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응팔삘이 나는 정다운 맛집

2016. 1. 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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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는 올드보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식당도 그렇다. 20세기 말까지 중장년이 들끓던 오래된 맛집들에는 어느새 영포티 세대나 20, 30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세대가 들어가지 못할 법도 없다.

▶젊은 전집 이태원 <위인전집>

전집 하면 종로통이나 변두리 상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위인전집>은 핫플레이스 이태원 중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보광로오구(59)길’ 중앙에 있다. 이 길은 이태원역 4번출구 남쪽 기업은행 옆골목에서 이태원시장 뒤로 해서, 녹사평역 사거리와 용산구청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말한다. 제목이 재미있는 ‘위인전집’은 ‘전’이라는 올드한 메뉴로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이며 이태원 맛집으로 등극했다. 간판과 전망에 이끌려 들어간 이 집은 인테리어부터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어쩐지 낡은 듯 보이지만 신선한 분위기랄까? 주문하면 맨 먼저 ‘차돌숙주볶음’이 등장하는데, 이걸 왜 정식 메뉴에 넣지 않았는지 아쉬울 정도로 촉촉하니 맛있다. 메뉴는 전요리, 고기요리, 국물요리, 가벼운 식사와 요리, 그리고 술 등으로 나뉜다. 겨울철 인기 메뉴로는 완자부터 육전까지 골고루 나오는 모둠전(2만7000원)과 굴전(1만8000원, 2월까지), 스팸밥전(1만5000원), 목살바비큐(3만1000원), 두부보쌈(2만3000원), 얼큰오뎅탕(1만8000원) 등이 있고 식사로는 계란비빔밥(5000원), 버터장조림밥(7000원), 미친라면(5000원) 등이 입맛 다시게 한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59길 37

영업시간 월~목 18:00~02:00, 금토 18:00~03:00, 일 18:00~24:00

문의 02-790-3998

▶막걸리 백배 즐기기 사당동 <막걸리이야기>

전국 주요 인기 막걸리를 망라하고 있는 집이다. 강릉 수작, 양평 지평, 한산 모시, 당진 백련, 영광 내안에너, 강릉 도문대작, 순천 나누우리, 안양 동동주, 김포 선호, 부산 금정산, 진천 덕산, 해남 해창, 무주 천마, 송명섭 정읍 신태인 등(4000원~1만원)이 그것들이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덜 단 순서대로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막걸리의 신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 내공 깊은 주인의 ‘말씀’에 따르면, ‘막걸리는 당도가 낮은 것부터 천천히 시작, 조금씩 달큰한 종목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몸에도 좋고 오래 즐길 수 있는 게 그 이유다. 안주 맛도 좋다. 탱글한 생굴김치(3만원), 손바닥만한 가리비(3만원), 돼지고기와 생김치가 군침 돌게 하는 수육(4만원) 등이 특히 인기.

위치 서울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272길 8 영업시간 18:00~23:00 문의 02-588-1516

▶냉동삼겹의 추억 역삼동 <호남마을>

요즘은 생고기가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한때 삼겹살 하면 냉동이었다. 쿠킹호일을 바짝 붙인 프라이팬에 냉동 삼겹을 올려 젓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익혀 먹던 시절이다. 요즘 다시 냉동삼겹살이 뜨고 있는 것은 ‘가성비’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식당에는 냉동삼겹살 외에도 푸짐하게 주는 야채, 맛좋은 된장찌개 등 필살기 메뉴들이 버티고 있다. 초록색 야채는 고기를 싸먹고 두툼한 야채들은 팬에 올려 고기와 함께 구워먹는 게 이 집 손님들의 습성이다. 삼겹살이 200g 1인분에 1만4000원, 인기 품목 중 하나인 대패삼겹살은 200g 1인분에 1만3000원이다. 그 밖의 안주 메뉴로 감자탕(3만5000원~4만5000원)이 있고, 점심 식사 메뉴로 부대찌개, 김치찌개, 우렁해물된장찌개, 육개장, 뼈다귀해장국을 각각 8000원에 판매한다. 평일 점심 시간에는 감자탕을 제외한 저녁 메뉴를 팔지 않는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7길 2

영업시간 쉬는 시간 09:00~11:00 / 15:00~17:00(공휴일 쉬는 시간 없음) 문의 02-556-7701

▶웃기는 추억 신사동 <신사동맥주고>

노란색 간판에 붙어있는 ‘10년째 복학중’이라는 문구에 빵 터져 들어가 본 집이다. 실내는 중고등학생 교실처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계단에 붙어있는 70년대 인기 영화 <고교 얄개> 포스터가 이 집의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홀에는 수련회, 방송부, 선도부, 양호실, 교장실 등등의 좌석 이름이 붙어있다. 수련회 좌석은 중형 텐트 안에 좌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교장실 좌석은 쇼파다. 양호실은 커튼까지 쳐져있어서 아늑한 분위기다. 장난스러워 보이는 곳이지만 사실 이곳은 독일의 양조학교 출신이 만드는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맥주 종류도 다양하다. 맥주는 손님이 자율적으로 꺼내먹고 계산하면 된다. 수제맥주의 경우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인당 1만2900원을 내면 수제 골든에일, 수제 페일에일, 수제 스타우트, 수제 바이젠, 크림 생맥주 등을 2시간 안에서 무제한 리필 할 수 있다. 일반 안주는 1만원 미만대이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52길 42 영업시간 17:00~01:00 문의 02-512-5577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13호 (16.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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