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용의 저울달기>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너의 정체는

2016. 5. 20. 07: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휴대용 산소캔

(서울=연합뉴스) 김성용 논설위원 =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닛산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세간의 공분을 불러왔다. 소비자 기만행위인 동시에 시대적 화두인 환경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배출가스 조작은 환경 파괴자인 미세먼지의 무차별 확산을 방조하는 반사회적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 결코 반갑진 않지만 일상 가까이에서 끼고 살아야 하는 신세가 불가피해졌다. 먼지가 지구 태동기부터 존재했던 것인지 육안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오래 인류와 함께 해온 것은 사실인 듯하다.

황사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흙먼지를 말한다. 자연 토양 성분이 주를 이루는 황사는 미세먼지와 다르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 연소, 공장·자동차 배출가스 등 인위적인 활동에 의해 발생하고 대기오염 물질 등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반도의 경우 매년 황사로 고통받는다. 황사는 주로 중국 북부나 몽골의 사막지대와 황토고원에서 나온다. 회오리바람에 휩쓸린 먼지가 먼 길을 이동해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때로는 강한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태평양, 북아메리카까지 간다.

황사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3천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1천150년이다. 중국의 고대국가 상나라(은나라) 마지막 왕인 제신(帝辛) 5년에 지금의 허난성 호(毫) 지역에 우토가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은 서기 807년 황우(黃雨)라는 기록이 최초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 황사에 관한 가장 오랜 기록은 삼국사기다. 서기 174년 신라에 흙비가 내렸다고 나온다.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황사 현상을 짐작케 하는 기록이 100여 건 등장한다. 1818년 천문기상학자인 성주덕이 지은 서운관지(書雲觀志)에는 토우 현상을 '모시 모경에 사방이 어둡고 혼몽하고 티끌이 내리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환경부가 지난달 발간한 '미세먼지, 바로알면 보인다' 제목의 책자에 따르면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로 정의돼 있다.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50㎛ 이하인 총먼지(TSP)와 입자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PM)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이 10㎛(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PM10이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50~70㎛)에 비하면 1/5~1/7 정도이고 PM2.5는 1/20~1/30 에 불과하다.

미세먼지는 일반 가정에서도 수시로 발생한다. 가스레인지, 전기그릴, 오븐 등으로 음식을 조리할 때 상당히 많이 나온다. 음식 표면에서 15~40nm(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초기 입자가 생성되고 재료 중 수분이나 기름 등과 결합하면 크기가 점점 커진다. 조리법에 따라 미세먼지 발생 정도에 차이가 있다. 기름을 사용하는 굽기나 튀김 요리는 재료를 삶는 요리보다 미세먼지가 더 나온다. 평소 미세먼지 농도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60배까지 발생한다. 생선을 구울 때는 실내의 미세먼지가 200㎍/㎥까지 치솟는다는 기록도 있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는 필터로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가 다량으로 나올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01~2006년에는 51~61㎍/㎥ 사이를 오르내렸다. 정부의 수도권 대기관리 정책 등이 본격 시행되면서 2007년부터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정체되는 양상이다.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 농도는 2014년 기준으로 경기도가 54㎍/㎥ 가장 높고 충북과 강원 등이 51~52㎍/㎥ 가량이며 가장 낮은 전남은 38㎍/㎥ 수준이다. 주요 선진국 도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14년 기준으로 황사를 포함한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미국 LA보다 1.5배,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보다는 2.1~2.3배가량 높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날씨와 함께 매일같이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전해지는 시대를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군(Group 1)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먼지 대부분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진다. 반면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코나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으로 파고든다. 입자가 작을수록 몸에는 더 해로울 수 있다.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 기도와 폐, 심혈관, 뇌 등에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WHO는 2014년 한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인간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로 규정했다. 1군 발암물질은 석면과 벤젠, 미세먼지이고 2군에는 가솔린과 코발트, 3군은 페놀과 톨루엔 등이 있다. 단계별 발암물질 면면을 보니 단순한 먼지로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칠 일이다.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마스크와 손 씻기가 주로 거론된다. 통상 일반인에게 보건용 마스크는 권장 사항이고 거리에서 '마스크 맨'을 흔히 볼 수 있다. 보건용 마스크는 호흡기에 들어오는 황사나 미세먼지를 걸러내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마스크를 사용하면 호흡 시 저항이 증가하고 흡입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오히려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마스크가 물에 젖으면 기능이 저하된다. 마스크를 세탁하면 내장된 미세먼지 차단 필터가 손상될 수 있다.

미세먼지 폐해를 줄이는데 다소나마 좋은 음식이 있을까. 전문가들의 조언에 근거하면 미세먼지나 황사가 많은 날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걸 막고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게 좋다. 다시마나 미역 같은 해조류와 섬유질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자주 먹으면 장운동이 촉진되면서 몸속의 중금속을 흡착해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sy@yna.co.kr

☞ 대대적 자랑 '경기판 구글어스'…6년만에 슬그머니 폐쇄
☞ 카카, 연봉 85억원…미국프로축구 최고 연봉선수 '우뚝'
☞ '지카 비상' 리우 올림픽 기간 콘돔 45만개 무료 배포
☞ 15세부터 아이 셋 낳아 살해하거나 버려…비정한 엄마 실형
☞ 美경찰, 뉴욕 한복판서 용의자 총격사살…시민들 '충격'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