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H, 기준 규격 미달 불량 자재 사용 의혹

김민기 2015. 12. 21.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S 규격보다 두께가 얇은 철선을 사용
불량품 계속 투입…LH 관리·감독 소홀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KS규격에 맞지 않는 불량 철선을 사용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H는 이런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일부 현장을 중심으로 불량품을 납품한 특정 중소기업의 철선을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D하우징은 최근 KS규격에 미달하는 철선으로 데크플레이트를 제조해 조달청과 LH에 납품하는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

국민권익위는 이런 내용을 제보받은 후 지난 9월 7일 제1분과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항을 의결한 후 '공공기관 건설현장 불량자재 납품 의혹' 신고사항을 경찰청과 조달청에 넘겼다. 국토교통부와 LH에도 19일까지 부패 의혹 사실 조사를 한 후 보고토록 했다.

데크플레이트는 일반건물, 대형고층건물, 교량 등 시공 시 에이치 빔(H-BEAM) 위에 첫 번째로 설치되는 바닥 금속재료다. 데크플레이트를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부으면 건물의 바닥과 뼈대가 완성된다. 현재 상업용 건물의 90%에 데크플레이트가 사용되고 있다.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 등에 사용된다.

D하우징은 이 데크플레이트에 들어가는 철선을 KS규격인 13㎜보다 0.6㎜ 얇은 12.4~12.45㎜로 제조했다. 이 철선의 1m당 무게로 계산하면 KS 기준보다 41.9~138.4g 가볍다. KS 기준에는 1m당 1042g 정도 나가야 하나 D하우징은 1m당 950g 수준에 불과했다.

D하우징은 최근 5년간 조달청에 총 166건, 170억원 규모의 계약을 했다. 이 가운데 규격에 미달한 불량 자재는 총 122건으로 133억원 규모다. LH의 아파트뿐 아니라 조달청에서 발주한 공공건물 등에도 들어갔다.

뉴시스의 취재 결과 현재 불량 자재의 납품이 확인된 LH 현장은 LH 세종특별사업본부에서 담당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3-3M6BL(블록) 현장과 LH경기지역본부 오산사업단 담당의 오산세교 B6BL 현장 등이다.

이 현장은 국토부에서 불량자재에 대한 통보를 받은 후 공사를 중단하고 나머지 잔여 공사는 다른 업체에서 생산한 KS규격 자재로 교체하고 있다.

LH는 그동안 불량 자재를 납품한 데 대한 제재도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고 있다.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자재는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권익위 조사결과 D하우징은 지난해 이 철선을 1만4512톤 생산, 약 87억원 상당의 제품을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에 납품했다. 이중 KS규격에 미달하는 철선의 무게는 4.3%~12.6%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억7000만~10억9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히 부당 이익금을 편취한 것 이외에도 철선의 무게를 줄여 원가를 절감해 경쟁사와의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D하우징은 현재 시장 점유율 25~30%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최근 공사 현장 납품 수주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우위를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회사가 상장하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H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만간 국토교통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라며 "그전까지는 해당 사항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D하우징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불량 자재를 납품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우리도 조사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km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