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신고 3년간 처리 안해 다시 협의이혼.. 감사원 적발 '늑장-황당 행정' 백태
[동아일보]
2012년 1월 울산 울주군 범서읍사무소에 이혼 신고를 한 A 씨. 2년 11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 이혼 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담당 공무원이 A 씨의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잘못된 서류가 접수됐고 이혼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
A 씨는 뒤늦게 이혼 신고를 수리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 하지만 범서읍사무소는 “협의이혼 의사 확인서의 효력은 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A 씨는 헤어진 배우자를 만나 다시 협의이혼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감사원은 “신고서 양식과 첨부 서류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이를 보완하도록 통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의 적극적인 민원 해결을 강조한 것이다.
감사원은 24일 소극적 업무 처리 등 민원사항 점검 및 직무 관련 취약 분야의 비리 점검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무원의 업무 늑장 처리, 무사안일한 태도 등으로 민원인이 애꿎은 피해를 본 사례에 집중했다. 도시계획사업 보상업무를 맡은 경북 의성군청 공무원 B 씨는 지난해 3월 도로 확장공사를 하면서 가설건축물 4곳에 대해 3억2900만 원을 보상해줬다. 임시 사용 목적으로 지어진 가설건축물은 보상 없이 자진 철거하도록 해야 하는데도 건축물 대장을 면밀히 점검하지 않아 보상 대상으로 공고한 것이다.
늑장 행정으로 손해를 보기도 했다. C 씨는 지난해 6월 경남 창녕군청에 단독주택 건축 신고를 냈다가 3억3400만 원을 날렸다. 담당 공무원이 ‘토사 유출 피해 방지 계획이 미흡하다’ ‘대책이 구체적이지 않다’ 등의 사유로 10개월이나 허가를 내주지 않아 설계 및 용역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횡령, 뇌물 수수 등 비리도 다수 적발됐다. 서울 은평구청의 D 씨는 지난해 한 업체와 제설장비 수리 계약을 맺은 뒤 오히려 수리비를 받아냈다. 자신이 직접 수리할 수 있다며 계약금액 630만 원 중에 300만 원을 따로 챙겼다. 도로유지관리 장비 수리 계약을 맺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감사원은 D 씨를 파면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인천 서구청의 E 씨는 업체와 후배 직원으로부터 수시로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가 적발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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