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판다가 2m 앞에서 재주 부리네"..에버랜드 판다월드 가보니

류정민 기자 2016. 4. 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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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아이바오', 수컷 '러바오' 순조롭게 적응..이달 21일 오픈
5일 찾은 에버랜드 판다월드 사육장. 수컷 러바오(乐宝)가 실내 사육장에 심은 느티나무 위에 올라 나뭇가지를 흔들고 있다. 사진 우측 녹색 상의가 강철원 사육사다. © News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러바오(乐宝), 러바오!" 강철원(47) 에버랜드 판다 사육사가 이름을 부르자 러바오가 나무에 오르기 시작한다.

지난 5일 찾은 경기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 수컷 판다 러바오는 98kg의 육중한 몸이지만 금새 실내 사육장 느티나무 꼭대기 부근까지 올라 나뭇가지를 흔든다. 아래에서 내려다보던 러바오가 금세 코앞 2m 남짓한 거리로 가까워졌다.

"러바오, 이제 그만!" 행여 나뭇가지가 부러져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육사의 만류와 관람객들의 탄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지를 흔드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에 곧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판다가 코앞에', 입체적인 관람구조 도입

에버랜드가 이달 21일 중국에서 들여온 판다 한 쌍을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판다월드의 주인공은 수컷 러바오와 암컷 아이바오(爱宝)다. 이들 판다 한 쌍은 지난달 3일 중국 쓰촨성 두장옌 판다기지에서 약 2400km를 날아와 약 50일간의 적응기를 거쳤다.

에버랜드의 중국어 표현인 애보낙원(爱宝乐园)을 인용한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각각 '사랑스런 보물' '기쁨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이다. 양국 SNS 회원들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으로 판다가 사랑 받고 많은 기쁨을 주는 보물과 같은 존재가 되길 기원하는 한중 양국 국민들의 바람을 담고 있다.

판다월드는 에버랜드 동물원 초입에 위치해 있다. 7000㎡(2100평) 부지에 연면적 3300㎡(1000평)의 2층 구조로 조성됐다. 1994년에 들여왔던 판다 밍밍과 리리가 있었던 곳과 같은 장소다. 판다월드로 진입하는 대기동선과 프리쇼 체험공간을 지나 실내 방사장에서 대나무를 뜯고 있는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눈에 들어온다. 방사장 입구에서 바라봤을 때 좌측은 러바오, 우측은 아이바오의 방사장이다.

올해 3살인 아이바오와 4살인 러바오는 개별 사육장에서 생활한다. 수컷 러바오가 장난끼 많고 활달한 성격이라면 암컷 아이바오는 온순한 성격이다. 이날 아이바오는 얼음바위에 한참 동안 엎드려 있기도 했다.

강철원 사육사는 "판다는 기본적으로 개별 생활을 하는 동물"이라며 "두 판다가 1년 중 함께 지내는 시간은 1년 중 불과 2~3일에 불과한 짝짓기 기간이며 이것도 성적으로 성숙한 뒤인 2~3년 후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내 방사장은 관람객들이 위에서 판다를 내려다보는 입체적인 관람 구조로 지어졌다. 호랑이나 북극곰 사육장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사육장을 평면적으로 보는데 그치는 것과 달리 판다월드에서는 구르고, 대나무를 먹고, 나무에 오르는 판다를 다각도에서 볼 수 있다.

설계는 에버랜드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동물원들을 디자인한 독일의 댄 펄만(Dan Pearlman)사가 맡았다.

에버랜드 암컷 판다 아이바오(爱宝). 아이바오는 '사랑스런 보물'이라는 뜻이다. 에버랜드 판다 커플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21일 일반 관람객에 공개된다. © News1

◇단계적 적응 과정, 경남 하동 대나무 하루 15kg씩 먹어

판다들의 적응 과정은 동물사 생활, 실내외 방사장 활동, 관람객과의 교감 등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실내 취침 공간에는 가로 2m, 세로 2m, 높이 0.4m 크기로 중국에서 생활하던 평상 모양 침대를 같은 형태로 마련해 심리적 안정을 제공했다. 관람객과의 교감은 이번 달 8일부터 시범운영기간 동안 SNS 회원 등 사전 체험 고객들이 참여해 서서히 시간을 늘려 가며 적응할 수 있도록 진행된다.

주식인 경남 하동산 대나무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 몸무게는 입국 당시보다 각각 4kg와 3kg 늘어난 90kg, 98kg으로 증가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에버랜드는 현재는 마리당 하루 15∼20kg의 국산 대나무와 함께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 쌀, 옥수수, 콩, 칼슘, 달걀 등으로 만든 '빵(窝头 [wōtóu] 워터우)'과 사과, 당근을 간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루 10여 차례 변을 보는 아이바오, 러바오는 중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양의 변을 예쁜 모양으로 보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강 사육사는 "1998년까지 머물렀던 밍밍과 리리에게는 죽을 만들어줬었는데 중국 현지에 가보니 이제는 빵을 만들어서 주고 있어 직접 배워왔다"며 "판다가 잘 먹어주니 고맙다"며 웃었다.

경남 하동산 대나무를 먹고 있는 에버랜드 수컷 판다 러바오© News1

◇중화권 관광객 50% 이상 기대, 9월부터 체험 프로그램 운영 에버랜드는 판다월드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 3대 보호 동물인 판다, 레서판다, 황금원숭이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레서판다는 최근 일본의 제휴 동물원으로부터 1마리를 도입해 적응과정에 있으며, 추가 도입을 위해 중국 동물원 측과 협의 중이다. 에버랜드는 판다로 인한 경제 유발 효과가 입장객 기준으로 연간 30만명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에버랜드 연간 방문객은 850만명 수준이며 그중 중국인 관광객은 연 30만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판다 도입으로 인해 중화권 관광객 또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에버랜드는 예상하고 있다.

판다월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시간당 약 1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랜드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선착순 무료 체험이 가능하며 초기 많은 고객들이 방문할 것을 감안해 현장 예약제도 병행해 진행한다.

운영 시간 중 주식인 대나무는 매일 6차례 제공되며, 사육사들의 판다 설명회는 판다월드 현장에서 하루 3회 진행된다. 그랜드 오픈 당일(21일) 운영 시간과 기타 이용관련 상세 내용은 에버랜드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버랜드는 오는 9월부터 판다관련 다양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은 "첨단 IT를 접목해 판다월드를 세계적 판다의 명소로 조성했다"면서 "에버랜드를 찾는 많은 분들에게 판다월드가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장 40주년을 맞은 에버랜드를 동물, 식물 등 자연 콘텐츠와 어트렉션이 어우러진 기존 강점에 첨단 정보기술(IT)과 문화를 접목해 더욱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곳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버랜드 판다월드 실내 사육장. 에버랜드는 물웅덩이를 조성하고 대나무, 느티나무 등을 심는 등 중국 쓰촨성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내 사육장 온도는 섭씨 25도로 유지된다.. © News1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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