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빈·패션 프루트..사과산지 충주 열대과일 메카 변신


한라봉·천혜향 재배…감귤 자체 브랜드 '탄금향' 탄생
미래 전략작물 적극 발굴…"과수, 온난화 대비해야"
(충주=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귤화위지(橘化爲枳). 중국 회남의 귤을 회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뜻을 지닌 고사성어다. 환경에 따라 사물이나 사람의 성질이 변함을 일컫는 말이다.
제주도 특산품 감귤이 대표적 사과 산지인 충북 내륙 충주로 건너와 '탄금향'이 됐다.
충주에서는 2009년 농가 3곳에서 감귤 재배를 시작해 지금은 일곱 농가가 4.5㏊를 재배한다. 품종도 감평, 한라봉, 천혜향으로 다양하고, 충주 최고 명소인 탄금대 이름을 딴 '탄금향'이란 브랜드까지 얻었다.
탄금향은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충주의 대표적 대체 작물이다. 당도와 맛이 제주 감귤에 뒤지지 않고, 특히 향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유명 백화점에도 납품된다.
제주 감귤뿐이 아니다. 블랙초크베리, 얌빈, 패션 프루트……. 이름도 낯선 열대 과일이 '사과의 고장' 충주의 미래 전략 작물로 뜨고 있다.
지난해 충주에서는 아메리카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인 패션 프루트가 처음 재배됐다.
패션 프루트는 시계꽃과의 과일로, 100가지 향과 맛이 난다고 해서 백향과로 불린다. 비타민C가 석류보다 3배 이상 많고 당도도 높아 '여신의 과일'이란 애칭도 붙었다.
재배 농가 1곳, 재배 면적도 0.2㏊밖에 안 되지만 사과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재배 과수에 절대적으로 의지해 온 충주 원예농업 판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여러 종류의 열대 과일이 일선 농가에서 재배된다. 시험 연구 단계에 있는 작목도 적지 않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열대 작물 얌빈(히카마)은 2014년 충주시 농업기술센터가 시험 재배에 성공해 현재 농가에서 재배가 이뤄진다.
얌빈은 생육이 양호하고 병해충 저항력이 강하며 뿌리의 생장 상태도 좋아 충주 기후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뿌리 채소인 얌빈은 생식, 샐러드, 카레, 주스, 튀김, 깍두기 및 쇠고기국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인다. 당뇨, 고혈압에 효능이 있고, 비타민과 섬유소 등이 풍부해 설사·변비 예방과 피부미용,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으로 한껏 주가를 올린다.
검투사들이 강장제로 복용하고 클레오파트라도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진 무화과와 멜론도 충주에서 재배가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보급된 열대 작물도 재배 농가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2014년 8곳에 불과했던 블랙초크베리 재배 농가는 1년 만에 2배가 넘는 19곳으로, 재배 면적도 1.6㏊에서 4.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블루베리 재배 농가도 32곳에서 43곳으로 늘었다.
충주시가 국내 최고의 사과 산지란 자존심을 버리고 열대 과일에 눈을 돌리는 것은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 때문이다.
전체 농업에서 사과, 복숭아를 비롯한 과수 비중이 47%에 달하는 충주로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으로 한반도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바뀌는 걸 고려하면 충주의 주력 과일이 계속 지금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다.
농촌진흥청의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보면 사과는 재배 가능 지역이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는 지난 30년 동안 국토의 68.7%에서 재배가 가능했으나, 2020년대에는 재배 가능 지역이 36%, 2030년대 27.5%, 2040년대 15.3%, 2015년 10.5%로 좁아진다.
사과 재배지는 2060년대 6.3%, 2070년대 3%, 2080년대 1.7%, 2090년대 0.9%로 적어져 2100년께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예측됐다.
충주의 또다른 대표 작물인 복숭아도 재배 지역이 2050년대까지만 소폭 증가하다 이후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충주가 대체 작물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다.
열대 과일 재배는 이런 생존적 필요성 말고 또다른 배경이 있다.
직접 생산하면 외지에서 들여올 때에 비해 유통 단계와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다.
틈새시장을 누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충주 탄금향은 감귤 본고장 제주보다 7∼10일 이른 11월 하순 수확을 시작한다. 제주산 감귤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전에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충주시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먼 훗날 얘기 같지만 20여 년 뒤면 현실로 다가오기 때문에 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배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농가와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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