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을 때 꼭".. 새해 버킷 리스트 해외여행

세이셸/김태익 기자 2016. 1. 1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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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도 있는 것은 역시 바다와 나뿐./ 밀려왔다 밀려가는 무수한 물결 위에 무수한 밤이 왕래(往來)하나/ 길은 항시(恒時) 어데나 있고, 길은 결국 아무데도 없다// 알라스카로 가라 아니 아라비아로 가라/ 아니 아메리카로 가라 아니 아프리카로 가라’(서정주 ‘바다’). 시인처럼 말해봅니다. 세이셸로 가라, 빅토리아 폭포로 가라, 마이애미 비치로 가라.

지구 어딘가 낙원이 있다면 여기가 바로 거기, 인도양 세이셸

"지구 어딘가에 낙원이 있다면, 여기가 바로 거기다."

16세기 포르투갈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네 척의 배를 끌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인도(印度)로 가는 길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피곤한 여행자'였다. 가도 가도 망망대해, 험상궂은 비바람이 언제 배를 집어삼킬지 몰랐다. 단 한 곳,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곳이 있었다. 드넓은 인도양에 떠 있는 작은 무인도였지만 숲이 우거졌다. 계곡엔 언제나 물이 흐르고 사시사철 따스한 미풍이 불었다.

그로부터 500년―. 무인도는 주변에 있는 115개 섬과 함께 '세이셸'이란 이름의 작은 나라로 태어났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지친 몸과 영혼을 달래기 위해 이곳을 찾아간다. 따지고 보면 현대인이란 언제 어디서 인생의 암초를 만날지 모를 '피곤한 여행자'들 아닌가. 서울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지난달 낙원을 찾는 순례 대열에 몸을 실었다.

쾌속선이 순례객들을 세이셸에서 넷째로 큰 섬 라디그에 풀어놓았다. 모두 샌들에 반바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림이다. 목적지는 따로 없다. 지도 한 장 들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뿔뿔이 흩어진다. 저마다 등에 진 배낭에는 수영복과 수건이 들어 있다. 발길 닿는 대로 가다가 마음에 드는 해변 있으면 훌훌 옷 갈아입고 들어갔다가 나와 다시 몸 말리고 떠난다. 기온은 연중 24~30도. 가다가 목이 마르면 길가에서 야자열매 하나 산다. 누군가 바닷가 바위 위에 맨몸으로 누워 맑은 햇빛의 희롱을 즐기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동쪽으로 1600㎞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세이셸은 '인도양의 진주'라 불린다. 세이셸은 사람이 정착해 산 지 250년밖에 안 된다. 여느 휴양지와 달리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풍경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세이셸 사람을 이루고 있는 인종은 아프리카, 유럽, 중동, 아시아 등 다양하다. 그들은 "내 안에는 열 가지 이상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누구나 세이셸에선 주인이 아닐 수도 있고, 주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라디그에 있는 해변 앙세 소스 다장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의 해변 10곳'에 뽑힌다. 오랜 세월 비바람 맞은 거대한 화강암 바위들이 위용을 드러낸 사이로 수평선까지 옥색 바다가 시원하다. 하늘은 원래 이런 색깔이었지 싶게 눈 시리게 파랗다. 시간 따라 햇빛 각도가 바뀌면서 바위와 바다의 색깔이 영화 장면처럼 달라진다. 수억년 파도에 산호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래가 미숫가루처럼 곱다. 맨발로 밟는 순간 발가락 사이가 간지러우면서 현기증이 난다. 이곳은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촬영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세이셸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입에 담지 않는다. 그들 눈에는 세이셸에 신혼여행 왔던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나,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을 온 축구 스타 베컴 부부, '해리 포터' 작가 조앤 롤링도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여행객 중 하나일 뿐이다.

18세기 영국 고든 장군은 프랄린 섬에 있는 원시림 무성한 계곡을 가보고 “성경 속 에덴동산에 온 것 같다”고 했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인 이곳에서 나는 열매 ‘코코 드 메르(바다의 코코넛)’는 지구 상에서 가장 섹시한 모양의 열매다. 여성의 몸을 닮았다. 숲이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웃통 벗고 흙길을 걷는다. 맞은편에서 역시 웃통을 벗고 걸어오던 유럽 청년 둘이 이쪽을 보고 웃는다. 바닷가에 있을 땐 지중해 어디쯤 온 것 같더니 숲에 오니 아프리카나 동남아의 밀림에 들어온 것 같다.

세이셸에서 가장 큰 섬 마헤에는 60개 넘는 해변이 즐비하다. 세계적인 특급 리조트와 그림 같은 자연 풍경이 이어진다. 눈앞의 풍경을 놔두고 발걸음 떼는 것이 아쉽고 다음 것 빨리 보고 싶어 마음이 바빠진다. 여행객의 별수 없는 조급함이다. 여정의 절반은 숙소인 리조트에서 느긋하게 보내기로 한다. 객실은 하나하나가 호화 별장이다. 객실에 딸린 전용 풀에 몸을 담그니 잉크를 풀어놓은 것 같은 인도양이 끝없이 펼쳐진다. 짧은 순간 소나기가 쏟아지고 거짓말처럼 개더니 바다와 하늘을 잇는 거대한 무지개를 만들어놓는다. 리조트에 딸린 해변은 100m 걸어 들어가도 물이 허리까지만 올라올 만큼 완만하다. 난생 처음 타보는 카약이 무섭지 않다. 해변의 야자나무 아래에는 투숙객 누구나 언제든 쉴 수 있게 안락의자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지 않았다. 그 시간에 누워서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서로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느릿느릿 시간이 갔다. 해질 무렵 해변 안락의자에 누워 파도 소리 들으며 뺨을 스치고 가는 미풍 속에 잠에 빠져들면서 낙원은 완성됐다. 바스쿠 다 가마는 옳았다.

중동 두바이나 아부다비, 도하에서 환승해 가는 게 일반적이다. 총 비행 시간은 갈 때 14시간, 올 때 12시간 정도. 중동~세이셸 비행 구간은 창가 쪽 자리를 권한다. 눈 아래 광대한 아라비아 사막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국보다 다섯 시간 느리다. ‘루피’라는 세이셸 화폐가 있지만 달러나 유로, 신용카드만 있으면 큰 불편 없다.

여러 개의 섬 가운데 가장 큰 마헤와 두 번째인 프랄린, 그리고 라디그는 꼭 한 번 가봐야 한다. 섬마다 딴 데 없는 자랑거리들이 있다. 리조트에선 유럽·지중해·아시아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청정 해역에서 잡히는 참치·홍도미 요리는 입에서 녹는다. 마늘과 양파, 고추를 많이 쓰는 토속 크레올 요리도 우리 입맛에 맞는다. 세이셸 특산 맥주 세이브루를 곁들이면 좋다.

2008년부터 주한 세이셸 명예총영사관과 세이셸 체육위원회가 주최하는 에코 마라톤대회가 세이셸 국가 4대 이벤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마헤 섬 최고의 해변인 보 발롱을 출발해 수도 빅토리아를 왕복하는 환상의 코스다. 5㎞·10㎞·하프·풀코스 등 네 개 종목으로 나눠 세이셸 원주민과 한국인 포함, 38개국에서 3000여명이 참가한다. 올해는 2월 28일. 문의 (02)737-3235, www.visitseychelles.kr

보이는가, 이 거대한 포효가…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

모시 오아 툰야(Mosi-oa-Tunya)는 '포효하는 연기'라는 뜻이다. 스코틀랜드인 모험가이자 선교사였던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아프리카를 탐험하던 1855년 11월 16일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주 거대한 폭포를 목격했다. 포효하는 연기란 바로 이 폭포를 뜻하는 부족민들의 언어였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사이에 있는 이 폭포를 그는 빅토리아 폭포라 불렀다. 빅토리아 여왕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프리카 밖으로 이 웅장한 폭포의 매력이 퍼져 나갔다.

잠베지 강이 흘러 들어와 쏟아져 내리는 빅토리아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폭포나 가장 높은 폭포가 아니다. 하지만 1708m의 너비와 108m의 높이가 합쳐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폭포가 된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거의 2배에 이른다. 이 크기에 비견되는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사이 이구아수 폭포 하나뿐이다.

2월에서 3월은 폭포에 물이 가득한 우기. 이때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양은 가장 방대하다. 20㎞ 밖에서까지 폭포의 물안개가 보일 정도라고 하니 포효하는 연기라는 이름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시기 빅토리아 폭포를 찾는다면 우비를 빌리는 것은 필수. 가까이서 사진을 촬영한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이 좋다. 폭포 근처에선 그냥 옷 입고 샤워를 하는 수준으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린다. 수위가 낮은 건기에는 폭포 위에서 수영할 수도 있다. 이 장소는 데빌스 풀이라 불리며, 관광객들에겐 인기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빅토리아 폭포의 세계적인 인기로 인해 폭포 근처에는 다양한 숙박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캠핑장에서부터 화려한 호텔까지 주머니 사정에 맞춘 숙소들이 있다. 헬리콥터를 타고 폭포 위를 지나가볼 수도 있고, 폭포를 바라보며 번지점프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이 개발되어 있다.

빅토리아 폭포는 두 나라를 사이에 두고 있다. 잠비아 리빙스턴 시의 빅토리아 폭포는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시에 위치한 폭포는 전체적인 폭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전에는 짐바브웨 쪽이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잘되어 있어 더 인기를 누렸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짐바브웨의 불안정한 치안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졌다. 현재는 잠비아 리빙스턴이 빅토리아 폭포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나라가 안정권에 접어든 짐바브웨 또한 다시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앞으로 두 나라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거대한 폭포를 다양한 구도에서 바라보며 하루에 두 나라를 방문하는 것 또한 이곳에서만 경험해볼 수 있는 일이다. 잠비아 쪽 빅토리아 폭포에서 걸어서 짐바브웨 국경 검문소에 닿는 것이 가능하다. 30달러짜리 비자를 받으면 바로 육로를 통해 빅토리아 폭포를 보면서 짐바브웨로 건너갈 수 있다. 색다른 구도로 폭포를 바라볼 뿐 아니라 국경을 넘으면서 확연히 달라지는 사람들과 마을 풍경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양쪽 나라에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이 너무 달라서 두 나라 모두 방문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다. 시간이 되지 않는다면 방문 시기와 본인이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어느 쪽에서 바라보든 실망할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끊임없이 포효하는 빅토리아 폭포와의 만남은 어떤 식이든 아주 오랫동안 당신의 기억에 머무를 것이 분명하니까.

잠비아나 짐바브웨는 여러 번 비행기를 갈아타야 닿을 수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거쳐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그곳에서 잠비아의 리빙스턴이나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스로 가는 비행편으로 갈아탈 수 있다.

/빅토리아 폭포=케이채·여행에세이스트

도심 품은 바다, 그리고 미술관… 미국 마이애미비치

마이애미비치에 도착하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여긴 뭐지?"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할 휴양지 중 하나'라고 해서 화려한 고급 리조트들이 이어진 해변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화려하기보단 소박했다. 마이애미비치는 최고급 휴양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따스한 햇볕,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의 정이 부족함을 채워준다. 더 좋은 게 있다. '도시 자체가 미술관'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곳

마이애미비치는 플로리다반도 마이애미 앞바다에 있는 인공섬이다. 마이애미 공항에서부터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지나 바다 위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마이애미비치에 들어서게 된다.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화려한 부티크 호텔과 상점들로 이루어진 번화가는 해변가에서 한 블록 떨어진 콜린스(Collins) 에비뉴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 길거리에선 방과 후 공원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교복 입은 소녀들, 햇볕을 피해 그늘막에 의자를 가지고 나와 앉은 동네 아저씨들이 먼저 반긴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 화랑 그리고 수퍼마켓도 늘어서 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수퍼마켓인 '델리'에서 먹는 샌드위치는 꿀맛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올라!"(스페인 어로 '안녕'이란 뜻)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어준다. 바다 건너 이민 온 쿠바인들이 많은 이곳에선 그들의 정취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쌀과 검은콩 그리고 고기가 주재료인 쿠바 음식에 럼과 민트잎 그리고 설탕을 으깨 넣은 모히토 한 잔을 마시면 금상첨화. 사람들이 말하는 스페인어를 배경음악 삼아 홀짝홀짝 술을 마시다 보면 금세 취할지도 모른다.

◇바다와 도시가 한곳에 어우러진 곳

마이애미비치의 매력은 자연과 도시가 어울려 있다는 점이다. 수영을 하고 싶다면 바닷가로, 쇼핑을 하고 싶다면 번화가로 걸어가면 된다. 많이 걸을 필요 없다. 마이애미비치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닷가 앞 야자수로 둘러싸인 산책로. 한쪽엔 새하얀 모래사장과 푸른 빛 바다, 반대쪽엔 호텔과 상점들이 있는 콜린스 에비뉴가 보인다. 화려한 도시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대비되는 곳이다. 음악을 들으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누구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모든 게 자유롭다. 푸른 하늘과 야자수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다. 거리 곳곳에 자전거 대여대가 있어 누구든지 원한다면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걷다 보면 호텔 담장 너머 있는 수영장도 시야에 들어온다. 호텔마다 다른 스타일의 수영장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곳이야말로 미술 도시

이곳은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가 열리는 곳. 그러나 미술품을 보기 위해서 12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때에 맞춰 갈 필요는 없다. 관람비를 안 내고도 좋은 미술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가장 손쉽게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호텔이다. 'W 사우스 비치' 호텔은 다양한 현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호텔 입구 분수대엔 헬로키티와 토끼 캐릭터인 미피 조각이 설치돼 있다. 미국 현대미술가 톰 색스의 작품이다. 호텔 안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1970~80년대 작품부터 장 미셸 바스키아, 줄리안 슈나벨과 같은 유명 작가들의 대형 작품이 있다. 앤디 워홀의 오줌 작품으로 알려진 '산화'(1978)도 프런트 데스크에 멋스럽게 걸려 있다.

사가모어(Sagamore) 호텔은 컬렉터인 주인이 모은 작품을 내부에 걸어놓아 '아트 호텔'로도 불린다. 사진작가 개리 위노그랜드의 사진 외에도 판화, 비디오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품이 있다. SLS 사우스 비치는 유명 디자이너인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호텔이다.

더 많은 미술품을 보고 싶다면 마이애미 다운타운에 있는 개인 컬렉터들의 컬렉션 방문을 추천한다. 택시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다리를 건너가야 하지만, 거리가 멀지 않아 한번 나갔을 때 다 돌고 오면 된다. '드 라 크루스(de la Cruz) 컬렉션'은 쿠바 출신 컬렉터 부부가 30년 동안 라틴아메리카와 전 세계를 오가며 모은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마글리스(Margulies)' 컬렉션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곳을 운영하는 마틴 마글리스는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톱 200위에 선정한 명성 있는 컬렉터. 윌렘 드 쿠닝, 호안 미로 등의 작품을 상설 전시한다. '루벨(Rubell) 패밀리 컬렉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개인 현대미술 컬렉션을 가진 재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팝 아티스트 키스 헤링, 제프 쿤스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는 매번 바뀐다. 오고 가는 교통비가 아깝지 않다.

마이애미까지는 직항 노선이 없다. 주로 뉴욕·댈러스·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를 갈아탄다. 아메리칸항공으로 공동 운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선에 따라 15~20시간 정도 걸린다. 마이애미에서 마이애미비치로 가려면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된다. 택시 가격은 35달러(4만1000원) 수준. 마이애미공항에서부터 마이애미비치까지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택시 안에 미터기가 없다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택시 기사에게 부탁하면 영수증을 바로 적어준다.

마이애미에 갔다면 미국 동남쪽 끝인 키웨스트(Key West)를 꼭 들르고 오자. '미국 속 쿠바'라고 불리는 곳이다. 쿠바인들의 삶이 녹아 있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생가와 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헤밍웨이는 1931년부터 8년간 이곳에 살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자로의 눈' 등을 집필했다. 키웨스트에서 보낸 생활은 '노인과 바다' 집필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슬리피 조'는 그가 즐겨 찾던 바(bar)다. 바 안에는 헤밍웨이의 자취가 담긴 사진과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키웨스트를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오버시스 하이웨이'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 곳이다. 마이애미에서부터 키웨스트까지 42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다. 자동차로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바다 위를 달리다 보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이애미비치=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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