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PICK ME'와 '24시간'의 이상한 중독

아이즈 ize 글 서성덕(음악평론가) | 사진 Mnet 2016. 4.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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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서성덕(음악평론가) | 사진 Mnet

Mnet [프로듀스 101]에서 공개한, DJ KOO 프로듀싱의 ‘PICK ME’와 ‘24시간’은 새로운 ‘링딩동’과 ‘암욜맨’이 될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두 곡에 대한 반응은 대개 “욕하면서 듣게 된다”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정도로 요약되고, 그 정도면 차세대 ‘수능금지곡’의 후보 자격으로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 두 곡이 기존의 ‘중독성’ 노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퀄리티에 있어 음원이 공개된 이후 일관되는 의구심이다. ‘링딩동’과 ‘U R Man’의 경우 일정한 훅 또는 가사와 안무 등으로 그 중독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PICK ME’와 ‘24시간’은 여전히 이상한 존재다.

‘PICK ME’는 최소한 [프로듀스 101]이라는 기획을 바탕으로 쇼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담아내고자 한다. “우리는 꿈을 꾸는 소녀들”과 “핑미” 무한반복 사이에 의미 없는 가사가 한참 있지만 의도는 전달한다. 적절하게 고양되는 멜로디 라인도 어울린다. 그 덕분에 TV로 볼 때는 심각하게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음원으로 만나는 ‘PICK ME’는 혹시 의도한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조악하다. 합창이라는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소녀들을 소개한다는 명분도 있고, 안 그래도 시끄러운 분량 논란을 노래에서 각오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최소한의 파트 구분도 없이 교가 제창하듯 성의 없이 만들어진 보컬 트랙이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EDM만이 아닌 모든 대중음악에서 녹음 환경이나 사운드 수준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요즘 시대에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라 그 이하의 효과음을 배경에 깔고 있다면 더더욱. 한 마디로 그 만듦새에 있어서 ‘프로듀스’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 Mnet의 대형 프로젝트를 상징하는 노래라는 것을 감안하면 평가의 높고 낮음의 문제를 떠나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궁금하다.


‘24시간’은 노래로서의 매끈함에 있어 상식적인 평가를 받는다. 적어도 상업적 음악으로서 최소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PICK ME’와 함께 생각해보면 한국 대중문화에서 EDM이 어떤 것인지 드러내는 사례로 삼을만하다. ‘PICK ME’만 놓고 본다면 일회성 캠페인 송에 EDM이라는 껍데기를 씌운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새누리당의 총선 로고송 선택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24시간’까지 이르면 시대착오적인 곡 만들기와 어설픈 ‘EDM’의 결합이 대중적 관심을 받는 특정 채널과 쇼 프로그램을 통하여 얼마나 널리 퍼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미 박명수가 ‘까까까’로 증명한 것처럼 대중적으로 EDM은 특정한 장르가 아니라 고정된 어떤 문법이 되었다. 소리와 속도를 쌓아나가는 빌드업을 거쳐 폭발하고, 다 같이 방방 뛰는 그 무엇. 진영은 “온다”고 했고, DJ KOO는 “가자”고 외쳤던 그것. 그 자체는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 빌드업이 “24시 24시 24 24” 수준의 보컬 트랙 반복으로 구축되고, 그 구조를 노래 안에서 직선적으로 2번 반복하며 2번의 댄스 브레이크를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말이다.

‘24시간’은 여기에 이른바 ‘뽕짝’ 멜로디를 올린다. 서양 DJ가 켈틱 포크로 히트곡을 만든다면, 우리는 ‘뽕짝’을 올리겠다는 아이디어일까? 당연히 실수는 아닐 것이다. [프로듀스 101] 9회 녹음실 장면에서 DJ KOO가 황인선의 (본인 스스로, 그리고 제작진이 ‘올드’하다고 강조한) 보컬을 듣고 칭찬한, “이 노래로 자기 옷을 입었다”는 표현은 이 노래가 의식적인 의도의 결과임을 밝혀준다. 문제는 그 ‘뽕짝’조차 이 노래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SBS [X맨]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른 출연자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테크토닉 추던 시절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차라리 ‘24시간’ 무대에서 채연이 깜짝 등장했다면 한 시대에 대한 존경이라는 의미에서 꽤 놀라웠을 것이다.

이것은 대중의 취향에 영합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어렵다. 대중이 생각하는 EDM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인지, 쉬운 음악이 나쁜지 묻는 것은 더 멀다. 대중이 듣기에 ‘쉽다’는 말이 ‘만들기 쉬운’ 음악을 뜻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 가장 나쁜 건 이 노래의 책임이 DJ KOO와 맥시마이트에게 있는지 아니면 [프로듀스 101]에 있는지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사람이 자신의 트렌디함을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DJ KOO는 최근 희미해지던 셀럽 출신 DJ 1세대로서의 위치를 다지고, 맥시마이트는 클럽계를 넘어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으며, [프로듀스 101]은 K팝이 EDM으로 외연을 넓히는 시기에 가장 널리 알려진 노래의 주인이 되었다. 그중 누구도 대중의 취향을 적중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지도 못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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