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스포츠]2조5000억원 스크린골프 시장, 골프존 '아성' 흔들리나

박유연 기자 2015. 11. 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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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골프 성수기가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추워지면 필드에 직접 나가기 어려워진 골퍼뿐 아니라 축구·야구·캠핑 등 다른 야외 활동을 즐기던 레저 인구까지 스크린 골프장으로 합세하는 경우가 많다.

◇스윙분석기에서 시작, 2조5000억원 시장으로

스크린 골프는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시작됐다. 지금처럼 ‘게임’ 형식이 아닌 선수들의 스윙 분석과 레슨을 위한 골프 시뮬레이터 용도로 개발됐다. 실내 연습장에선 타격 후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알 수 없는데, 공의 비행 궤도를 알아볼 수 있는 장비가 등장한 것이다.

국내에서 지금 방식의 스크린 골프가 등장한 것은 2000년 이후다. 실제 골프장과의 계약 등을 통해 화면을 구현하고 게임 방식을 접목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스크린 골프 업계 관계자는 “실외 골프 연습장에서 대기하는 이용객들을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1~2대 설치해 보니 호응이 좋아 사업 모델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 끝에 작년 기준 전국적으로 6000여개 매장에 2조5000억원 시장으로 거듭났다. 현재 스크린 골프 업계의 ‘제왕’은 골프존이다. 전국적으로 4000개에 달하는 매장이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783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골프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치킨집보다 골프존이 더 많이 보인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골프존 추격하는 후발 업체 3사

후발업체 입장에서 골프존은 넘어서기 어려운 장벽처럼 느껴지지만, 영원한 아성은 없다. 최근 몇 년 새 후발업체들이 세를 많이 불렸다. 그러면서 2012년 90%를 넘었던 골프존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0% 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76% 정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티업비전’, ‘지스윙’, ‘SG골프’ 등 3개 업체가 주목할 만한 후발주자로 골프존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TV광고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다. 매장 수를 보면 티업비전 309개, 지스윙 265개, SG골프 212개로 합쳐도 100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색다른 서비스와 기술력으로 골프존과의 차이를 조금씩 극복해 가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 3개 업체는 큰 차이가 없다. 각 업체는 1초에 약 2300장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로 타격 순간의 골프공을 촬영해 순간적으로 공의 회전량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공의 비거리, 방향 등을 정확히 측정해 사용자가 공을 때리는 대로 정확한 궤도를 구현한다. 3D 그래픽 기술로 실제 골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능력도 비슷하다. 업체마다 이용자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아이디어와 서비스에서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반자 샷 되돌리고, 스윙 입체분석 등 기능 다양해져

티업비전이 내세우는 강점은 ‘게임의 재미’다. 인기를 끄는 아이템은 총 4가지다. 우선 동반자의 샷을 취소시킬 수 있는 ‘원위치’ 기능이 있다. 상대가 훌륭한 샷을 했을 때 이를 취소하고 다시 치도록 함으로써 실수를 유도하는 것이다. 또 파3 홀 전용 아이템인 ‘인생 한방’ 이 있다. 이는 온그린 여부로 승부를 내는 것이다. 홀컵과의 거리에 상관없이 온그린에 성공하면 무조건 버디가 되고, 실패하면 더블파로 기록되는 것이다. 스코어에 뒤지는 사용자가 역전을 노릴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밖에 퍼팅 직전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상대방에게 불리하도록 홀컵을 이동시킬 수 있는 ‘홀컵이동’, 홀컵 근처에 소용돌이가 생겨 공을 홀 컵 안으로 당겨주는 ‘블랙홀’ 아이템도 있다. 이런 아이템들은 게임 중간 랜덤으로 지급되며 원하는 순간 이용해 게임에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지스윙은 위와 정면에서 촬영한 이용자의 스윙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기능을 강조한다. 이런 듀얼 화면을 통해 본인 스윙 폼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고 스윙 궤도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해볼 수 있다. 또 지스윙에선 본인의 비거리와 공 스핀양에 따라 맞춤형 공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필드에서 본인 스타일에 맞는 공을 선택하듯 스크린 골프에서도 자신에 맞는 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밖에 터치스크린 방식의 게임 설정 조작도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SG골프에선 지문인식 로그인을 할 수 있다. 본인 누적 스코어 기록 등을 관리하기 위해 로그인하는 이용자들이 많은데 SG골프는 지문인식 시스템이 있어서 아이디 입력 등 절차 없이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다. 연습 기능도 특징이다. 드라이빙 레인지 기능만 있는 다른 스크린 골프장과 달리 티샷, 벙커샷, 어프로치샷, 퍼팅 등 다양한 연습모드를 선택해 연습할 수 있다. 또 티샷을 하기 전 한눈에 코스를 읽을 수 있는 미니맵 기능, 바람·OB 지역 등 정보를 음성과 이미지로 알려주는 캐디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자세를 망칠 수 있다는 등 이유로 스크린 골프를 꺼리는 골퍼들이 아직 많다. 하지만 갈수록 향상되는 기술력은 골프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스크린 골프 업계 관계자는 “연간 방문자 수가 40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다양한 기술 개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어 시장이 계속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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