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공세' KBS 예능, 즐겨 보시나요?

2016. 5.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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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수상한 휴가’ ‘어서옵SHOW’ 등
새 프로 5개 편성에도 시청률 저조
“신선함 떨어져…트렌드 이끌어야”

언니들의 슬램덩크. 한국방송 제공

“네가 누굴 좋아할지 몰라서 종류별로 준비했어.” 4월22일 공개된 <한국방송2> 새 예능 <어서옵SHOW>의 예고 영상은 이 말로 시작했다. 이서진, 노홍철, 김종국 3명의 진행자를 소개하면서다. 올봄, <한국방송2>는 무려 5개의 예능을 잇달아 선보였다. 3월30일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를 시작으로 <언니들의 슬램덩크> <배틀 트립> <수상한 휴가> <어서옵SHOW> 순서다.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종류별로 준비했어”라는 식이다.

여행 예능부터 오랜만에 시도하는 여성 예능, 그리고 스타 재능기부 홈쇼핑 방송 <어서옵SHOW>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젊은 피디들이 주축이 된 공격적 편성”이라는 말로 이번 ‘물량공세’를 설명했다. 그동안 <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 등 장수 예능에 안주하던 모습에서 벗어난 것은 반갑다. 하지만 새 예능들에 대한 초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걸크러시’ 열풍을 부른 김숙과 라미란, 티파니, 제시 등이 출연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지난 20일 시청률 5.3%(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경쟁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문화방송)는 6%였다. 금요일 밤 11시대 ‘예능 정글’에서 그나마 선방했다. 하지만 금요일 밤 9시대에 <듀엣가요제>(문화방송)와 맞붙는 <어서옵SHOW>는 4.3%였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모두 3%대를 기록했다. 예능국 관계자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며 불안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시청률보다 더 큰 문제는 ‘화제성의 실종’이다. 김선영 방송평론가는 “물량공세 안에 진정으로 새롭다고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여행 예능 <수상한 휴가>와 <배틀 트립>이 대표적이다. <수상한 휴가>는 친한 연예인끼리 오지에서 현지 체험을 하고 우정을 나누는 콘셉트다. 티브이엔 <꽃보다 시리즈>와 교육방송 <세계테마기행>을 섞어놓은 듯하다. <배틀 트립>은 두 팀이 각기 다른 테마 여행을 떠나 승부를 겨루는데 이유가 불분명한 경쟁 구도 때문에 기존 여행 예능의 장점마저 가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편을 같은 시기에 편성한 것도 과하게 느껴진다.

<어서옵SHOW>는 온라인 생방송을 통한 판매 방식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문화방송)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비슷한 포맷을 어떻게 더 새롭게 발전시킬까 하는 기대감도 따랐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된 이후 그나마 화젯거리로도 떠오르지 못하는 분위기다. 진행자들도 잘 따라가지 못하는 복잡한 콘셉트, 생방송 전에 재능 검증을 하느라 너무 많은 힘을 빼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유사성’ 논란보다 ‘노잼’ 무관심이 <어서옵SHOW>가 당면한 문제로 보일 정도다.

대체로 좋은 평을 받는 <언니들의 슬램덩크>도 ‘놀이동산 가기’ 등 시청자들이 언뜻 공감하기 힘든 꿈을 내세우거나 코믹한 분장 등 기존 예능과 다를 바 없는 ‘망가지기식 웃음’을 선봬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선영 평론가는 “<복면가왕>과 <마리텔>처럼 단 1~2개라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놔야 대세에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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