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출 수 없는 손맛
실력은 어느 정도는 연마해야 되는 것이 맞습니다만 진짜 실력 있는 사람들을 보면 자격증이나 학벌, 학교가 그다지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요리가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배우지 않아도 그냥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손맛’이 있습니다. 참 부러운 사람들이지요. 이런 분들은 많은 이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도 식당을 차려야 합니다. 암, 그렇고말고요.
▶삼거리의 정겨운 비스트로 용인 <양지고메>
양지고메가 한달 전 메뉴판을 리뉴얼하며 신고식을 마쳤다. 천천히 가도 제대로 가길 원하는 꼼꼼한 주인들의 성격을 닮아 메뉴 한 개 만드는데 몇 개월씩 실험을 거쳤다. 브런치, 파스타, 버거, 샌드위치, 피자까지 양식을 기반으로 했다. 소스, 피클까지 모두 고집스럽게 100% 홈메이드를 실천하는데,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 주중 런치스페셜은 1만3900원으로 파스타, 수프나 샐러드, 커피까지 3코스가 나온다. 2인은 2만2900원으로 더 할인된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브런치를 선택해 보았다. 풀잉글리쉬블랙퍼스트(1만2900원)는 정통 영국식 싱크료율 99%를 자랑한다. 베이크드 빈스의 맛을 아는 정통파라면 깜짝 놀랄 만한 맛이다. 반면 삼거리블랙퍼스트(1만2900원)는 저염베이컨에 프렌치토스트, 올리브 치아바타빵, 치즈오믈렛, 쫄깃한 독일식 소시지로 구성되어 있다. 내친김에 단호박 수프와 파스타(1만1900원), 찹스테이크샐러드(2만1900원)까지 맛을 보았다. 부부의 손맛과 센스 인정! 치즈케이크, 레몬타르트, 피칸타르트 등의 디저트에 최근엔 녹차아이스크림까지 시도했다. “삼거리의 비스트로가 되고 싶어요. 골목 안 따뜻한 동네식당,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햇살 받으며 책 읽으며 오래 머무르기도 하는 그런 공간. 조만간 런던프라이드나 기네스 같은 영국 맥주도 갖출 예정이예요. 이 기사가 나갈 즈음이면 준비되지 않을까 싶어요.” 느리게 진화하지만 믿음이 가는 식당, 양지고메가 그런 곳이었다.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용곡로 132 삼거리상회 영업시간 10:30~21:00/ 일요일 휴무 문의 031-337-2433
▶경북 봉화의 진짜 묵 맛 정릉 <봉화묵집>
위치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19길 46-2
영업시간 11:00~19:00/ 첫째·셋째주 월요일 휴무
문의 02-918-1688
▶베트남 엄마의 가정식단 동교동 <안ANH>
위치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62-13 지층
영업시간 12:00~22:00/ 화요일 휴무(15:00~17:00 브레이크타임)
문의 070-4205-6266
▶구수한 칡 내음 우이동 <백운면옥>
위치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 547 영업시간 10:30~21:10 문의 02-991-2992
글·사진 조은영 (여행작가/무브매거진 편집장)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31호 (16.06.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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