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서민용 주거시설'이라더니..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화 대책으로 행복주택과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공급 확대 계획을 밝혔지만 뉴스테이의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싸 무늬만 ‘서민용 주거시설’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경기도와 수원·위례·동탄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공급을 1만가구 늘리고, 뉴스테이 부지를 2만가구 추가 확보하는 등의 방법으로 내년까지 약 5만가구의 임대주택을 확대 공급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준공업지역인 서울 금천구 독산동 4만5000㎡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김포시 고촌읍 31만2000㎡, 남양주시 진건읍 90만6000㎡ 등을 2차 공급촉진지구 후보지로 정했다.
하지만 수원과 위례·동탄신도시에 공급된 모든 뉴스테이의 보증금이 주변 시세보다 최고 50% 이상 비싸 정부의 주거안정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화건설이 공급한 수원 권선지구 내 ‘꿈에그린’ 전용면적 84㎡의 경우 보증금 9790만원에 월세 58만3000원으로 입주계약을 받고 있다. 이는 인근 같은 평형인 대우 푸르지오의 보증금 6000만원 월세 65만원, 영조‘아름다운나날’의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에 비해 보증금이 50% 이상 비싸다.
대우건설 뉴스테이 동탄 푸르지오 84㎡ 역시 2억원의 보증금에 월세 32만7000원으로 주변보다 20% 정도 비싸다. 대림산업이 올해 초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뉴스테이 테라스 위례 보증전용 84㎡은 보증금 4억5000만원에 월세 40만원으로, 4억원대의 주변 아파트 전세 시세보다 5000만원이나 비싸다.
이들 지역 내 뉴스테이 건설 관계자들은 “주변 5㎞ 내 아파트 시세를 파악한 뒤 임대료를 결정하는데, 새 아파트인 만큼 주변 시세보다 더 낮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가 건설사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뉴스테이 임대료 책정 규정 및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제도를 성급히 추진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세입자 부담 경감과 서민 주거 안정화 정책의 취지에 맞게 정부가 합리적 임대료 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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