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락~' 만두 '한 입'에 추억은 '두 입'

장주영 2016. 1. 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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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거리를 걷다 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곳에 시선이 머물 때가 있다. 그 집은 영락없이 만두나 호빵을 파는 가게다. 특히 소가 꽉 찬 만두 한 입은 추운 겨울날씨를 가뿐히 날려주는 든든한 친구 같다. 하얗고 고운, 때로는 투명하기까지 한 피(皮). 고기나 채소, 김치, 숙주, 파 등으로 꽉 채운 속을 한 입 베어 물면 그 순간만큼은 천국이 따로 없다.

지금이야 만두도 냉동식품 코너에 가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응답하라 1988’ 시절로 시계추를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시만해도 잔치나 명절 때 특별히 먹던 음식이 바로 만두였다. 더구나 겨울의 별미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보니 옷깃을 여미는 때만 되면 만두를 떠올리는 게 당연한 순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겨울별미 만두가 언제부터 맛이 비슷해졌다. 직접 만두를 빚는 곳, 그러니까 만두를 전문적으로 하는 집이 줄어든 탓이다. 그래도 아직 만두만을 고집하는 맛집들이 전국적으로 꽤 남아 있다. 이번에는 서울로만 국한해 4곳의 맛집을 소개한다. 이들 맛집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와 크기가 다르다. 그렇다 보니 비슷한 듯 다른 맛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지킬 앤 하이드’ 만두가 있다?…서울만두

‘지킬 앤 하이드’ 만두(?)가 있다. 이른바 반피만두다. 반은 굽고 반은 쪄낸 이 만두는 보는 맛과 씹는 맛에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반피만두를 특선으로 내놓는 곳은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동의 압구정점, 또 성남 판교의 판교점을 운영 중인 서울만두다.

만두 베테랑들의 노하우로 만든 1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만두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만두의 매력은 특별한 비결로 감춘 고기반죽이다. 이 반죽을 토대로 노바시 새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새우말이 만두, 국내산 돼지고기 생 등심살과 알새우가 들어간 매콤한 중국식 딤섬 하소권, 100% 새우살과 죽순채가 담백한 맛을 내는 새우 쇼마이 등 다양하고 맛깔스런 메뉴가 있다.

◆ 극세사 만두피의 감질맛…봉이만두

하루에 딱 4시간 정도만 문을 여는 곳. 그만큼 맛에 자신있다는 방증일 터. 때문에 부지런한 사람만이 이 집의 만두를 맛볼 수 있다.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봉이만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봉이만두의 대표 메뉴는 수제 부추만두. 테이블이 고작 2개인 작고 허름한 가게에 이 수제 부추만두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인파가 몰려든다. 하루 딱 1000개만 판매한다는 특별한 이 만두는 속이 비칠 정도로 얇으면서도 쫄깃한 극세사 만두피와 그 속에 가득 머금은 육즙의 환상적인 조합이다.

◆ 정통식 중국식 만두…샤오롱티

서울시내에서 대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중국 전통식 만두를 맛보고 싶다면 종로구 누하동을 찾아야 한다. 이곳에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 선보이는 샤오롱티 만두집이 있다. 작고 아담한 이 곳은 중국에서 9년 동안 거주했던 사장이 운영 중이다. 중국식 찐만두 ‘쩡자오즈’와 군만두 ‘지엔자오즈’가 인기 메뉴. 풍부한 육즙을 머금은 찐만두와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탱탱하게 살아있는 군만두는 대륙의 맛을 물씬 풍긴다.

◆ 화교들의 숨은 맛집…편의방

서대문구 연희동 동진시장 건너편에 위치한 편의방. 중국식 수제 만두 전문점으로 케이블 맛집 프로그램인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바 있다. 이 곳은 화교들의 숨은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물만두, 군만두, 찐만두 등 다양한 만두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된다. 무엇보다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삼치를 넣어 만든 생선만두와 쫄깃한 피의 찐만두가 인기다.

[디지털뉴스국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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