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가 책에게 바치는 사랑고백..신간 '읽기'

'보다'·'말하다'에 이은 산문 삼부작의 완결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직접 경험하거나, 모든 것을 사실적으로 기술한 이론서나 설명서를 읽고 이해하는 세상은 정말 작은 부분입니다. 지와 무지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우리는 라만차라는 시골 동네의 돈키호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63쪽)
소설가 김영하가 '보다', '말하다'에 이어 '읽다'를 펴냈다. 이로써 김영하의 산문 삼부작이 모두 완결됐다.
'읽다'는 그가 오랫동안 읽어온 작품들과 그의 독서경험에 대한 이야기다.
김영하는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어온 책들, 특히 나를 작가로 만든 문학작품들에 바치는 사랑 고백이다"라고 말한다.
문학을 '제2의 자연'이라 부르는 그는 '읽다'에서 우리가 왜 문학을 읽고, 작품을 읽을 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자신의 스타일로 유려하게 풀어낸다. 책은 고대그리스부터 현대 미드(미국 드라마)까지 종횡무진하며 문학을 탐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6회에 걸친 문학경연이 열리기 했다.
무모함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돈키호테. 그러나 돈키호테는 기사소설을 모조리 읽고 나서 현실로 착각했던 '책에 미친 자'였다.
마담 보봐리의 주인공 에마 보봐리는 어떤가. 그 역시 로맨스 소설에 푹 빠져 소설처럼 달콤하면서 치명적인 연애를 꿈꾸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김영하는 이들을 마블코믹스에 빠져 있던 미드 '빅뱅이론'의 주인공들과 연결하며 책들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유쾌하게 그려낸다.
그는 우리의 내면은 '크레페케이크'에 비유한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 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고 쌓인다. 그리고 정신적 세계가 형성된다. 결국 읽은 책이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고, 인간이 바로 이야기가 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 (중략) 인간이라는 이야기가 책이라는 작은 틈을 통해 아주 잠깐 자신의 둘러싼 거대한 세계와 영겁의 시간에 접속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바로 이야기이고, 이야기가 바로 우주입니다. 이야기의 세계는 끝이 없이 무한하니까요." (69쪽)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라는 부제가 붙었다.
문학동네. 220쪽. 1만2천원.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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