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스토리] 30년 그의 이력 수식어는 '금융 파수꾼'..성인이 된 예금보험공사 개혁 이끄는 곽범국 사장

2015. 12. 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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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 範, 나라 國’ 이름따라 공직 입문
부실금융 뒷수습 보다 선제대응으로 위기 막아

내년 예금보험공사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한다. 사람으로 치면 20세 약관(弱冠).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치르고 난 후에야 명실상부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듯이 예보는 지난 19년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2011년) 등 굵직한 위기를 거치고 내년이면 성년에 접어든다. 

새롭게 도약하려는 중요한 시점에 예보를 인솔하는 이는 지난 5월 취임한 곽범국 사장이다.

지난 5월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곽범국 사장은 자신의 좌우명‘ 성실’을 조직에 그대로 녹여내며 내년이면 창립 20년을 맞이하는 예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예보와의 남다른 인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소명의식이 크다는 그는‘ 선제적대응‘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1996년 당시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실 국민저축과 주무서기관으로 예보 설립에 직접 관여했다. 예보 탄생을 직접 지켜봤음에도 본인이 이곳에서 일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곽 사장. 예보는 그에게 ‘기대하지 않은 선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열정을 쏟고 싶고, 더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예보가 더욱 활기차고 분주해졌다는 평이 들린다. 예보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만들고 있는 곽 사장을 지난 1일 서울 청계천변 예보 본사에서 만났다. 

▶공직생활 30년…숙부 때문에 공직 입문=곽범국 사장의 이름에 쓰인 한자는 모범 범(範), 나라 국(國)이다. 이름따라 간다는 말이 있듯이 그는 지난 30년간 공직과 연을 맺었다.

“대학 입시 열흘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고교 때 이과였는데 대학에 낙방하자 숙부께서 학원비를 대줄테니 문과로 전환하라고 하셨죠. 당시 도청 공무원으로 계셨던 숙부는 집안에 한 명이라도 공직자가 나오길 바라며 저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곽 사장은 이렇게 해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게 됐다. 1984년 제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이후 그의 주요 이력은 한국 금융사와 직결된다.

중요한 금융 이슈를 직접 대면했던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IMF 위기 직전인 1996년 금융개혁법 입법이 무산된 것이라고 한다. 당시 노동법 개정과 한국은행법 개정 등 한국 시장의 유연성과 개방성을 보여주려고 금융개혁법 입법을 시도했지만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해 무산됐다.

곽 사장은 “국가가 풍전등화인데 정치적 입장만 내세우는 모습을 보고 비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또 하나는 그가 잠시 금융계를 떠나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 식품유통정책관으로 일했을 때다. “당시 한식 세계화가 주요 미션이었는데 한국을 알리고 국제사회에서 공감대를 알리는 데 음식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이런 일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너무 단기적으로 공과를 평가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예보와의 인연…성장에 대한 소명의식 더=예보와의 인연은 1996년 그가 금융정책실 국민저축과 주무서기관으로 예보 설립 작업에 직접 관여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곽 사장은 “나간 사람도 많긴 하지만 당시 같이 일했던 분들과 지금 같이 일한다”며 “아는 사람이 있는 조직에 기관장으로 왔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후 2004년에도 공적자금위원회 사무국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공적자금 지원· 회수 및 상환 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취임한 후 예보가 달라졌다는 평가에 대해 “예보와 남다른 인연 때문인지 조직에 대한 소명의식이 크다”면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인력들인데 한 일에 비해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직원들을 다그치게 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곽 사장은 “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들이 모르면 아무 의미가 없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하는 일을 많이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보를 잘한 우수 부서에 대해 간부회의 때마다 시상을 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그는 “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한 목표 설정을 분명히 했고 조직 진단과 개편의 틀이 어느정도 잡혔다. 이제는 비전과 미래전략 어젠다를 싣고 갈 배의 역할을 조직이 해줘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초창기보다 오히려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5월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곽범국 사장은 자신의 좌우명 ‘성실’을 조직에 그대로 녹여내며 내년이면 창립 20년을 맞이하는 예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예보본사에서 초록색 타원과 파란색 띠로 구성된 심벌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그가 취임 때 내세운 비전은 ‘선제적 대응’이다. 부실 정리나 파산 금융사의 뒷수습도 중요하지만 위기가 오기에 앞서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직제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곽 사장은 “이름만으로는 업무 구분이 어려운 조사 1국 2국 같은 명칭을 외부에서 볼 때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도록 쉽게 바꿀 것”이라며 새로운 명칭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5000만원까지 예금 지급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인지를 국민들이 알기 쉽게 통장에 표시한다던지 홈페이지에서 상품 옆에 표식을 해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매각 이슈…조기 민영화에 최선=최근 우리은행 매각이 전국민적 관심이 되면서 지분 51%를 보유한 예보도 덩달아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예보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 투입 금융사 관리를 위해 우리은행과 맺었던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의 수준을 대폭 완화했다. 곽 사장은 “경영자율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올리는 차원이며 정부의 조속한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각이라는 게 하려는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시장 상황을 잘 읽어야 하고 시장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면서 “그래도 매각가격까지 언급될 정도로 과거보다 여건이 나아지는 등 매각을 받아들이는 인식이 호의적으로 변했다”며 낙관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회수 극대화’와 ‘조기 민영화’를 서로 대척점으로 보는데는 강한 부정의 뜻을 내비쳤다. 값은 주어진 여건에서 고려하는 것이 최선인데 두 가지 이슈가 전혀 조합할 수 없는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곽 사장은 “우리은행 MOU를 개선했고 경영정상화도 이미 지났으니 이제는 주가를 관리해야 한다는데 해당 기관장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국민에게 부담이 안가게 조기에 민영화 한다는데 전혀 이견이 없다면서 현 정권 내에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국제 사회로 나가는 한국 예보=예보는 지난 10월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 연차 총회에서 올해의 예금보험기구상을 수상했고, 곽 사장은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경사가 겹친 셈이다.

특히 예보는 내년 IADI 연차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 곽 사장은 “글로벌 행사를 주관함으로서 예보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짬을 내 영어 공부에 매진 중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서 더이상 할 게 없다고 할 때까지 한다”는 그의 좌우명 ‘성실’이 오버랩 된다.

☞1996년 6월1일 설립된 예금보험공사는 금융기관이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의 지급을 보장함으로써 예금자를 보호하고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주요기능인 예금보험제도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보험료를 납부받아 예금보험기금을 조성해뒀다가 금융기관의 경영이 부실하거나 파산해 고객들의 예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면 예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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