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스즈키 조작]⑱ 스즈키 "16개 차종 210만대 테스트 부정" 시인..현대차 훈풍불까?

이병희 기자 2016. 5.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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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오사무 회장과 스즈키 도시히로 사장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연비 테스트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블룸버그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에 있는 스즈키 도쿄지점./연합뉴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있다./연합뉴스 제공

미쓰비시자동차의 연비조작 파문으로 휘청이는 일본 자동차 업계가 18일 스즈키 자동차의 조작 파문까지 불거지면서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일본 자동차의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 순위 4위인 스즈키 자동차는 18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 “일본 시판 16개 차종에 대해 부적절한 방법으로 연비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시인했다.

스즈키 오사무 스즈키 자동차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에 정해진 측정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연비 테스트 조작에 해당하는 차량은 210만대에 달할 것으로 일본 언론은 추정했다.

“2010년 이후 생산 210만대 해당...해외 판매 차량은 문제 없어"

스즈키 회장은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연비 데이터를 측정했다”며 “테스트를 실외에서 하면 바람 저항 등 날씨 때문에 측정이 힘들었다”고 했다.

스즈키는 자사 홈페이지에도 자체 조사 결과 자료를 공개, "배출가스·연비 테스트를 국토교통성이 정한 규정과 일부 다르게 취급했다"고 말했다.

스즈키는 그러나 “2010년부터 일본에서 생산한 모든 차종 210만대에 대해 부적절한 연비 테스트를 했지만 해외 판매 차량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스즈키는 “연비 자체를 위조하는 불법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히라노 히데히로 스즈키 대변인은 "연비 효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결함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스즈키 자동차가 연비 테스트 과정에서 일본 규정과 다른 방법으로 연비를 측정해왔다”며 “스즈키 오사무 회장이 일본 국토교통성을 방문해 해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스즈키 자동차의 주가는 연비 조작 의혹 보도 이후 장중 한때 15%까지 폭락했다가 9.3% 하락으로 마감됐다.

일본 재계 잇딴 조작 파문에 충격...신뢰 하락 불가피

일본 자동차 업계와 재계는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8일은 마침 미쓰비시 자동차의 아이카와 데쓰로 사장, 나카오 류고 부사장이 연비 조작 파문에 대한 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날이다. 최근 다카타 에어백 불량 등 추문까지 터져 나오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 일본 경자동차 시장은 다이하쓰가 이끌고 스즈키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다이하쓰가 작년 60만8772대를 팔아 1위를 차지했고, 스즈키는 55만9704대를 팔아 2위에 올랐다.

스즈키의 일본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2.6%다. 도요타(41.8%), 혼다(14.4%), 닛산(13.7%)에 이어 네번째다.

스즈키의 연비 측정 방법이 규정과 달리 이뤄졌다는 사실은 미쓰비시차의 연비 조작 사태 이후 국토교통성이 일본 자동차업체들에 연비 측정방법 관련 자료들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스즈키 회장은 잘못된 연비 데이터 측정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방식이 달랐을 뿐 연비 표시에는 문제가 없다. 국토교통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연비 조작은 부인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스즈키 자동차 관계자의 말을 인용, “연비 재측정 결과 수치가 오차 범위 안에 있어 문제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즈키, 인도 시장서 현대차 압도...현대차 추격 고삐죌듯

스즈키의 연비 조작 사건으로 현대자동차에게 훈풍이 불지 관심이다. 스즈키 자동차는 특히 인도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를 압도하는 강력한 경쟁 기업이다.

스즈키는 작년 인도 시장에서 128만9128대(점유율 46.7%)를 팔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47만6001대(점유율 17.3%)를 판매한 2위 현대차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스즈키는 인도 시장 판매에 힘입어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4년 보다 매출이 5.5% 늘어난 3조1806억엔, 영업이익도 8.9% 늘어난 1953억엔이었다. 순이익도 20.4% 증가한 1166억엔에 달했다.

하지만 현대차 판매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스즈키가 연비 부정측정 논란으로 역풍을 맞을 경우 입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는 작년 11월까지 인도에서 내수 누적판매량 400만대를 돌파했다.

1996년 5월 현지법인을 설립한지 20년 만이다. 1998년 8500여대에서 출발, 2002년 10만대, 2007년 200만대(누적 판매량)를 돌파했다. 2014년에는 41만1000여대를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시장에서 그랜드 i10, 신형 i20 등 현지 맞춤형 차종을 출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즈키 파문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모르지만 스즈키가 잘못 대처할 경우 적지 않은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미쓰비시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연비 조작 파문이 커지면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위원은 “연비 조작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현재 기술력으로 환경과 연비를 동시에 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자동차 기업의 경쟁은 더 심화되고 수익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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