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노원병의 고민.."안철수를 어찌할꼬"

김동현2 2016. 2. 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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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공천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격전지나 관심지역을 찾아 현장 분위기와 각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 상황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초박빙 선거 예고…시큰둥한 노원병 민심 향배는?

【서울=뉴시스】배현진 기자 = 서울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볕이라고는 들지 않는 탓에 하루 종일 날씨는 우중충했다.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2일. 서울 노원구에서 만난 주민들의 정치 민심도 찌푸린 날씨 만큼이나 냉랭했다.

상계동에서 45년을 살았다는 김재호(70)씨는 "투표 하면 뭐해. 다 철새아냐, 철새. 임채정이고 홍정욱이고 뭐고 다 몇 년하다가 가드만"이라고 노원병을 거쳐간 여야 역대 의원들을 비판했다.

◇ "야권찢어 놓은 안철수 맘에 안들어" vs "그래도 대선주자인데 떨어뜨려서야"

상계2동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부 이혜숙(39)씨 역시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없어요 없어"라며 바삐 유모차를 끌었다.

이씨는 "이준석은 말만 앞서는 것 같아서 싫어요. 주변 엄마들도 누리과정 파행난 거 때문에 새누리당 지지 안 해요. 그렇다고 안철수를 뽑기에는 임팩트 있게 뭔가 한 거 같지도 않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지난 재보궐 선거때는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당고개역에서 만난 이학용(78)씨도 "저번에는 안철수 찍었는데 이번에는 좀 두고봐야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서울 노원병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재선에 도전하는 지역구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보궐에서 당선된 안 대표는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의당의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노원병 출마를 접고 비례대표로 돌린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안 의원은 "비례대표 출마는 없다"며 노원병 출마 입장을 재확인했다.

재보선에서 안 대표는 60%의 압도적 득표로 당선됐지만, 노원병에서 만난 주민들은 "지역 공헌도가 낮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인사들도 더러 있었다.

상계동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모(70)씨는 "안철수는 자기 정치만 했지 상계동 도와준 게 없다"며 "이번에는 안 찍겠다고 하는 여론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강병국(67)씨는 "야권 찢어놓는 꼴이 마음에 안 든다"며 "이번에는 이준석을 찍을 생각"이라고 새누리당 지지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는 이처럼 야권 분열을 주도했다는 비판론과, 지역보다는 중앙정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 때문에 파생되는 곱지 않은 밑바닥 정서 등 이중고를 뚫어내는 게 이번 선거의 과제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야권의 중요 대권주자라는 측면에서 지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계동에서 만난 야권지지 성향의 김모(42)씨는 "그래도 안철수인데, 이런 사람을 떨어뜨려서야 되겠나"라며 "한국정치의 균형과 발전을 위해서도 안철수는 키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는 안 대표를 대신해 최근에는 그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지역 민심 파고들기에 나서고 있다.

김 교수는 22일 당고개역사 안에서 시민들에게 부럼을 나눠주는 행사에 동참하며 안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교수는 그러나 언론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안 대표측은 지역구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매달 정책간담회는 물론 상계 2동 인생이모작센터, 청소년리더십센터, 노원체육센터 설립 추진, 방음벽과 관련된 동부간선도로 민원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독대를 통해 해결하는 는 등 꾸준히 지역 현안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與 이준석 "지역일꾼 뽑는 선거", 더민주 이동학 "안철수와 후보단일화 여부는 중앙당 몫"

안 대표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여권 후보로는 대표적 '박근혜 키즈'로 통하는 이준석 예비후보가 있다.

상계 중앙시장에서 기자와 만난 이 후보는 연신 주민들이 따라주는 술을 받아마시며 "원래 여기 사람"이라며 노원 토박이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 후보는 "지역 유권자들께서 저를 앞으로 10년간 키워서 상계동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신다는 말씀을 많이 듣고 있다"며 "지금 우리 노원병은 '정권심판'이라는 거대 구호보다 이 동네를 위한 정치를 누가 잘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역발전론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여권의 대표적 '키즈 정치인'으로 통하며 안 대표 못지않은 대중적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야권 분열로 이번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노원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권모(58)씨는 "새누리당을 찍을 것"이라면서도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권씨는 "정치 신인이 안철수라는 차기 대권주자를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며 "막상 총선이 가까워지면 격차는 벌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새누리당에 이준석 예비후보가 있다면 야권의 키즈 정치인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예비후보가 있다.

하지만 이동학 예비후보는 안철수, 이준석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게 약점이다. 이같은 약점은 최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를 나타내고 있다.

당고개역에서 유권자들에게 깍듯이 허리 굽혀 인사하던 이 후보의 명함에는 노점상 운영, 공사장 일용직 경력이 쓰여있었다.

이 후보는 "사실상 평범함을 소외시켜 놓고 소수 엘리트끼리 정치를 하고 있잖아요. 평범한 사람들이 힘 합쳐서 지역정치를 이뤄내자는 거죠"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후보단일화 여부에 대해 "돌아다니다보면 야권 분열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많이 접하게 된다"면서도 "당에서 (후보단일화를) 결정할 일이지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선거란 건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그래도 이기기 위한 후보 단일화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2월5일 YTN이 보도한 엠브레인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의당 안철수 33% 새누리당 이준석 29%, 더민주 이동학 13%로 집계됐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주요 후보자 프로필 및 지역공약

안철수 의원= ▲1962년 부산 ▲부산고, 서울대 의대, 서울대 의과대학원 ▲제19대 국회의원 ▲국민의당 공동대표이며 재선시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 사업 지속 추진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준석 예비후보= ▲1985년 서울 ▲서울과학고, 하버드대 경제학 검퓨터과학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이며 ▲주공아파트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이동학 예비후보= ▲1982년 강원 화천 ▲대전공고, 경기대 법대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부위원장이며 ▲청년·노인·저소득층 월세 부담 감소가 주 공약이다.

bh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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