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녹차..수요 감소로 생산량 사상 최저

2016. 3. 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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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전국 생산량 8만t 밑돌아..타개책 막막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녹차 생산량의 40% 정도를 차지,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녹차 생산량 1위를 달리는 시즈오카현에 있는 녹차밭 모습.
(보성=연합뉴스 자료사진) 조보희 기자 = 드넓게 펼쳐진 전남 보성 녹차밭에서 2015년 5월 11일 주민들이 녹차잎을 수확하고 있다. 2015.5.11 jobo@yna.co.kr

50년 만에 전국 생산량 8만t 밑돌아…타개책 막막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던 일본 녹차가 위기에 빠졌다. 국내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수출을 포함한 새로운 수요 창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의 녹차 산지인 시즈오카현 내의 2015년산 녹차 잎 생산량은 전년대비 4% 줄어든 3만 1천800t으로 사상 최소치를 갈아치운 사실이 농림수산성 통계로 드러났다.

일본 국내에서 소비되는 녹차 수요의 감소로 가격이 좋지 않고, 낮은 가격이 생산량 감소를 초래하는 '악순환'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일본 녹차는 전국규모 생산량 추산에서도 5% 줄어든 7만 9천500t에 머물러, 1965년 이래 50년 만에 8만t 선이 무너졌다.

농림수산성이 통계를 집계하는 녹차 잎은 상품으로 만들기 전의 말린 잎이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시즈오카현산 녹차 잎의 내역은 이른 봄에 수확하는 새순 녹차가 1만 2천600t, 두 번째 수확하는 잎인 2엽차가 8천220t, 3엽차 896t, 4엽차 215t,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수확한 엽차가 9천830t이다.

단가가 가장 높은 새순녹차는 생산량이 1% 늘어났지만, 그다음 양이 많은 2엽차가 17% 줄어든 것이 전체 생산량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시즈오카현은 물론이거니와 가고시마, 미에, 교토 등 주요 12개 부·현(府·縣)의 생산량도 7만 6천400t으로 전년보다 5% 줄어들었다.

시즈오카현 다음의 주요 녹차 생산지인 가고시마현은 8% 줄어든 2만 2천700t, 미야자키현은 6% 감소한 3천620t, 후쿠오카현은 11% 줄어든 1천940t으로 규슈의 주산지 현에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 두드러졌다.

농림수산성은 "규슈 지방의 경우에는 생육 기간에 날씨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녹차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수위를 달리고 있는 시즈오카현 녹차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러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은 막막한 상황이라고 한다.

시즈오카현 등은 소비 침체를 타개하고자 최근 수도인 도쿄 이외의 주요 도시에서 녹차제품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단가가 높은 고급차의 생산활동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신년도 예산안에는 차관련 사업 예산으로 3억엔(약 32억원)을 배정, 새로운 수요의 발굴이나 판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주력인 새순차나 2엽차의 단가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발효하면 수출 확대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녹차업계는 "수출이 늘어나도 차 생산을 담당할 인력이 없어지면 이익은 고사하고 본전도 날릴 판"이라면서 녹차 생산을 담당할 인재 육성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시즈오카 시내에서 열린 시즈오카현 농협 차생산업자 집회에 내빈으로 참석한 가와카쓰 헤이타 시즈오카현 지사는 유럽 수출의 장벽이 되고 있는 사용 농약의 재검토에 의욕을 내비쳤다.

그런데 시즈오카현 차업회의소의 신무라 준이치 회장(전 가케가와시장)은 인사말에서 "수출은 확실히 늘고 있지만 (전체 판매량 가운데) 비중이 작다. 현립대에 차학부를 개설하는 등 연구뿐 아니라 취직까지 생각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녹차산업 관계자들은 행정 당국이 스포츠나 지역외교 등 새로운 정책 과제에 집중하면서 차산업 진흥에 기울이는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점을 우려한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시즈오카현 내에서는 대규모 영농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농지의 집적이나 공동관리 등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녹차를 포함한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과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농림수산성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시즈오카현 내 녹차 생산농가당 차밭 면적은 생산량 2위인 가고시마현의 3분의 1 수준도 안되는 1.3㏊(약 1만 2천870㎡)이다. 인력부족을 대신할 녹차 잎 채취 기계의 도입률은 가고시마현의 48%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도 커피 등에 밀려 녹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녹차 농사를 포기한 농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고 있지 않아 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상황이다. 농가들은 다양한 녹차 제품을 개발하고, 수출로 활로를 찾기 위한 땀을 흘리고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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