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명 태운 카이로행 이집트 여객기, 지중해 상공에서 사라진 뒤 추락

[경향신문]

실시간 항공편 위치확인 서비스 ‘FlightRadar24’에서 확인한 MS804편의 마지막 위치.

66명을 태우고 프랑스 파리를 떠나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여객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교신이 끊긴 뒤 바다에 추락했다. 추락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18일 밤 11시9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을 출발한 이집트항공 MS804편 여객기는 19일 오전 2시45분쯤 레이더와 교신이 끊겼으며, 이집트 영공에 16㎞ 진입한 후 3만7000피트(11㎞)상공에서 사라졌다. 항공편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오전3시15분쯤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도착 30분을 앞두고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이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항공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여객기가 바다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지중해에 급히 수색팀과 구조대를 보내 항공기 잔해를 찾고 있다. 이집트항공은 항공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군 수색대가 이날 오전4시26분쯤 여객기의 비상장치로부터 발신된 조난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탑승자 66명 중 승객은 56명이고 승무원이 7명, 보안요원이 3명이다. 승객 중에는 어린이 3명이 포함돼 있고 이집트인 30명, 프랑스인 15명, 이라크인 2명, 영국·벨기에·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수단·캐나다·포르투갈·알제리·차드인이 1명씩 있다고 항공사는 밝혔다.

추락 경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항공당국으로부터 실종 전 비행기로부터 조난 신호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단순 사고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CNN은 “여객기가 지중해를 건널 때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항공당국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그리스 관제당국이 여객기와 연락이 끊겼다고 알려왔다. 여객기는 도움을 요청하거나 고도를 낮추겠다는 교신도 없이 그냥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집트 관영지 알아흐람은 항공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조종사는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10분 전까지 교신을 주고 받았으며, 조난 호출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이집트 시나이반도 상공에서는 러시아 민간 여객기가 이슬람국가(IS) 계열 조직이 장착한 폭탄이 터지면서 공중 폭발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숨졌다. 지난 3월에는 이집트 남성이 이집트 남성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해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항공 국내선 여객기를 공중 납치, 키프로스 공항에 강제 착륙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11월 IS에 의한 최악의 테러를 겪은 프랑스는 항공기 추락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이날 RTL라디오에 출연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집트가 요청한다면 바로 공동 수색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포함된 프랑스는 실종자의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샤를드골공항에 위기대응센터를 열었다.

이집트항공이 트위터에 자사 여객기 실종소식을 알렸다. 이집트항공트위터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