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스 마을 시작은 행동주의 심리학
1967년 ‘트윈 오크스’가 건설된 데에는 두 인물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트윈 오크스’가 지향하는 이상사회를 묘사한 소설 ‘월덴 투’(1948년)를 쓴 행동주의 심리학자 스키너와 이를 실천에 옮긴 캐슬린 킨케이드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인 스키너는 ‘월덴 투’에서 “인간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움직이며‘행동공학’조작으로 구성원 모두 보람 있게 사는 낙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감명 받은 킨케이드는 스키너에게 ‘그런 마을을 소개해달라’고 편지를 보냈다. 스키너의 응답이 없자, 동료 6명과 함께 이상사회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독지가로부터 13만 달러 가량을 빌려 워싱턴 인근에서 땅값이 가장 싼 루이자 외곽 담배농장 123 에이커를 평당 1,000달러에 구매했다.
킨케이드는 불굴의 의지와 열정으로 스키너 이론을 공동체에 적용시키려고 노력, ‘트윈 오크스’의 성공적인 초기 정착에 기여했다. 그러나 엄격한 규율 대신 자유 분방을 중시하는 다수 구성원들과의 마찰로 1990년대 마을을 떠나야 했다. 현재 ‘트윈 오크스’도 ‘월덴 투’실험에서 출발했지만, 더 이상 그 원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창립자와 공동체의 관계는 악연으로 끝나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킨케이드가 중병에 걸리자, 공동체는 그를 모셔와 2008년 사망할 때까지 돌봤다. 킨케이드는 사망 직전 딸에게 “여기 사람들은 정말 나를 사랑한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킨케이드 실험 이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는 무소유ㆍ친환경ㆍ무계급 등의 원리를 구현하려는 2,000여개의 공동체가 건설됐다. 이들은 ‘계획 공동체 연합’(www.ic.org)이라는 단체도 만들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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