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주거안정 대책 공급보다 관리가 우선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 김우성>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이런 말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치솟는 주거비용, 가계부채, 이게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이런 말씀 많이 들어보셨죠? 정부가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 방안을 내놨습니다. 말 그대로 주거안정대책을 내놨는데요. 전문가들은 이게 알맹이는 빠진 것 아닌가? 이런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이 내용 짚어보고요. 대안도 알아보겠습니다.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조명래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이하 조명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어제 정부가 발표한 골자가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확대를 해서 해결하겠다, 이게 눈에 띄는데요. 교수님은 어떤 내용을 주로 보셨습니까?
◆ 조명래> 뭐 많은 내용을 제시했는데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보면 크게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임대주택 공급을 여러 분야에서 강구하고 있는 방안을 다 합쳐서 한 5만 가구 정도 추가 공급하겠다, 이런 내용으로 축약이 되는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놓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새로운 것이 별로 없고요. 공급의 양을 조금 더 늘리는 것하고, 공급 방법을 추가하는, 그 정도가 주로 눈에 띄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우성> 네, 당장 집이 많아진다, 공급이 확대된다고 하는 것, 뭐 그렇게 반대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에도 사실 계속 공급확대를 통해서 주거안정정책을 펼쳐왔는데, 늘 효과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현장에 있었거든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조명래> 사실 국토부가 과거 고도성장기 때도 공급정책을 담당해왔고요. 지금 주거복지가 필요한 이 시대에도 임대주택에 관한 정책을 펴면서 과거 공급적 관점의 정책이었던 기법과 방법을 여전히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임대주택의 문제를 공급만 하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이런 관점이 상당히 두드러지게 이번에 나타난 것 같고요. 사실 그렇게 공급을 강조하는 것은 수요자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정부가 정한 정책목표 달성과 관련해서 수량적으로 성과를 두드러지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이 공급정책이기 때문에, 이런 쪽으로 정책이 경도되어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문제는 그렇게 공급을 많이 강조하면서도 공급량이 얼마 안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 세입자가 850만 가구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그 정도의 세입자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5만 가구의 추가공급을 하더라도 주거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요.
◇ 김우성> 네, OECD 기준으로 봐도 임대주택이 조금 낫다고 하더라고요?
◆ 조명래> 네, 무엇보다도 이게 수요자가 누군가? 어떤 계층의 사람이 어디서 어떤 유형의 주택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이런 수요자 관점이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 김우성> 수요자 관점이 없다, 그래서 사실 공급이 아니라 관리 위주로 가야 한다, 양이 아니라 질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정부에서도 했는데, 결국은 항상 공급 확대로만 나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과거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 주택도 서둘러 발표하고 이야기는 했는데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런 비판들이 지금도 제기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조명래> 사실 행복주택은 지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을 승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초에는 행복주택은 유수지라든가 도시의 한계지역에다가 택지를 조성해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이게 너무 힘들다보니까 일반적인 임대주택으로 바뀌면서 지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식이 되어 버렸는데요. 사실 행복주택은 이 정부의 핵심공약 과제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아무래도 정권적 차원에서 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무리수가 따르는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금자리주택과 상당히 비슷하고, 특히 기업형 임대주택 같은 경우에도 지금 정부에서 상당히 역점을 두어서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은 8년 뒤에 가면 대게 분양되어 나가는 주택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이 행복주택이나 기업형 임대주택은 여러 정책적 지원이 따라가지 않는다면 정책이 중단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을 이미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이게 일관성 있게 이어질 거냐? 이런 위험요소가 있다고 설명해주셨는데요. 정부가 사실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 이렇게 드라이브를 걸어서 2월, 5월, 수도권과 지방에 펼쳐지고 있고, 그럴 예정인데요. 이번에 LTV, DTI 완화를 연장했더라고요. 이게 모순적이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조명래> LTV, DTI는 이미 2014년에 완화를 시작해가지고, 올해 3차년도 완화를 할 예정인데요. 사실 올 초부터 가계부채가 많이 늘기 때문에 여신심사를 강화해서 대출을 어느 정도 관리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에 이미 가계부채가 5조가 늘 정도로 관리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계대출금이 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오히려 규제를 강화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LTV, DTI 규제 완화를 다시 연장한다는 것은 사실 정부 정책기조와도 맞지 않고요. 그 다음에 현재 이미 연장을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 연장이 되어도 사실 시장을 활성화하는 거래 활성화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단지 그냥 막연한 이중규제라든가, 경착륙을 막는다거나, 이런 업계의 요구를 반영해서 완화를 연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우성> 네, 근본적 정책기조가 아니라 언 발에 오줌 누기, 이런 식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번 대책을 또 보면, 청년층, 노년층 등 일부 계층에 편중되어 있어서, 정작 제일 큰 문제인 전월세난, 여기에 대한 대책은 빠져있다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명래> 그렇습니다. 청년 주택문제라든가 노년층의 주택문제가 사실 심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계층을 대상으로 해서 정책을 내놓는 것은 좋습니다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850만에 해당하는 세입자 가구가 있고요. 이들 대부분이 여러 가지 주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내놔야 할 정책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보편적 주거복지, 중장기적인 임대주택 공급 정책이라든가, 그 다음에 안정화를 위한 가격 정책이라든가, 이런 바탕이 되는 정책들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정책이 없다는 것이 상당히 아쉽고요. 특히 말씀하신대로 현재 시장에서 당장 겪고 있는 문제는 전세가 안정과 전셋집의 부족인데요. 여기에 대한 대책이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전월세난이 외면당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국회에서는 전월세 전환율을 내리겠다, 이런 안건이 임시국회에 상정되었거든요. 이것도 사실 생색내기 용이다, 이런 비판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명래> 전월세 전환율은 계약기간 동안은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 신규계약에는 적용이 안 됩니다. 그리고 이 규정을 어겼다고 하더라도 강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냥 가이드라인으로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뛰고 있는 월세라든가 전세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책의 수단으로서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 김우성> 네, 이런 상황인데, 앞서도 살짝 말씀해주셨지만 바탕이 될 만한 근본 대책들이 없다는 문제점 지적해주셨거든요. 한 번만 더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 조명래> 우리나라는 지금 임대주택이 상당히 적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도 보면 사실 5년, 10년 임대를 하다가 다시 분양하는 주택이 중심인데요. 전체 가구의 20%가 공공임대주택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물량이 중장기적으로 확보되어야 하고요. 그만큼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급 방법이라든가 관리 제도가 따라가야 하는데, 지금 그런 인프라가 우리나라에서는 부족합니다. 그 다음에 임대주택의 공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세라든가, 등록이라든가, 가격, 이런 등등에서도 안정적으로 세입자의 주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들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 제도들이 지금 전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중장기적인 틀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올바른 대책이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앞서도 이야기 나왔지만, 역시 관리에 포커스를 맞춰서, 양보다는 질, 실질적인 수요에 대한 해결책, 이런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조명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조명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였습니다.
▶ [영상] 거리 한복판에서 노부부 마구 때려 '실신'
▶ [영상] CCTV 속 이창명 차량, 보행자 있는데도 '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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