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심리학으로 살펴본 직장과 직장인

2015. 11. 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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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식씨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 펴내

유정식씨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 펴내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직장인들은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출근길에 오른다. 그리고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뒤 저녁에 지친 심신을 추스리며 귀가한다. 물론 야근이나 숙직, 주말근무도 그때그때 감당해야 할 몫이다.

경영 컨설턴트인 유정식 씨는 저서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를 펴내 직장이라는 조직의 운영원리와 현실을 파헤친다. 그는 조직의 심리를 이해하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면서 이에 대한 차가운 인식없이 조직에 휘둘리고 성과와 보상에 얽매이는 직장과 직장인의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저자는 조직 심리와 직장 운영 원리를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모르는 이유 중 하나가 기업 경영을 '경영자의 예술'로만 여기기 때문이라고 본다. 경영자는 자기 원칙대로 밀고가는 것을 위대한 경영자의 참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직장인들은 경영의 본령을 알게 해주는 학문적 증거와 자료의 존재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경영 담론들이 경영 현장에서 동어반복되면서 직장인들에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경쟁을 미화하고, 평가와 금전적 보상효과를 과신하며, 직원들을 '어린아이'처럼 간주하는 경영기법들이 엄청난 텃세를 부리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인간의 심리에 대한 관심, 특히 조직 심리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점도 꼽는다. 성과주의에 휘둘리고 승진과 보상에 얽매이다 보니 당장 성과로 이어질 만한 교육에만 집중하느라 직원들의 심리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조직이 사람을 떠나서는 절대 존재할 수 없으며 인간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성과 창출의 방정식을 풀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성과가 직원 개개인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시스템'에서 창출되는데 여기서 시스템이란 직원과 직원 사이, 리더와 직원 사이, 부서와 부서 사이의 관계와 상호작용 그리고 심리를 의미한다"고 부연한다. 조직은 심리로 운용되며 심리가 곧 성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상사가 직원을 혼낼 때도 '인간은 평판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며 "다른 직원들 앞에서 절대로 혼내지 말고 조용한 장소에서 단둘이 만나 얘기하라"고 조언한다. 과거에 사람들 앞에서 망신 주듯 직원을 혼낸 적이 있다면 조용히 그를 불러 사과하라는 것.

리더가 팀 전체를 강압적이고 모욕적인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경우에도 '조직 내에서 느끼는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자주 하고 비난을 즐겨하는 리더는 팀의 분위기를 흐릴 뿐 아니라 직원 전체의 자존감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근묵자흑(近墨者黑)의 원리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실권을 쥐고 있는 사람, 회의를 주도하는 사람이 드러내는 언행 스타일이 조직 전체로 급속히 퍼지는 '정서적 전염' 현상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는 것. 상사가 폭군 스타일이고 다혈질이면 직원들도 남에게 화를 잘 내고, 상사가 온화한 덕장이라면 직원들 역시 그런 특성을 닮는다.

권력과 도덕적 정체성, 사익 추구 경향 사이의 상호작용도 언급한다. 도덕적 정체성이 높은 이는 권력과 사익 추구의 행동 사이에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반면에 도덕적 정체성이 낮은 이는 양(+)의 상관관계가 뚜렷하다는 것. 다시 말해 도덕적 정체성이 높은 권력자는 공익을 증진시키지만 그 정체성이 낮은 권력자는 사익에 몰두하다 못해 공익을 해치고 만다.

권력자의 속성 중 하나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데 더 엄격하기 때문에 심한 벌을 주려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타인의 별것 아닌 행동에도 자신만의 도덕적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며 필요 이상의 과잉 반응을 보인다는 것. 이를테면 '권력 강화 → 도덕적 명확성 강화 → 처벌 수준 강화'라는 인과관계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타인의 입장과 생각을 공감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자기중심적인 방향으로 사고가 경도되며, 결국 타인을 비인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 무능한 리더는 직원들을 가혹하게 대하고 동기부여는커녕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꺾어놓는다. 저자는 리더의 첫 번째 중요자질로 '공감'을 꼽고 "리더의 자리가 그만큼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을 공감하기 어렵게 만드므로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선 자신의 말과 행동을 매번 돌아볼 수 있도록 겸허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와 함께 '무능함'과 '공격성' 사이의 상관관계도 살핀다. '조직 구성원은 조직의 위계 구조 속에서 자신의 무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까지 승진한다'는 '피터의 법칙'을 들면서다. 자신의 무능함을 방어하려는 의지가 상대에 대한 공격성으로 표출되는데, 이처럼 무능한 사람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그 사람 자체의 무능함뿐 아니라 직원들의 동기 저하로 인해 조직 전체가 여러모로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외향적인 사람일수록 영업을 잘할 것이라는 예단과 선입견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단다. 외향성이 어느 정도까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성과에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 고객보다 자신의 관점에 더 비중을 두게 돼 고객에게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모두 지닌 양향적인 사람이 적절한 수준으로 적극적이고 자기주장을 펼치면서 동시에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의적절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성과가 더 높다는 것.

알에이치코리아. 376쪽. 1만6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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