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 가뭄 지속 관광객 유치 '차질'
(태안·보령=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가뭄 탓인지, 단풍철이라서 그런지 요즘 손님이 거의 없어요. 앞으로 물도 잘 안 나오면 손님받기가 더 어려워질텐데 걱정입니다."
충남 서해안의 가뭄과 제한급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태안군 만리포에서 펜션을 겸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4·여)씨는 요즘 주변 상인들이 모이면 이렇게 걱정하며 다들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직은 물을 절약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뿐 피부로 와 닿는 불편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평소 어쩌다 정전이 되거나 단수가 돼 화장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펜션 손님들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냐. 머 이런 데가 다 있느냐'고 불평하는데,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아예 손님받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태안과 맞붙은 인근 서산시나 홍성, 보령 등 충남 서해안권의 관광지를 보유한 지자체들은 이 때문에 속병을 앓고 있다.
관광 수입의 비중이 큰 지자체 입장에서 평소라면 서울 등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각종 홍보매체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아야 하지만, 물 절약이 절박한 현실에서 관광객이 몰리면 아무래도 물 소비량이 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광홍보마저 주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해도 물이 부족해 위생문제 등 불편사항이 속출하면 지역 이미지만 나빠질 우려도 있다.
태안군의 한 관계자는 "군수가 직접 방송에 출연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 왔지만, 요즘 같아서는 그럴 수도 없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주요 관광지와 축제장에 대해 가뭄극복 동참과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도는 관광지 대체수원 개발과 절수기 등 시설물 보급, 리조트 절수용 기기 설치와 온천수 재이용시설 운영, 물 절약 운동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줄어든 관광객이 아직 사고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관광객이 더 줄면 상인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어 지자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조모(63)씨는 "젊은 층이 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가뭄 등이 겹쳐 손님이 작년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보령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천해수욕장에서 객실 15개의 펜션을 운영하는 진모(41·여)씨는 "아직은 주말이면 손님이 거의 차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손님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처 강이나 저수지에 가보면 물이 정말 없다"며 "요식·숙박업주들과 주민들 사이에 가뭄에 대한 위기 의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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