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인 인정병원 원장 "자궁 내 용종 생겨 유산 권유받은 산모도 우리 병원서 치료받고 애 건강히 낳았죠"

이지현 2016. 4.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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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전성시대 (14) "고 정주영 회장이 국가-회사가치 부딪힐 땐 국가 편 든 것처럼 산모와 병원의 가치 충돌 땐 산모 편에 서려는 철학 지켜" 서울에 네 곳뿐인 산부인과 전문병원 중 하나 산모위주 맞춤프로그램 '유명'

[ 이지현 기자 ]

1991년 3월 김병인 인정병원 원장(사진)은 서울 응암동에 김병인 산부인과를 열었다. 165㎡ 크기 동네의원에 병실 다섯 개를 겨우 꾸렸다. 숙식을 위한 당직실은 신생아를 돌보는 공간으로 내줘야 했다. 김 원장은 작은 동네의원이지만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당직실도 없는 병원에서 휴일 없이 지냈다.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던 일요일, 하혈 증상이 있는 초기 임신부가 병원을 찾아왔다. 경기 고양시 원당, 서울 수색 등에서 병원을 찾았지만 근무하는 의사가 없어 치료받지 못한 환자였다. 일요일에도 산부인과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을 보고 이 산모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먼 길을 오가며 김 원장을 주치의로 삼았다.

그렇게 환자가 하나둘 늘었다. 개원 초기 15건을 넘기 힘들던 분만 건수는 9개월이 되자 30건을 훌쩍 넘었다. 1992년 10월 위층 헬스클럽 자리를 터 병실을 13개로 늘렸다. 병실을 늘린 날 모든 병실이 가득 찰 정도로 산모가 몰렸다.

1997년 2월 건너편 건물에 60병상 규모 병원을 지었다. 2005년 1월에는 병원 공간을 두 배로 늘렸다. 동네의원 문을 연 지 15년 만에 건평 4959㎡, 의사 16명이 근무하는 산부인과 병원이 됐다. 지금까지 이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만 3만명이 넘는다.

인정병원은 서울에 네 곳뿐인 산부인과 전문병원 중 하나다. 이 병원은 제왕절개를 적게 하는 병원이다. 저출산 시대에 외면받고 있는 분만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이기도 하다.

산모가 오면 병원에서 제작한 분만 다이어리를 준다. 분만할 때 함께하고 싶은 사람, 원하는 분만 프로그램 등을 미리 선택해 대비할 수 있다. 산모를 위해 미술 심리치료를 하고 현악 3중주를 들려주는 음악 태교도 한다.

김 원장은 “국가와 회사의 가치가 부딪히는 일이 생기면 국가 편을 들었다는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처럼 산모와 병원의 가치가 부딪힐 땐 산모 편에 서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 덕에 아이를 잃을 뻔한 산모들이 이 병원에서 무사히 출산했다. 자궁 내 용종 때문에, 심한 냉증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유산을 권유받은 산모들이 병원에 와 치료받고 아이를 낳았다. 김 원장은 “아이를 지켜주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신뢰와 원칙을 지키다보니 상도 많이 받았다. 세금을 잘 낸다고 1997년 경제부총리상, 2008년 국무총리상, 올해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1년 임신부의 날에는 산모에게 양질의 의료환경을 제공한다는 공로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은평구 장학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탈북여성 무료 진료 등 각종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다. 인자하게 베푼다는 병원 이름 그대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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