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두살 덜 먹자] 자고 일어나니'2살'..괴상한'한국 나이셈법'지구촌 유일

2016. 2.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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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생-12월생 신체·정신적 발달속도 달라
특수高 재학생 1분기生 30%-4분기生 18%
생월 빠른 아이 두뇌 더 성숙된 상태서 학습
12월생 부모들 이듬해 1월로 늦춰 신고

결혼 적령기·정년 퇴직 임박땐 ‘만’나이 활용
베이비붐 세대 생년월일 정정 청구 소송도
“글로벌기준 외면”…황당사연에 매년 논란

해가 바뀔때마다 나이를 먹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 많은 뒷말이 따르는 것은 사회적으로 여러 잡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태어난지 하루만에 자고 일어나면 두살이 되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는 황당한 사연들도 넘쳐난다. 이런 나이 계산법은 지구상에 거의 유일하게 우리 나라에만 존재한다.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두살이 될 수 있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에 대한 무용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나이 계산법은 우리나라만 있는 것으로, 글로벌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점도 있을 수 있지만, 사회 각계각층에서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면서 매년 이슈로 점화되곤 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적으로는 ‘월령효과’ 문제가 대두된다.

“저는 12월생입니다. 한글도, 구구단도 같은 학년 아이들 중에서 늦었습니다. 글을 떠듬떠듬 읽다보니 반에서 책 읽기라도 시킬 땐 쥐구멍에 숨고 싶었습니다. 칠판에 나와 산수 문제를 풀게 할 땐 도망치고 싶었지요. 지금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키도 작은 편이었습니다. 키 순으로 출석번호를 메길 때는 5번 이상을 받아보지를 못했습니다. 어지간한 여자애들은 저보다 머리통이 하나가 더 있었지요. 여자애들 등쌀에 시달리던 건 고등학교에 가고 나서야 끝났던 것 같아요.” (직장인 서영광(42) 씨)

‘월령효과’는 태어난 달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1월생과 12월생의 신체적ㆍ정신적 발달속도가 빠르고 늦은 것이 성장 과정에서 꾸준하게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심리학자 로저 반슬리(Roger Barnsley)는 프로 아이스하키팀의 명단을 검토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선수 중 1월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0%는 1~3월생이 차지했다. 10~12월생은 10%에 그쳤다. 1월생은 같은 나이의 12월생보다 신체발달이 더 됐기에 엘리트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승리를 맛볼 기회가 많아 자신감이 높아지는 반면, 늦은 생월 아이들은 탈락의 경험이 쌓일 확률이 크다.

생월은 학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발표한 ‘학생의 생월과 학업성취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과학고, 외고, 국제고에 진학한 재학생 중 1분기에 태어난 학생은 30.2%인 반면, 4분기에 태어난 학생은 18.5%에 불과했다. 생월이 빠른 아이들일수록 두뇌 발달이 상대적으로 더 된 상태에서 배움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2월생 자녀를 낳은 부모들은 출생월을 1월로 늦춰 한 살 어리게 출생신고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말 딸을 출산한 B 씨는 조산사인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은 뒤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할 때 내야 하는 출산증명서 날짜를 고쳤다. B 씨는 “2016년 동기 중 가장 생일이 빠른 아이가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나이를 한 살 줄이기 위해 노력했던 어린 시절의 노력은 어른이 돼서도 이어진다. 주로 결혼 적령기에 ‘만’ 나이를 쓰거나 정년 퇴직에 임박해 ‘음력 생월 정정’을 활용하면서다.

올해 한국 나이로 30살에 접어든 직장인 C 씨는 2살을 줄인 ‘만 28살’로 스스로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C 씨는 “태어나자마자 1살을 더해 계산하는 한국식 계산법의 부당함을 새삼 깨달았다”며 “학창시절 친구들이야 어쩔수 없지만 앞으로 소개팅을 하거나 새로 누구를 만날 때는 만 나이로 소개할 것이다”고 했다.

올해 정년 퇴직을 앞둔 대기업 직원 D(57) 씨는 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신청을 내곤 정년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D 씨는 “출생 당시 호적에 생년월일을 1958년 음력 12월로 등록을 했다”며 “양력으로 하면 1959년 2월로 정년이 2년 늦춰지는데 법적으로 양력이 기준되어야 하니까 소송을 냈다”고 했다.

특히 과거 베이비붐(1955~63년 출생) 세대들은 당시 출생신고가 늦게 됐다는 증거자료를 들고와 생년월일을 정정한다. 주로 공기업 직원, 공무원들이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 공사 직원 E(59) 씨는 법원으로부터 “정년제도 성격상 근로자의 육체적ㆍ정신적 능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실제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받고 정년을 2년 6개월 연장했다.

이미 퇴직했던 중학교 교장선생님 F(69) 씨는 바뀐 생년을 기준으로 정년퇴직 무효 판결을 받아낸 뒤 급여지급 소송을 벌여 밀렸던 금여 2억 50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생년을 정정해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가 늘면서 생년월일을 정정하더라도 정년퇴직일을 바꿔주지 않도록 인사 규정을 개정하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농협중앙회 직원 G(60) 씨는 ‘정년은 채용 당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인사 규정을 넘지 못하고 정년확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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