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주 데리고 놀아 주듯 전래놀이 가르쳐줍니다"

글·사진 강현석 기자 2016. 4. 7. 23: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광주 효령노인복지타운에 아이들 체험마을 인기
ㆍ노인 200여명 강사로 참여…놀이, 숲·도예체험 등 교육

노인 복지시설인 광주 효령노인복지타운이 어린이들의 체험학습 장소로 인기다. 하루 평균 1000여명의 노인들이 이곳을 찾지만 너른 잔디 마당과 꽃을 키우는 비닐하우스, 산책로는 아이들 차지다.

6일 오전 10시30분쯤 노란색 어린이집 버스가 광주 북구 효령노인복지타운에 들어섰다. 기다리고 있던 이희숙 할머니(69)는 “마중을 가야겠다”며 잰걸음을 했다. 낯선 곳을 찾은 20여명의 아이들은 6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어서 오라”며 손을 잡아주자 금세 얼굴이 밝아졌다.

지난 6일 오전 광주 북구 효령노인복지타운을 찾은 아이들이 체험학습 강사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전래놀이인 ‘투호’를 하고 있다.

아이들을 잔디 마당으로 이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전래놀이’ 전문가들이다. 3개월의 교육을 받은 뒤 ‘전래놀이 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200여개가 넘는 전래놀이 중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투호와 비석치기, 여우야 여우야, 달팽이 놀이, 굴렁쇠 굴리기 중에서 그날 찾아오는 아이들 취향에 맞춰 놀이를 준비해 함께 놀아준다.

이날은 4살 아이들을 위해 ‘투호’와 ‘여우야 여우야’를 준비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정판계 할아버지(74)는 “손주들을 데리고 논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면서 “하루를 다치지 않고 즐겁게 놀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임무”라고 했다. 건물 뒤편 비닐하우스에서는 또 다른 어린이집 아이들이 제라늄 화분을 만들고 있었다. 12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아이들이 꽃을 화분에 잘 옮겨 심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체험학습을 온 양금례 효천어린이집 원장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이곳처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곳은 없다”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와만 살고 있어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교육이 된다”고 말했다.

효령노인복지타운은 200여명의 노인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오손도손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전래놀이와 화분 만들기, 도예체험 등을 경험 많은 노인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 지난해에만 3000여명의 아이들이 다녀갔다. 노인들은 한 달에 20여만원 정도를 강사비 등으로 받고 있다. 문혜옥 효령노인복지타운 본부장은 “어르신들이 체험학습 강사로 나서면서 노인 일자리 활성화도 되고 세대 간 소통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