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銀 위기에 뜨는 비트코인.."황금풍뎅이 사이 유행"

신기림 기자 2016. 5.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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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지폐 안정성 의문에 현대판 금지지자들 끌어 모아"
비트코인 © News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맨해튼의 금융중심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카니시카 수쿠마르(24)는 과거 부모 세대가 재산가치 보존을 위해 금을 샀다면 이제 더 나은 대안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다. 그는 "금융 위기에 비트코인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웠다"고 말했다. 수쿠마르는 자신의 재산 1/3를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종이화폐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들 사이에 디지털 화폐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비트코인이 황금풍뎅이(금본위 지지자) 사이에 유행"이라며 다음 금융위기에 예금을 보호하거나 지폐 안정성에 의문을 갖는 현대의 금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최근 3500명 비트코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 5명 중 한 명 꼴로 중앙은행 혹은 정부가 '내 돈의 지배한다'는 개념 때문에 비트코인을 보유한다고 답했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이유로 정부의 화폐 장악력을 뽑은 응답자는 투자 목적 다음으로 많았다.

비트코인은 7년전 도입된 이후 금과 유사하게 어필하고 있다. 중앙 권력 휘하에서 벗어난 돈을 보유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몇 차례 가격 급등락을 겪은 이후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재산 축적의 실행가능한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달 비트코인 가격은 28일 동안 금값을 밑돌아 역대 최장기간 동안 비트코인이 금보다 싸게 거래됐다. 팩트세트와 코인데스크의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대표적 안전자산 엔화 변동성에 비해 낮았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특히, 비트코인은 익명 거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전자 거래 '비트코인 지갑'은 지난해 1200만건이 넘어 전년보다 두 배이상 늘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으로 차익을 노리는 트레이더들도 많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비트코인 가격을 추적할 정도다. 파생상품거래소를 운영하는 'CME 그룹'도 이달 비트코인 현물가격 지수를 개발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월가의 대표적 비트코인 지지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 헤지펀드 매니저는 비트코인이 일부 금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상당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은 1온스 밖에 없다고 밝혔다.

무라크 아크데니즈(25) 코넬대 경영대학원 학생은 WSJ에 최근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높아져 거래를 줄였지만, 비트코인을 매수해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크데니즈는 비트코인의 확산에 대해 신세대 사이에 정부보다 기술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보유한 금을 매각하겠다고 결정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트코인을 보유한다. 특히,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며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낮추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웨드부시증권의 질 루리아 기술연구부문 대표는 비트코인이 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이들에게 "재산 축적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와 통화 시스템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이 금을 유일한 회피처로 삼았던 과거와 대비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모두가 비트코인을 장밋빛으로 전망하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이 전 세계의 규제에 직면했고 과거 수 차례 급등락을 겪었기 때문이다. 마약 매매와 같은 불법적 활동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각국의 법집행기관들은 지적한다.

비트코인 자체보다 비트코인이 구현한 '블록체인'의 미래가 더 밝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비트코인 창시자가 정체를 드러냈지만 이달 초 뉴욕에서 개최된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모든 화제는 블록체인에 집중됐다. 컴퓨터업체 'IBM'의 블록체인기술 부사장을 맡고 있는 제리 쿠오모는 "블록체인의 기회가 100%라면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기도 아직은 역부족이다. 비트코인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68억달러로 금 시장의 1500억~2400억달러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800억달러에 달한다.

머레이 스타흘 호라이즌키네틱스 수석투자책임자는 "금을 완전히 포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 암호화된 대체 통화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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