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으로 맞닿은 서천~군산 시간여행

2016. 5. 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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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행주간을 맞아 충남 서천군의 고대문화와 군산시의 근대문화를 동시에 돌아보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지인들과 팀을 꾸렸습니다. 서천의 자랑 한산소곡주의 이름을 붙인 일명 ‘한산소곡주팀’ 4명(홍성표, 김형진, 윤학열, 김정희 기자)이 5월 6일~7일 1박2일에 걸쳐 서천~군산으로의 시간여행을 떠났습니다.

1일차에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합류한 우리는 금강하굿둑 건너 서천군 한산면에 도착, 1,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땅의 처음 술’ 한산소곡주 체험관부터 들렀습니다. 무형문화재 우희열 명인의 계승자 나장연 한산소곡주 대표가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우희열 명인의 계승자 나장연 한산소곡주 대표

 
한산소곡주는 일명 ‘앉은뱅이술’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우리밀 누룩으로 약 100일간 정성으로 빚어 100% 우리 농산물로만 빚는 전통주로서 한·중 정상 만찬에도 사용되는 자랑스런 우리 술이고, 2015년부터 해마다 가을에는 한산소곡주축제가 개최한다고 합니다.

한산소곡주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물이어서 예로부터 한산면 지역에서 나오는 물로 빚어야 제 맛을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산소곡주의 재료들. 순수 우리 농산물로만 만들어진다.

 
한산소곡주 체험관 앞 지역식당 산성회관에서 로컬푸드로 만든 영양돌솥밥으로 점심을 먹은 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된 ‘한산모시 짜기’를 견학하러 갔습니다.

한산모시는 천연 모시풀에서 수공으로 뽑은 친환경 실로 만든 옷감으로 친환경 소재로서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품격 있는 고급소재로 모시 1필을 짜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일간을 꼬박 수작업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한산모시의 아름다움

 
예로부터 한산면 지역에서는 한산모시를 얼마나 잘 짜느냐가 며느리를 고르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지요. 집 나간 며느리가 가을전어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속설은 한 여름에 모시짜기가 얼마나 고됐으면 그 여름을 피해 집을 나간 며느리가 가을에 다시 돌아오는지 짐작이 갑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유망축제 ‘한산모시문화제’는 오는 6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열린다고 하니 만약 여행주간을 놓치셨다면 이 기간 서천을 한번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한산면까지 왔는데 지척의 신성리 갈대밭을 건너뛰고 갈 수는 없죠.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 따라 푸르게 커가는 갈대밭에서 시원한 금강바람을 쐬고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500년 묵은 동백나무가 수십그루 서식하는 마량리 동백숲으로 달려갑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500년 묵은 동백나무

 
동백꽃은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을 다 이기고 크다가 봄이 왔음을 잠시 알리고 꽃이 미처 시들기도 전에 ‘똑’하고 떨어져 오히려 땅에 떨어진 동백꽃들이 처연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이라는군요. 막상 봄이 오자 그만 긴장이 풀려서일까요? 우리 인생도 험한 고비 넘어가서 살만하면 하늘나라로 가는 경우처럼 말입니다.

이곳저곳 돌아보느라 배가 출출한 김에 가까운 마량포구의 자연산 광어와 도미를 맛봤습니다. 마량포구의 옛 지명 마량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전래지인데 최근 공원단장을 마치고 오는 5월 14일부터 29일까지 약 2주간 자연산 광어·미축제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여행주간에 농어촌 여행을 못하신 분들은 서천군으로 가시면 맛있는 어촌체험하실 수 있겠습니다.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의 영정을 모신 문헌서원

 
2일차에는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의 영정을 모신 문헌서원을 돌아보리고 했습니다. 목은 이색은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호를 지어준 한산 이씨가문에서 배출한 걸출한 유학자이고 토정비결을 지은 토정 이지함도 한산 이씨의 후예입니다.

여행 첫 날 본
한산소곡주, 한산모시 둘 다 한산 이씨 가문이 있었기에 그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1,500년을 이어 오늘날까지 전해내려올 수 있었죠.

기벌포해전전망대로 향하는 해변
기벌포해전전망대

  
우리나라 최초의 제철소였던 장항제련소가 보이는 기벌포해전전망대를 찾아가 봅니다. 송림숲 위로 만들어진 ‘장항스카이워크’를 따라 걸으며 서해안 넘어 먼 바다에 서려있는 백제와 나·당 연합군이 치열하게 싸운 기벌포해전을 생각하고 근대에 와서는 일제가 한반도의 식량공출 전진기지로 세운 장항역과 장항제련소의 뼈 아픈 역사를 되새겨 봅니다. 장항 제련소 주변은 토양 중금속 오염으로 그 상처의 치유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금강을 경계로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로 나뉘어져 근대역사에 이르러서는 금강문화권이라서 함께 겪은 수탈의 역사가 군산시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일본식 양식으로 지은 동국사 목조 사찰이나 군산세관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군산세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이 된 초원사진관

  
근대 역사에서 산업 발전의 혜택을 입은 군산시는 발전한 반면, 변변한 공업단지조차 유치하지 못해 이제는 가장 풍부한 생태자원을 보유한 지역이 된 서천군의 역사는 아이러니컬하게 연결되기도 합니다.

젊은 세대들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촬영지인 초원사진관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하네요. 사람 구경을 하고 싶으시면 군산시를 중심으로 돌아보시고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지시길 원하시는 분은 서천군을 중심으로 방문하시면 좋을 듯도 합니다.

 

    

정책기자단|홍성표see3332@naver.com
평범한 난을 꽃 피우기 위한 정성과 노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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