 많았답니다. 갑자기 증가한 내원 환자 수에 병원 직원들도 의아해했다는 후문입니다.

직원들의 땀방울로 마무리된 전산 통합인 만큼 더 다양해지고 수준 높아진 KEB하나은행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기대해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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