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영어 공부의 약점 보완 프로젝트] 영어 시험의 목적을 파악하라

조선에듀 2016. 1. 21. 09: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렇게 써요.”

외국 거주 경험이 있어서 영어는 잘 하지만 시험을 못 보는 아이들의 거의 대다수는 이 대답을 입에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학생들을 접해 보면,이런 학생들은 일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먼저, 독해 속도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빠른 경우가 많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두 배 혹은 세 배 이상 빠른 경우도 종종 보인다. 그 비결은 바로 선택적인 독해에 있다.

외국 거주 경험이 있다는 것은 바로 외국어에 대한 노출이 그만큼 많이 되어 있다는 얘기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만이 아니라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을 하거나, 집에서 TV를 볼 때에도 영어를 접하게 된다.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포기’하게 된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영어의 양이 너무 많다 보니, 그 모든 데이터에 대한 문법적인 분석을 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나머지, 정확한 분석을 포기하고 대략적인 내용을 잡아내는 식으로 적응을 하게 된다.그리고 이러한 생활에 익숙해지면 굳이 정확한 분석을 하지 않아도 의사소통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해 온 대다수의 학생들이 똑같이 느끼게 되는 현상이기도 하다.우리가 친구들과 대화하거나 TV를 볼 때 한국어를 대하는 태도와 시험을 볼 때 한국어를 대하는 태도는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드라마에 나와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대사를 들으면서, “아,이 드라마의 작가는 저 대사를 통해 방관주의자적 태도를 드러내고자 하고 있구나” 같은 평가를 하지는 않는다.다시 말하면, 시험을 볼 때 국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일상 생활에서 국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다르다는 말이다.

다시, 외국 거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로 돌아와 보자. 이 학생들의 가장 큰 단점은, 영어 시험을 볼 때에도 일상 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것과 별반 다른 태도를 가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즉,시험에서는 조금 더 긴장하고, 조금 더 세밀하게 따져봐야 하는 내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마치 일상 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듯이 (우리가 드라마를 보면서 국어 시험 보듯 판단하지 않는 것처럼)자신에게 자연스러운 표현이나 문법에 대해 세밀하게 따지지 않고 그냥 물 흐르듯 넘어가 버리는 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나서는 오히려 시험을 탓하게 된다.주로 “외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시험 문제를 내지 않는다”거나, “출제자가 한국에서만 영어를 공부해서 잘 모른다” 등의 불만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요한 것은, 전회에서도 언급했듯이, 한국에서 출제되는 영어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그 영어 시험의 목적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출제되는 내신 시험이나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영어 영역은 결코 “영어를 잘 하는지”를 점검하는 시험이 아니다. 학교 시험의 경우,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가르치는 내용들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지, 얼마나 성실하게 수업 내용을 복습해 왔는지를 묻는 시험이다. 당연히 일반적으로 영어를 잘 하는 학생보다는 수업시간에 성실히 임하고 꼼꼼한 필기를 하고, 규칙적으로 예습과 복습을 반복하는 학생이 점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수능의 영어 영역 역시 그 목적은 대학에서 여러 가지 전공을 수학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자연히 논설문이나 설명문,실용문 등의 지문들이 출제되어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등의 문제들이 출제된다.외국 거주 경험이 있다고 해도,영어로 논설문이나 설명문, 실용문과 같은 지문들을 많이 읽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의 경우, 시험에서 약할 수 밖에 없다.

또, 이런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들이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외국 거주 경험이 있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러한 학생들은 주로 영어 유치원이나 영어 도서관을 다닌 경험이 있고, 미국 교과서를 다루는 학원에 다닌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물론,이런 경험이 있는 친구들의 대다수는 영어를 잘 하는 것은 물론, 영어 시험도 잘 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학생들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다르게 표현하면, “감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감이라는 것은 단순히 느낌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가 직관적으로 답을 찾아낼 만큼 많이 경험해 온 것들에 대한 일종의 조건 반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시험에서는 그러한 ‘일반적’인 용례들 보다는 약간 ‘특수한’,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물어본다는 것이 문제이다. 어색하지만 문법적으로 올바른 정답을 고르는 것, 내 느낌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이 영어를 잘 하지만 영어 시험을 잘 보지는 못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다시 말하자면 결국, 시험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이다. 우리가 평소에 듣고 말하기 위해 언어를 대하는 자세와 시험에서 문제의 정답을 골라내기 위해 언어를 대하는 자세는 분명히 다르다. 우리는 한국어를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때와 시험에서 접할 때 자세를 달리 해 왔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영어에 있어서도 시험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꾸어 보면 어떨까? 지금까지 내가 축적해 왔던 영어에 대한 경험들에 대해서 “원래 이렇게 쓰지.” 라는 생각 대신에, “왜 이렇게 쓰지?” 라는 물음을 던져 보자.그리고, “나라면 이걸 어떻게 물어볼까?”를 생각해 보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