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1조5000억짜리 복권

파이낸셜뉴스 2016. 1. 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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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꿈꿔 본다. 큰돈이 내 손안에 들어온다는데 마다할 리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신기루다. 복권이나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열풍은 식지 않는다. 기회를 한 번 잡아보자는 기대심리에서다.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 복권도 중독되면 일종의 도박으로 볼 수 있다. 사행심리를 부추기는 까닭이다. 더러 복권에 빠져 직장과 집도 잃었다는 기사를 접한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복권은 서민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로또 한 장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한 주가 행복하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로또는 카지노나 스포츠토토와 다르긴 하다. 무엇보다 공평성을 꼽을 만하다. 로또는 6개 숫자를 맞히는 확률이다. 따라서 기술이나 경륜이 필요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기회를 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로또 1등 당첨금은 평균 10억~20억원대다. 오락으로 볼 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복권 당첨금액이 수백억, 수천억원을 넘어 조 단위로 껑충 뛴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누구나 복권에 달려들 법하다. 오는 14일 미국에서 역대 세계 최고 당첨금액인 13억달러(약 1조5680억원)의 복권 추첨이 진행된다. 지난해 11월부터 19회 연속 '파워볼'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고 당첨금이 계속 쌓인 결과다. 1등 당첨자는 이 돈을 30년에 걸쳐 나눠 받을 수 있다. 한 번에 받으면 세전 약 9000억원을 챙길 수 있단다. 1등 당첨 확률은 2억90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그래도 복권용지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지금까지 미국 복권 1등 당첨금 최고액은 2012년의 7800억원이었다. 세계적으론 스페인의 '엘 고르도'가 최고액 복권으로 꼽힌다. 얼마 전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주 로케타스데마르 시의 한 복권판매소에서 엘 고르도의 1등 번호인 '79140' 복권 1600여장이 나왔다. 총상금 22억유로(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엘 고르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당첨자를 뽑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등에게는 각각 40만유로(약 5억1000만원)를 준다.

우리말로 '뚱보'라는 의미를 지닌 엘 고르도 복권의 역사는 1763년 시작됐다. 당첨금을 소수에게 몰아주는 여타 복권들과는 달리 많은 구매자들에게 분배한다. 그래서 스페인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 복권은 이번에도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첨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게다. 미국민 모두 손에 땀을 쥘 듯하다. 복권의 역사를 새로 쓴다고 할까.

poongyeon@fnnews.com 오풍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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