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에 재일동포의 모국 공헌 기록 실어야"

2016. 2. 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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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통일일보 기자 "일편단심 모국 사랑 후세에 알려야" 주장

이민호 통일일보 기자 "일편단심 모국 사랑 후세에 알려야" 주장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중심국가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대한민국의 성장에는 수많은 재외동포의 뒷받침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드러졌던 재일동포의 일편단심 모국 사랑을 후세가 알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교과서에 남겨야 합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통일일보의 서울지사장으로 20년간 재일동포 소식을 국내외에 알려온 이민호(44) 기자는 최근 '재일동포 모국 공헌의 발자취-민단은 대한민국과 하나이다'의 개정판을 발행하면서 국정화를 추진 중인 한국 역사 교과서에 재일동포에 관한 기록이 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물물을 마실 때는 그 우물을 판 사람을 기억하라'는 중국 속담처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혜택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했던 동포들의 이야기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개정판을 낸 이유를 밝혔다.

"대한민국 건국(정부 수립) 직전인 1948년 6월에 재일동포들은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제대로 된 유니폼도 없다는 소식을 듣고는 태극기가 달린 유니폼과 훈련복, 그리고 여비로 65만 엔(약 645만 원)을 건넸습니다. 일본의 차별 속에서 끼니를 아껴가며 모은 돈이었습니다. 6·25 전쟁 때는 조국을 구하려고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고, 1960년대에는 조국 근대화를 위해 기술과 자본을 전수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공단인 '구로공단'과 88년 서울 올림픽 때 100억 엔 성금 전달, IMF 외환위기 때 15억 달러 모국 송금과 국채 300억 엔 매입 등 모국의 위기 때마다 발벗고 나선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개정판은 재일동포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의 모국 돕기 사례를 6·25 전쟁, 서울 올림픽, 재외공관 기증, 구로공단·신한은행 설립, 새마을운동 후원, 제주도 감귤 농업 전수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 기자는 재일동포에 대한 모국의 인식이 점점 소홀해지고 재일동포를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20년 전 처음 통일일보에 입사해 기사를 쓰던 당시에 재일동포는 직·간접적으로 모국 기업과 연관돼 있었고 친척들도 많아서 남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예전에 재일동포는 모국에서 어딜 가도 반기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낯설고 차별 많은 곳에서 자수성가했고 고향을 잊지 않고 돕는 사람으로 존중받았죠. 그런데 지금은 한국말이 서툴고 현지화됐다며 '아류 일본인' 취급을 합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에 살면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온 자긍심에 상처를 받아 귀화하는 걸 지켜보면서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쓰게 됐습니다."

그는 재일동포의 애국심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보고 배워서 몸에 밴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를 취재하러 가면 애국가를 대부분 1절만 부르거나 아예 생략하더군요. 심지어 관공서 행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일동포는 민단이라는 중심 단체에서부터 부인회, 청년회, 학생회 가릴 것 없이 모든 행사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릅니다. 아직도 차별이 남은 일본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부르는 이들의 뜨거운 마음은 세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 기자는 재외동포가 거주국에 들어서는 모국 공관의 땅과 건물을 기증한 사례는 재일동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일대한민국총영사관 10곳 중의 9곳은 재일동포의 모금 활동과 개인 기증에 의해 세워졌다"며 "도쿄의 주일한국대사관을 시작으로 오사카, 요코하마, 나고야, 고베 등 기증한 땅의 시세를 지금의 가치로 평가하면 2조 원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이 기자는 "한국 정부가 21세기 성장의 발판으로 재외동포의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대우에는 인색하다"면서 "이들의 명예를 세워주는 일은 재외동포가 동포로 남도록 후원하는 일이며 계속해서 모국을 돕는 데 나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일 관계가 얼어붙었다고 하지만 물밑에서는 다양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재일동포가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재일동포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욱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교과서에 그 공적을 기록할 필요가 있습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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