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약] 환 모양의 한약소화제 다 같을까? '연라환' vs '소체환'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2016. 5. 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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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화제는 약국에서 많이 판매되는 품목이다. 베아제나 훼스탈 같은 소화효소제도 있지만 1회 분량으로 포장된 환 형태의 한약제제도 있다.

이런 한약제제들은 잘 맞춰 복용하면 효과가 매우 뛰어난데 모양이 비슷해 같은 약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오늘은 약국에서 소화제로 많이 판매되는 한약제제 ‘연라환’과 ‘소체환’에 대해 알아보자.

배현 약사

연라환은 청나라 의서 ‘잡병원류서촉’에 실려있는 처방이다. 원문을 보면 “식적(食積)은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은 것이다. 적이 생기면 가슴이 답답하고 불쾌해진다……(중략) 연라환을 사용한다”라고 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소적환, 백개환으로 실려 있으며 “식적과 궂은 피, 담음으로 비괴가 양 옆구리에 생겨서 아프고 배가 끓으며 명치 밑이 괴롭고 머리가 어지러운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식적은 곧 체한 것을 말하며 연라환은 체했을 때 쓰는 약이다.

연라환은 향부자, 청피, 오수유, 익지인, 황련, 치자, 개자, 봉출, 삼릉, 도인, 내복자, 신국, 산사육으로 구성돼 있다.

향부자와 청피는 기를 돌려주며 특히 간기(肝氣)가 정체된 풀어준다. 오수유와 익지인은 혈과 위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를 돕는다. 치자와 황련의 조합은 스트레스나 염증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켜 주며 개자는 담(痰)을 제거한다. 봉출, 삼릉, 도인은 구어혈제로 혈행을 개선시키고 내복자, 신국, 산사육은 소식약(消食藥)으로 소화를 돕는다.

따라서 연라환은 비위기능 개선, 위장 내 노폐물 제거, 염증 완화, 위장관혈액순환 개선, 소화효소의 공급과 분비를 촉진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소체환은 명나라 의서 ‘고감의감’에 실려 있는 처방으로 같은 내용이 동의보감, 방약합편에도 실려 있다.

내용을 보면 “밥이나 술, 물을 소화시키고 기를 잘 통하게 하며 트릿한 것과 창만(脹滿), 부종, 적취(積聚)와 복통(腹痛) 등을 치료한다. 이 약을 먹으면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병들이 없어지고 배가 약간 끓으면서도 설사는 나지 않고 효력이 매우 빨라진다”라고 했다. 즉 소체환은 음식으로 위장이 상한 경우에 쓰는 약이다.

소체환은 견우자, 오령지, 향부자로 구성돼 있다. 견우자는 사하제로 주기능은 물이 정체돼 있는 것을 끌어내려 대변과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물뿐 아니라 습열이 정체돼 있는 것도 대변을 통하게 해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 소체환은 환을 만든 뒤 생강 끓인 물로 복용하는데 이 때 견우자의 효과가 더욱 강해진다.

오령지는 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한다. 또 어혈을 풀고 지혈에 효능을 보이며 향부자는 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뭉친 것을 풀어준다.

따라서 소체환은 위장관내 수분정체나 장관운동이 잘 되지 않아 대변정체 등이 수반되거나 담즙분비 부족, 위장 내 염증 등의 증상이 있어 부종, 창만, 답답함, 통증 등이 수반되는 경우에 사용한다.

연라환과 소체환은 위장이 냉하거나 무력한 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또 연라환의 삼릉, 봉출 등은 난자의 착상이나 혈중 프레제스테론농도의 변화에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어 임신기간에는 사용에 매우 주의해야 하며 임부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체환도 준하제와 구어혈제의 조합이므로 임부에게 사용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연라환은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에, 소체환은 위장관염증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소화불량에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같은 모양의 한약제제라도 반드시 처방명을 확인해야하는 것은 적응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경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28t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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