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예년 반값 구매 .. '20가지 반찬 뷔페' 푸짐

박경일 기자 2016. 1. 2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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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겨울에 활력과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여행지가 바로 전통시장이다. 사진 왼쪽은 문어가 내걸린 경북 경주의 성동시장 생선골목, 오른쪽은 강원 강릉의 주문진시장에서 상인들이 생선을 말리는 모습.

관광공사 추천 2月 가볼 만한 전통시장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테마 중의 하나가‘맛’이다. 특히 다른 계절에 비해 ‘볼 것’이 부족한 겨울이라면 더 그렇다. 지역의 먹거리가 풍성하게 모이는 곳이 바로 전통시장이다. 추위로 움츠린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는 데는 이만 한 게 없다. 한국관광공사가 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시장을 추천하는 것도 그래서다. 시장표 ‘5000원 뷔페’부터 푸른 바다를 끼고 있는‘가장 아름다운’ 시장까지, 지금 가면 딱 좋은 전국의 다섯 곳 시장을 꼽아 봤다.

# 광주 말바우시장

광주 우상동의 말바우시장은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대부분 전통시장은 5일장이 보통인데 이곳 말바우시장은 열흘에 네 번 열린다. 끝자리가 2·4·7·9일에 한 번씩 서니 2∼3일에 한 번씩 서는 셈이다. 상설시장에 등록된 점포만 500여 개. 여기다가 장날이면 노점 800여 개가 더 들어서 평균 2만여 명의 손님들로 북적인다. 말바우시장에는 인근의 구례와 순창, 곡성과 담양 등지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와 직접 키운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이 많다. 시멘트벽 사이 좁은 골목은 옹기종기 앉아 채소와 나물을 파는 할머니들 덕에 ‘할머니골목’이란 이름을 얻었다.

광주 송정동의 송정 5일장의 명성도 못지않다. 3·8일에 열리는 송정장에는 유독 먹거리가 풍성하다. 영광 굴비와 목포 낙지, 벌교 꼬막 등 산지에서 갓 올라온 해산물이 풍성하다. 시장 인근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평동산업단지가 있어 중국,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음식을 파는 식당이나 좌판도 흔하다. 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는 국밥집 거리로 이름난 역전매일시장도 있다.

# 강원 강릉 주문진수산시장

강릉의 주문진수산시장에는 이즈음 복어, 임연수어, 오징어, 도치, 가자미, 대구 등의 제철 생선이 그득하다. 수산시장의 진면목은 고기잡이 나간 어선이 돌아올 무렵인 이른 아침에 볼 수 있다. 붉게 물든 아침 바다를 가르며 돌아온 어선에서 막 내린 펄펄 뛰는 해산물은 곧바로 경매에 부쳐진다. 경매장 바로 옆에는 어민수산시장이 있다. 이곳에서 생선회를 떠다가 근처 식당에서 상차림 비용을 내고 맛볼 수 있다. 이즈음 오징어가 풍어라 예년의 절반 값에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다. 제철을 맞은 복어도 가격이 헐한 편이다.

주문진항 인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주문진 성황당과 주문진 등대다. 항구에서 마을 언덕 쪽으로 보이는 푸른 기와집이 성황당이다. 성황당에서 달동네 골목을 지나면 주문진 등대에 닿는다. 등대 건물은 지름 3m, 높이 10m로 아담하지만, 1918년 강원도에서 처음 생긴 등대다.

# 경북 경주 성동시장

경주에는 유쾌하게 북적이는 전통시장인 성동시장이 있다. 본래 성동시장은 지금 시내 중심가 명동의류공판장 자리에 있었다. 규모도 약 1300㎡(400평)로 의류나 공구, 간단한 먹거리 등 값싼 물건만 팔아서 ‘염가판매’의 줄임말인 ‘염매’ 시장으로 불렸다. 성동시장이 몸집을 불려 현재 자리로 옮긴 때는 1971년. 지금은 약 1만3200㎡(4000평)에 달하는 경주 최고의 시장으로 꼽힌다.

성동시장의 명물이라면 단연 ‘뷔페골목’이다. 경주 사람들은 이곳을 ‘합동식당’이라고 부른다. 식당이라 이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 음식점 10여 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기다란 테이블에는 20가지가 넘는 반찬이 수북하게 쌓였다. 콩나물무침, 두부조림, 버섯볶음, 오이무침, 멸치볶음, 동그랑땡, 달걀말이, 불고기 등 먹음직스러운 반찬을 제 마음껏 담아서 단돈 5000원에 맛볼 수 있다.

# 제주 세화민속오일시장

제주 동북부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품고 있는 세화해변은 닷새마다 차들이 몰려들어 북적거린다. 5·10일에 열리는 세화민속오일시장 때문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싱싱한 채소와 생선, 건어물, 과일, 신발과 의류, 각종 생활용품 등 없는 것이 없는 시골 장터다. 은빛으로 빛나는 탐스러운 갈치와 분홍빛 옥돔, 잘 마른 고등어 같은 특산품도 빼놓을 수 없다. 제철을 맞은 개량종 귤인 황금향과 레드향도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여행자를 유혹한다.

세화오일장은 뜻밖에도 오래전 장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낫과 곡괭이 같은 농기구, 각종 씨앗, 흘러간 가요 테이프, 시장 한쪽을 차지한 닭과 오리, 강아지 등 도시의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이다. 세화민속오일시장은 오전 8시쯤 시작해 오후 2∼3시면 대부분 정리한다. 제대로 구경하려면 서둘러 오전에 가자. 비자림과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도 차로 15분 거리에 있어 함께 묶어서 다녀오면 좋겠다.

# 아산 온양온천시장

아산 온양온천시장이 매력적인 건 기차를 타고 쉽게 다녀올 수 있어서다. 수도권 전철을 타고 장항선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큰길 하나만 건너면 곧바로 북적거리는 시장이다. 온양온천시장 주변에는 온양관광호텔, 옥수탕 등 온천이 10여 곳이나 된다. 온양온천시장은 왕이 휴양차 다녀가는 행궁에 식재료를 공급하던 곳이다. 1950년대부터 5일장이 섰으며, 옛 장터에서 온천동으로 이전해 온양온천시장으로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온양온천시에는 500여 개 점포가 테마에 따라 늘어서 있다. 시장은 상설시장과 함께 ‘맛내는 거리’ ‘멋내는 거리’ ‘샘솟는 거리’로 나뉜다. 상설시장은 1970년대 중반부터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점포들로 이뤄져 있다. 1층에는 건어물전, 수선집과 함께 소머리국밥집 20여 곳이 모여 있다. 소머리국밥은 온천과 함께 추운 겨울을 데워 주는 별미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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