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고등학교

박세령 기자 2015. 11. 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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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 '뚜렷한' 학생들이 모인 곳
취업박람회

‘5개 학과 콜라보레이션 패션쇼’가 개최되는 고등학교는 어딜까. 대학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 행사가 열리는 학교는 바로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디자인고등학교’다.
서울디자인고등학교(서디고)에는 현재 ‘패션액세서리디자인과’, ‘건축디자인과’, ‘시각디자인과’, ‘패션디자인과’ ‘영상디자인과’ 등 5개 학과가 있다. 여기에 내년(2016년)에는 ‘푸드스타일디자인과’가 신설될 예정이다.

유능한 패션액세서리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패션액세서리디자인과’에서는 2D 및 3D 그래픽을 활용한 단계별 학습이 진행된다. ‘건축디자인과’는 건축 설계 및 실내 인테리어, 가구디자인 분야에 종사할 전문인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시각디자인과’에 들어가면 시각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시각정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다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은 의상디자인 분야에서 요구되는 미적 감각과 의류제작 기능을 갖추게 된다.

패션쇼

5단계 취업 프로그램 운영

서울디자인고등학교는 ‘SEODI 5단계’라는 단계별(학년별)취업 프로그램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SEODI는 Start(시작), Experience(경험), Observer(탐색), Decision(결정), Infinity(무한대)의 각 첫 알파벳을 따온 것. 이 취업 프로그램은 5개 영어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직업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경험을 통해 스스로 만족도 높은 직업을 결정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SEODI 5단계’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을까. 우선 서디고는 갓 입학한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꿈 자랑 대회’를 진행한다. 이 대회는 학생들이 직업 및 진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롤 모델과의 만남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설정,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이 준비돼 있다.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는 ‘행복잡자 서류캠프’와 ‘취업상식 퀴즈대회’가 있다. ‘행복잡자 서류캠프’는 교사 1명과 학생 5명으로 구성된 한 팀이 취업진로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고 맞춤형 멘토링을 실시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등 취업을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취업상식 퀴즈대회’는 이름 그대로 취업에 필요한 상식과 관련된 퀴즈대회다.  이 대회는 학생들이 취업에 관한 지식을 늘리고 취업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졸업을 앞둔 3학년에게는 보다 실질적인 취업 프로그램인 ‘직장예절 및 조직적응교육’, ‘면접, 한번 붙자 대회’, ‘교내 취업 박람회’, ‘산학협력 취업 맞춤반’이 준비돼 있다. 우선 ‘직장예절 및 조직적응교육’은 기초 예절 상식과 함께 특히 직장에서 필요한 직장 예절 및 규율을 활동형 수업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미래의 자신의 모습과 비전, 계획을 세우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을 돕는다. 

또 학생들은 ‘면접, 한번 붙자 대회’를 통해 취업 면접을 대비하는데 면접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설정하거나 면접을 미리 연습해 볼 수 있다. 아울러 학교 측은 ‘교내 취업 박람회’를 개최해 학과별 졸업작품전시회 기간에 맞춰 채용계획이 있는 우수기업을 초청, 학생들의 역량을 홍보하고 현장면접의 기회를 제공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뿐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산학협력 취업 맞춤반’도 준비돼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위해 파견 나가기 전 사전 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산학협력 취업맞춤반

학생 참여형 인성교육

서울디자인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취업 프로그램뿐 아니라 인성교육에 있어서도 단계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계별로 실시되는 창의인성 공모전 및 캠페인 1단계는 매년 봄 1학기를 맞은 학생들이 학급 자치회의 시간을 활용해 언어예절과 관련된 안건을 토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때 학생들은 학교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할 언어에 대해 조사하고, 학급별 바른 언어예절 규칙을 정하게 된다.

1단계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언어예절을 점검, 반성하고 바른 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갖는다. 특히 비속어의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학생들의 경우 이 과정을 계기로 잘못된 언어 습관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또 학교 측은 이 단계에서 서약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에 책임질 수 있도록 돕는다.

2단계에서는 교내 창의인성 공모전이 실시된다. 매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공모전의 주제는 ‘바른 언어 사용과 예절’, ‘질서 지키기’, ‘환경보호’, 그리고 ‘좋은 학교 문화 만들기’다. 학생들은 1인 1표어 만들기, 포스터, 만화, UCC 분야를 통해 공모전에 참여한다. 이 공모전은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의 질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교내 창의인성 공모전 표어 부문에서는 ‘인격의 완성은 언어 예절’이란 문구를 제출한 학생이 1등을 차지했다. 이밖의 표어 우수작에는 ‘인사는 새싹을 돋우고, 칭찬은 꽃을 피운다’, ‘차별, 스스로를 가두는 울타리’, ‘주워 담지 않아도 되는 말이 칭찬입니다’, ‘쏟은 물은 닦을 수 있지만 쏟은 말은 닦지 못한다’, ‘칭찬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다’ 등의 문구가 뽑혔다.

이어지는 3단계에서는 앞서 진행된 창의인성 공모전에서 나온 결과를 전시하거나 상영회(상영제)를 연다. 표어와 포스터, 만화 공모전의 우수작은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학교 중앙 현관에서 전시된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교에 방문하는 학부모 및 외부인들도 함께 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상영회에서는 본선에 진출한 UCC 우수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영상을 감상하며 다시 한번 바른 언어와 행동으로 좋은 학교 만들기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표어 우수작들은 각 부서 문 앞과 학교 곳곳에 계속 배치해 연간 캠페인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4단계에서는 창의인성 캠페인이 실시된다. 공모전 우수작 전시회와 함께 학생회 및 각 학급 정부회장을 중심으로 정문 앞에서 학생들 등교 시간에 맞춰 구호를 외치며 캠페인 활동을 진행한다. 정문 입구 현수막에도 표어 대상작을 게시하고 피켓과 어깨띠에도 표어 우수작을 활용한다.

학교 측은 “언어문화 및 행동개선을 위한 모든 행사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가며 생각해보고, 체험해보고, 실천하는 활동을 통해 바른 인성 함양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학생 중심의 실천적 인성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소질 계발에도 도움을 주고 바른 언어문화를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해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부로는 승부를 못볼 걸 알았던 조00씨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면 공부로는 승부를 못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원래 미술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서울디자인고등학교에 오게 됐어요 “

올해 영상 및 음향 주변기기 제품디자인 회사인 ‘크라이저’에 입사한 조00씨. 그는 서디고 입학 전에는 시각디자인과 또는 패션디자인과로의 진학을 희망했지만 성적으로 인해 취업자 특별 전형으로 조명예술디자인과로 입학했다.

처음부터 원했던 과가 아니었음에도 그는 “시각과도, 패션과도 안가고 조명예술디자인과에 온 것을 후회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후회가 남지 않았다는 그의 학교 생활은 어땠을까.

“비록 지금 조명디자인을 하지는 않지만, 고등학교에서 많은 디자인을 배웠어요. 선생님들께서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공모전에도 출전할 수 있었고요. 특히 저는 다양한 재료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던 실습시간 덕분에 ‘디자이너’라는 꿈을 갖게 됐어요”

조씨는 중학교 재학 당시를 떠올리며 자신이 ‘놀기만 하고, 행동보다 말이 앞섰던 애’라고 표현했다. 그랬던 그가 고교 진학 후 꿈도 찾고, 좋아하는 일과 적성도 찾은 것. “가끔 포기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계속 격려해주시고 항상 같이 고민해주시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덕분에 끈기있게 계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정말’ 공부를 한 적이 없다는 그. “벼락치기는 해봤지만 제대로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물론 색채관리, 디자인 일반, 기초 제도, 제품디자인, 미술 등 제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시험 공부는 열심히 했어요.

그는 스스로 좋아하거나 흥미를 느끼는 일은 그 누구보다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그런 점이 스스로에게 ‘플러스’가 됐던 것 같다고.  “싫은 것, 좋은 것 없이 어중간하게 하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요”

공부를 안했다는 고백에 이어 그는 “저는 자격증도  없어요”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 워낙 놀았기 때문.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었던 상태에서 걱정만 하고, 말도 안 되는 허황된 꿈만 갖고 있었다는 조씨. 3학년이 돼 현실을 본 그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등에 불이 붙어 5개월간 열심히 컴퓨터운용기능사 자격증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공모전을 나갈 때는 상을 수상해야겠다는 욕심보다는 친구들과 선생님과 즐겁게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편한 마음으로 임했어요. 그러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열중했어요”

그는 중학교 때부터 조금씩 그려온 그림들과 서디고에서 만든 작업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그렇게 준비한 그는 서류 접수 후 면접보러 오라는 연락이 온 회사는 다 찾아다녔다.  조씨는 취업을 희망하는 곳이 아니어도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모두 경험이겠지’하는 마음으로 면접을 다녔다.

그런 와중에도 그에게 있었던 확고한 신념 한가지. 바로 ‘돈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취업하려고 한 것. “좋아하는 일은 오래 즐기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저에게 맞는 직장을 찾게 됐고 1차 서류전형, 2차 직무분야 전공시험, 3차 임원면접을 거쳐 ‘크라이저’라는 제품디자인 회사에 입사하게 됐어요”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는 적극적인 태도와 열정이 ‘회사에 입사하게끔 도와주는 원동력’이었다고 밝힌 조씨. 그는 현재 회사에서 스스로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하고 싶은 분야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즐겁고 재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진학을 생각했었지만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취업을 먼저 하게 된 게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라는 조씨는 오늘도 ‘하고 싶은 일’을 하러 출근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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