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가족사
기획 · 김명희 기자 | 글 · 두경아 자유기고가 | 사진 · 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6. 2. 17. 10:27
서울시향 사태로 주목받은
[우먼동아일보]
박현정 전 대표의 막말 및 성추행 의혹으로 시작된 서울시향 사태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 전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아내 구순열 씨가 허위 사실 유포로 입건된 것. 정명훈 전 감독이 서울시향을 사퇴하고 아내가 있는 파리로 떠난 가운데 그의 가족사가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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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서울시향!"
지난해 12월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 〈2015 정명훈의 합창, 또 하나의 환희〉가 끝난 뒤 정명훈(63) 전 예술감독이 남긴 말이다. 그는 이 무대를 끝으로, 2006년부터 이끌어온 서울시향을 떠났다.
정명훈 전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향을 아시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켰다. 정 전 감독 취임 전 38.9%에 그쳤던 유료 티켓 판매율은 취임 후 90%로 치솟았다. 그러나 영웅의 뒷모습은 씁쓸했다.
그는 서울시향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 공연과 관련 없는 항공권 대금을 서울시향에 청구하거나 가족이 매니저용 항공권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이 의혹들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의 막말, 성희롱, 성추행 의혹으로 제기된 서울시향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2014년 12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호소문을 통해 박현정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일상적인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을 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정 감독 역시 박 전 대표의 인권 유린을 지적했으며, 박 전 대표는 그런 정 전 감독의 서울시향 사조직화를 비판했다.
이 사태는 박 전 대표가 서울시향을 떠나면서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1년 만인 지난해 12월 반전을 맞았다. 단원들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박 전 대표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데 이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남자 단원이 도리어 박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것. 게다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명훈 전 감독의 아내 구순열(67) 씨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조사 결과 구순열 씨는 단원들이 호소문을 발표하기 전, 정 감독의 비서이자 서울시향 직원인 백모 씨에게 "시나리오를 잘 짜서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현정 전 대표를 겨냥한 사무국 직원들의 투서 발송, 기사화, 성추행 고소를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자신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모두 지우라’는 취지의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전 감독의 법률 대리인은 "정 감독의 부인이 박 전 대표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직원들의 사정을 알게 되자 심각한 인권 문제로 판단, 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도록 도와준 것"이라며 박 전 대표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구씨에 대한 구속력이 없다. 구씨는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파리에 머무르고 있다. 경찰은 구씨에 대해 범죄 혐의자에게 적용되는'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린 상태다.
지난해 12월 3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 〈2015 정명훈의 합창, 또 하나의 환희〉가 끝난 뒤 정명훈(63) 전 예술감독이 남긴 말이다. 그는 이 무대를 끝으로, 2006년부터 이끌어온 서울시향을 떠났다.
정명훈 전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향을 아시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켰다. 정 전 감독 취임 전 38.9%에 그쳤던 유료 티켓 판매율은 취임 후 90%로 치솟았다. 그러나 영웅의 뒷모습은 씁쓸했다.
그는 서울시향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 공연과 관련 없는 항공권 대금을 서울시향에 청구하거나 가족이 매니저용 항공권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이 의혹들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의 막말, 성희롱, 성추행 의혹으로 제기된 서울시향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2014년 12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호소문을 통해 박현정 전 대표가 직원들에게 일상적인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을 했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정 감독 역시 박 전 대표의 인권 유린을 지적했으며, 박 전 대표는 그런 정 전 감독의 서울시향 사조직화를 비판했다.
이 사태는 박 전 대표가 서울시향을 떠나면서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1년 만인 지난해 12월 반전을 맞았다. 단원들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박 전 대표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데 이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남자 단원이 도리어 박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것. 게다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명훈 전 감독의 아내 구순열(67) 씨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조사 결과 구순열 씨는 단원들이 호소문을 발표하기 전, 정 감독의 비서이자 서울시향 직원인 백모 씨에게 "시나리오를 잘 짜서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현정 전 대표를 겨냥한 사무국 직원들의 투서 발송, 기사화, 성추행 고소를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자신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모두 지우라’는 취지의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전 감독의 법률 대리인은 "정 감독의 부인이 박 전 대표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직원들의 사정을 알게 되자 심각한 인권 문제로 판단, 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도록 도와준 것"이라며 박 전 대표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구씨에 대한 구속력이 없다. 구씨는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파리에 머무르고 있다. 경찰은 구씨에 대해 범죄 혐의자에게 적용되는'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린 상태다.
네 살 연상 사돈 누나와의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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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의혹에도 불구하고 정명훈 전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던 서울시향 이사회는, 구씨에 관한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약을 보류했다. 이에 정 전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히고, 지난해 12월 31일 아내가 있는 파리로 떠났다.
사건의 초점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튀면서, 언론의 관심도 정 전 감독의 아내 구순열 씨에게 쏠렸다. 구씨는 정 전 감독의 누나인 첼리스트 정명화의 남편 구삼열 씨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두 집안이 겹사돈을 맺은 것. 구삼열 씨는 유엔(UN) 특별기획본부 본부장, 아리랑TV 사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인물이다.
정 전 감독은 19세 때부터 네 살 연상의'사돈 누나’를 좋아했고, 식구들의 눈을 피해 오랫동안 비밀 연애를 했다고 알려진다.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2위를 차지하며 받은 상금으로 구씨와 카리브해 비밀 여행을 감행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겨울이라 여행을 다녀온 후 혹시나 가족들에게 의심을 받을 것을 우려해 여행 내내 햇빛을 피해 다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두 사람의 결혼은 쉽지 않았다. 결국 부모에게 허락을 받지 못한 채 1979년 LA에서 결혼식을 강행했는데, 이 자리에는 정 전 감독의 어머니 고 이원숙 여사만 참석했고, 아버지는 끝내 불참했다.
그는 인터뷰 때마다 "그때도 아내를 사랑했지만 지금도 이상할 정도로 더 로맨틱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연주회 끝나고 집에 가서 (아내와) 저녁 먹는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지난 2003년 출간한 책 〈정명훈의 Dinner for 8〉(동아일보사)에서는 "아내 이외의 다른 여성은 절대로 사랑할 수 없었다"면서 "아내의 순수한 정신세계를 깊이 사랑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아내가 내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만큼 넉넉한 사람임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건의 초점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튀면서, 언론의 관심도 정 전 감독의 아내 구순열 씨에게 쏠렸다. 구씨는 정 전 감독의 누나인 첼리스트 정명화의 남편 구삼열 씨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두 집안이 겹사돈을 맺은 것. 구삼열 씨는 유엔(UN) 특별기획본부 본부장, 아리랑TV 사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인물이다.
정 전 감독은 19세 때부터 네 살 연상의'사돈 누나’를 좋아했고, 식구들의 눈을 피해 오랫동안 비밀 연애를 했다고 알려진다.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2위를 차지하며 받은 상금으로 구씨와 카리브해 비밀 여행을 감행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겨울이라 여행을 다녀온 후 혹시나 가족들에게 의심을 받을 것을 우려해 여행 내내 햇빛을 피해 다녔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두 사람의 결혼은 쉽지 않았다. 결국 부모에게 허락을 받지 못한 채 1979년 LA에서 결혼식을 강행했는데, 이 자리에는 정 전 감독의 어머니 고 이원숙 여사만 참석했고, 아버지는 끝내 불참했다.
그는 인터뷰 때마다 "그때도 아내를 사랑했지만 지금도 이상할 정도로 더 로맨틱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연주회 끝나고 집에 가서 (아내와) 저녁 먹는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지난 2003년 출간한 책 〈정명훈의 Dinner for 8〉(동아일보사)에서는 "아내 이외의 다른 여성은 절대로 사랑할 수 없었다"면서 "아내의 순수한 정신세계를 깊이 사랑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아내가 내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만큼 넉넉한 사람임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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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진, 선, 민 세 아들을 두었다. 첫째 아들 정진 씨는 건축설계사로, 둘째 아들 정선 씨는 기타리스트이자 ECM 프로듀서로, 막내 정민 씨는 아버지 뒤를 이어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정명훈은 아내뿐 아니라 아들 · 며느리 · 손녀에 대한 사랑 역시 각별하다. 둘째 며느리인 재즈 보컬리스트 신예원 씨와는 한 무대에 서는가 하면, 2013년에는 손녀를 위해서 피아노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정 전 감독은 서울시향을 사퇴하고 한국을 떠나면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서울 종로구 가회동 건물을 매물로 내놓은 사실도 알려졌다. 매물은 가회동 4층 건물과 한옥 별채로, 그는 지난 2009년 이 건물을 대출금 72억원을 포함, 9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알려진 매도 목표가는 2백억원. 당초 한 언론은 "서울시향 재계약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 건물을 급매로 내놨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지만, 정 전 감독 측은 지난해 4월 30일자로 명시된 부동산 전문업체 E사와의 매도 컨설팅 계약서를 공개하면서 이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매각 이유에 대해서는 "애초 정 전 예술감독 혼자 이 정도 규모의 큰 건물을 사용하고 유지하기 어려워 매물로 내놓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명훈 전 감독은 이 건물을 연습실이나 손님 접대용으로 사용해왔다. 1층에는 정 감독의 피아노 연습실과 손님 응접실, 2층은 정 전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미라클오브뮤직(MOM)’과 외부업체가 입주해 있다. 3층은 게스트하우스, 4층은 쳄버 오케스트라 연습실이 있다. 한옥은 외국 손님을 초대했을 때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OM은 200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그간 공연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청소년 음악 교육 및 환경 보존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MOM 재능 기부자 가운데는 서울시향 단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수익금이 전해진 알로이시아 오케스트라는 정 감독의 아들이 지휘자로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확인 결과, 정 전 감독이 내놓은 가회동 건물은 아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높은 매도가로 인해 거래 문의가 많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우리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던 세계적인 음악가가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걸 지켜보는 대중의 마음은 편치 않다.
정 전 감독은 서울시향을 사퇴하고 한국을 떠나면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서울 종로구 가회동 건물을 매물로 내놓은 사실도 알려졌다. 매물은 가회동 4층 건물과 한옥 별채로, 그는 지난 2009년 이 건물을 대출금 72억원을 포함, 9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알려진 매도 목표가는 2백억원. 당초 한 언론은 "서울시향 재계약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 건물을 급매로 내놨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지만, 정 전 감독 측은 지난해 4월 30일자로 명시된 부동산 전문업체 E사와의 매도 컨설팅 계약서를 공개하면서 이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매각 이유에 대해서는 "애초 정 전 예술감독 혼자 이 정도 규모의 큰 건물을 사용하고 유지하기 어려워 매물로 내놓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명훈 전 감독은 이 건물을 연습실이나 손님 접대용으로 사용해왔다. 1층에는 정 감독의 피아노 연습실과 손님 응접실, 2층은 정 전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미라클오브뮤직(MOM)’과 외부업체가 입주해 있다. 3층은 게스트하우스, 4층은 쳄버 오케스트라 연습실이 있다. 한옥은 외국 손님을 초대했을 때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OM은 200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그간 공연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청소년 음악 교육 및 환경 보존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MOM 재능 기부자 가운데는 서울시향 단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고, 수익금이 전해진 알로이시아 오케스트라는 정 감독의 아들이 지휘자로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확인 결과, 정 전 감독이 내놓은 가회동 건물은 아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높은 매도가로 인해 거래 문의가 많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우리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던 세계적인 음악가가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걸 지켜보는 대중의 마음은 편치 않다.
디자인 · 이수정
기획 · 김명희 기자 | 글 · 두경아 자유기고가 | 사진 · 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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