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 체험기

이응경 로피시엘옴므 기자 2015. 12. 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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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APPENED IN FOUR SEASONS?

[로피시엘 옴므 이응경 로피시엘옴므 기자] [WHAT HAPPENED IN FOUR SEASONS?]

광화문에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입성했다. 콘텐츠 디렉터와 셰프, 두 남자가 점심 식사와 하룻밤의 숙박을 마친 후 체험기를 보내왔다.
△모던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주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로비 라운지. ONE NIGHT IN DELUXE ROOM앤더슨 배 | 콘텐츠 디렉터체크인 시간인 오후 3시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호텔에 도착했다. 로비는 예상보다 웅장하지 않았지만 길고 넓고 쾌적했다. 스태프가 적절히 배치되어 일대일로 케어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도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플라워 디자이너 니콜라이 버그만의 작품들이 힐링되는 기분까지 들게 해줬다. 프런트 데스크로 향했다. 이미 체크인 시간이 지났음에도 내가 예약한 디럭스룸이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오픈 소식을 듣고 수많은 글로벌 기업과 외국의 비즈니스맨들이 거의 모든 객실을 예약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태프가 미안해하며 스위트룸 이상 또는 일반 객실 중 클럽룸에 머무는 사람만이 갈 수 있는 28층의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로 나를 안내했다.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에서 스태프들의 경쾌한 서비스를 받다 보니 대기 시간의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호텔 출신이 아닌) 외국계 항공사 출신이라는 스태프는 정중하면서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화법, 그리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친구 집에 놀러온 듯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그녀가 추천해준 쇼콜라 캐러멜 타르트를 먹으니 달콤한 럭셔리가 느껴졌다. 오스트리아 출신 라인 하르트 라크너 셰프가 만들었다고 했다. 여기에 샴페인 한 잔까지 곁들이니 이 호텔, 나아가 서울까지 아름답게 다가왔다. 알코올과 달콤함을 충분히 즐겼을 무렵, 28층까지 올라온 프런트 데스크 스태프가 예약한 방의 준비가 끝났다며 키를 전달해주었다. 라운지에서 더 머물고 싶었지만 본래 목적지인 객실로 향했다. 룸에 들어가자마자 기대 이상의 모던함과 럭셔리함이 공존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편안한 뉴트럴 톤의 베이지 컬러가 공간을 감싸고 있었다. 장중한 대리석, 고급스러우면서도 남성적인 금속 소재에 세련된 마무리가 근사하게 어우러졌다. 디럭스룸의 첫인상은 호텔방이라기보다 고소득 싱글 남성을 위한 럭셔리 레지던스였다. 군데군데 거슬리지 않게 장식된 한국 전통 도자기와 보석함등의 오브제는 이곳이 글로벌 럭셔리 호텔의 서울 버전임을 은은하면서도 강하게 암시했다. 지나치게 동양적이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서양적이지도 않은 서울이라는 모던한 도시와 어울리는 인테리어였다. 톤 다운된 퍼플 컬러의 러그와 소파는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도 공간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객실의 전체적인 모습도 근사했지만 욕실에서의 경험은 더욱 호사스러웠다. 하얀색과 검은색 대리석이 적절히 조화된 욕실은 전체적으로 담백하면서도 정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럭셔리 패션 브랜드의 쇼룸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천장에서 길고 좁게 내려온 통유리 창문으로는 자연 채광이 이뤄졌다. 그 창을 통해 서울 도심을 발 아래로 내려다보며 즐기는 욕조 목욕은 분주함 속의 여유를 선사했다. 피렌체의 향수 브랜드 로렌조 빌로레시의 샴푸, 컨디셔너, 샤워 젤, 보디크림 등의 시트러스와 재스민 배합 향은 호사로움을 더해줬다. 욕조 반대편의 독립된 샤워 부스는 하얀 대리석으로 마감되었다. 레인 샤워가 가능한 그 공간에 들어서니 하얀 대리석이 온몸에 화사하면서도 포근한 조명을 비춰주는 기분이 들었다. 욕조와 샤워 부스는 세면대를 중심으로 적절히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 마주 보고 있어 묘하게 센슈얼한 오감을 자극했다. 또한 방문 바로 옆에 화장실을 독립적으로 배치해 쾌적한 분리감을 주었다. 보통 럭셔리 호텔은 매뉴얼이 정해져 있고 실내는 고급스럽고 올드한 느낌이 강하기 마련인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웅장한 것은 물론, 부티크 호텔의 트렌디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정서도 놓치지 않았다. 어메니티를 담은 워터웍스 스튜디오(Waterworks Studio)의 화려하면서도 담백한 도기 용기만 봐도 그랬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방을 채운 다양한 아이템 중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생수였다. 미니바 위에 생수 네 병이 있는데 라벨에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아닌 생수 브랜드의 이름이 채워져 있었다. 럭셔리하고 아름다운 객실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라벨이었다. 사우나와 피트니스 센터의 샤워 용기처럼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라는 문구로 라벨링된다면 럭셔리 특급 호텔의 완성도가 배가되지 않을까 싶었다.
2,5오전 6시부터 10시 30분까지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칼리노’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매력 중 하나는 경복궁이 보이는 ‘팰리스 뷰’다. 이런 경관을 만끽하고 싶다면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룸 등을 예약해도 되지만 좋은 위치의 디럭스룸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디럭스룸의 경우 한 층에 한 개의 방만이 팰리스 뷰를 선사하는데 내가 머문 방이 그랬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경복궁이 보였다. 경복궁이 내 침대 옆에 있다는 사실이 꽤나 신선했다. 조식 뷔페를 제공하는 2층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보칼리노’로 향했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에서 즐기는 콜로니얼 스타일의 럭셔리한 아침 식사를 드디어 서울 한복판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과 창밖으로 분주하게 펼쳐지는 서울의 아침이 레스토랑의 웅장한 공간에 근사하면서도 역동적으로 어우러졌다. 여느 호텔 조식 뷔페처럼 과일, 빵, 오믈렛, 치즈, 주스 같은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불고기 반상을 보니 한식 애호가에게 든든한 조식을 선사하려는 세심함까지 느껴졌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서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로 향했다. 호텔 럭셔리의 정점은 멤버십 전용 사우나에 있지 않은가. 대리석으로 마감한 이 공간에서 눈, 피부까지 호사스럽게 충족시킬 수 있었다. 사우나만 경험했는데도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멤버스 라운지, 인도어 골프, 스파 등을 즐길 수 있는 이곳 멤버십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이 나를 자극했다. 피트니스센터는 트레드 머신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테크노짐(Technogym)의 아티스(Artis) 라인 트레드 머신은 끝내주게 심플하고 진화된 운동 기구였다. 마치 에르메스 매장을 연상시키는 운동 기구들은 럭셔리한 포시즌스 호텔이 선사하는 ‘젠틀 럭셔리’의 끝을 보여줬다. 어느덧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와 짐을 싸고 로비로 내려갔다. 하루 동안의 경험이었지만 호텔이 주는 편안함이나 고급스러움과 사랑에 빠졌다. 글로벌 럭셔리 호텔, 포시즌스 호텔이 서울에 제대로 착륙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더욱 화려해지고, 더욱 글로벌해지고, 더욱 진화된 느낌이었다.
3 침대 위에서 경복궁을 감상할 수 있는 팰리스 뷰 룸. LUNCH IN RESTAURANT KIOKU 장진모 | ‘앤드 다이닝’ 셰프광화문을 자주 오갔음에도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위치를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레스토랑 ‘키오쿠’를 방문하기 위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방문해보니 더 이상 건물이 들어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광화문 사거리 바로 옆에 세계 최고의 럭셔리 호텔 체인이 근사하게 들어서 있었다. 키오쿠는 12층에 있다. 대부분의 호텔이 레스토랑을 아래층이나 꼭대기 층으로 배치하는 편이기 때문에 12층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키오쿠의 위치가 다소 어정쩡하다고 생각했다.키오쿠에 입성했다. 매우 인상적인 인테리어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키오쿠가 있는 12층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마치 옥상처럼 마음껏 채광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복층 형태로 되어있다(입구는 복층의 위층에 있다). 위쪽의 스시 바는 바대로 굉장히 프라이빗한 분위기이고, 아래쪽의 홀은 홀대로 굉장히 넓고 밝은 우드 톤의 인테리어였다. 일본의 좋은 가이세키 음식점들은 대부분 나무 건물에 일본 정원을 살려놓는데, 호텔 안에서도 충분히 그런 느낌을 낸 인상적인 실내였다. 여러 개의 룸 중 하나에서는 경복궁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이 감각적인 공간 구성은 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안드레푸의 솜씨라고 들었다. 안드레 푸는 11층의 차이니즈 레스토랑 ‘유 유안’의 인테리어도 담당했다. 개인적으로는 상하이에 위치한 동명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1920년대 상하이의 격동적인 화려함과 풍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 유 유안보다 조용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키오쿠가 좋았다.
4 45㎡ 면적의 디럭스룸은 서울시내 특급 호텔 중 가장 넓은 디럭스룸이다.
자리에 앉아 키오쿠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요리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스태프는 요즘 가이세키 요리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가이세키 요리의 경우 내가 방문한 점심 시간에는 달걀 두부 샐러드, 조개 수프, 모둠 생선회, 장어롤과 문어, 새우와 3종류의 채소, 일본식 케이크로 구성되는 ‘젠’과 게살 샐러드, 모둠 생선회, 구운 데리야키 대구, 니기리, 마키, 미소 장국, 모둠 과일로 구성되는 ‘타쿠미’ 등이 마련되어 있다. 젠을 주문했다. 처음으로 게살과 성게, 연두부로 만든 요리, 땅콩에 절인 나물에 연어알이 올라간 요리, 훈제한 오리 두 점, 블랙 올리브 등이 나왔다. 전체적인 균형이나 맛이 뛰어난 일식 가이세키의 시작과 매우 유사했지만, 일반적인 가이세키보다는 조금 모던한 느낌이었다. 이어 조개와 버섯이 더해진 맑은 어묵국, 모둠 생선회, 장어 요리가 차례로 나왔다. 생선회의 퀄리티가 매우 훌륭했다. 모둠 생선회는 그날 가장 신선한 생선회 다섯 종류를 손님에게 내는 식이었다. 내가 키오쿠를 방문한 날에는 특히 참치 뱃살이 좋았다. 장어와 장어와 함께 나온 문어의 조리 정도도 아주 적절했다. 새우와 호박, 아스파라거스 덴푸라 세 종류에 밥과 미소 장국이 제공되고 디저트로 마무리되었다.
6,7모던한 공간 구성과 제대로 된 스시, 가이세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식 레스토랑 ‘키오쿠’.
전통적인 가이세키 형태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플레이팅과 디시의 배치, 컴포넌트의 구성은 꽤 모던한 편이었다.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잘 맞는 음식 배치였다. 밥의 경우 서브될 때부터 가장자리의 겉면이 살짝 말라가기 시작해 약간 딱딱했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아마 내가 브레이크 타임과 멀지 않은 꽤나 늦은 시간에 점심 식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 밥이 나왔던 것 같은데, 사소한 실수였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외의 음식 구성이나 밸런스는 가이세키에 필요한 구성을 잘 유지했다. 한국에서 괜찮은 수준의 가이세키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드물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을 강조하리라고 생각한다. 스시나 이자카야 혹은 가정식 위주인 한국의 일식 시장에 모처럼 의미 있는 레스토랑이 생긴 것 같다. 코스 요리를 다 먹고 나니 셰프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식사를 마친 후 헤드 셰프인 사와다 카즈미와 잠깐 얘기를 나눴다. 완성도 높은 가이세키 요리를 만들어준 그는 가이세키의 본고장인 교토 출신이었다. 교토의 역사보전지구에서 전통적인 가이세키 요리로 명성을 얻은 요시자쿠라 마루야마 셰프 밑에서 10년간 배운 다음 교토의 ‘가포 요시야’를 거쳐 도쿄로 진출했다고 한다. 이후 도쿄의 ‘미노키치’, ‘야소지마’, ‘반레키 류코도’와 포시즌스 호텔 광저우의 ‘쿠모이’를 거쳐 키오쿠로 왔다. 2008년 반레키 류코도에서 헤드 셰프로 일하며 그곳을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으로 만든 그에게 음식 철학에 대해 물어보았다. “음식은 유행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워 보이는 것도 사실은 예전부터 이미 있던 것이죠. 진짜 재능은 그것을 어떻게 더 높은 단계로 향상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식이 정통적인 동시에 모던하고 완성도가 높은 이유는 바로 그의 음식 철학 때문이었다. 다음번에는 스시 바에 앉아 사와다 셰프가 쥐어주는 스시를 먹어볼 생각이다. 그와 더 얘기해보고 싶고 그의 음식을 더욱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또한, 낮에 채광이 좋고 실내가 밝기 때문에 넓어 보이는 홀에 앉아 맥주 한잔 마셔가며 식사를 즐기는 것도, 룸에 들어가 비즈니스 런치를 하는 것도, 스시 바에 앉아 셰프가 쥐어주는 오마카세를 먹는 것도 이곳에서는 매력적이다. 마치 하나의 레스토랑이 두세 개 정도로 나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매력을 모두 느끼려면 적어도 두 번은 더 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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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경 로피시엘옴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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