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단풍에 물들고.. 습지 수채화에 취하다

2015. 10. 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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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다른 명소들
480여 종의 단풍나무들이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연출하는 곤지암 화담숲.
경기도 광주는 수도권 시민들의 상수원으로서 개발이 제한된 곳이다 보니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다. 남한산성 일대 등 지역의 70%가 산지로 계곡과 세천이 많고 팔당호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팔당호 주변의 경안천습지생태공원과 화담숲에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이들이 몰린다. 사람얼굴박물관, 경기도자박물관은 가족단위 나들이로 적합한 장소다.
팔당호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팔당호 일대 전경.
남한산성과 함께 대표적인 명소인 팔당호는 북한강과 남한강, 경안천의 세 물길이 모이는 지점에 팔당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총 면적 2만3300㎢, 둘레 77㎞, 저수용량 2억4400만t의 규모를 자랑한다. 처음에는 수력발전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용도로 지어졌지만, 지금은 수도권 주민들이 매일 마시고 사용하는 물을 제공하는 상수원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팔당호에는 다양한 종의 물고기와 플랑크톤이 서식하고 수상식물이 분포한다. 겨울이면 40여 종의 철새들이 날아들어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팔당이라는 이름이 생기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팔당호 근처 남양주시 조안면에 예봉산이 있는데 옛날에 여덟 명의 선녀가 예봉산의 수려한 경치에 반해 여덟 채의 집을 짓고 살아 ‘팔당(八堂)’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예봉산 계곡의 물살이 거세 계속 사고가 나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당집 여덟 채를 지어 ‘팔당’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퇴촌면과 남종면 일대 팔당호 주변도로는 호수를 휘돌아 조성돼 수려한 풍광과 드넓은 호수를 볼 수 있어 최적의 드라이브로 코스로 꼽힌다.

각종 수생식물과 철새, 텃새가 서식해 자연학습장 역할을 하는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경안천 생태습지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경안천 생태습지공원은 1973년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일대 농지와 저지대가 물에 잠긴 이후 자연적으로 습지로 변한 독특한 곳이다. 이곳은 경안천을 통해 팔당호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수변식물을 통해 수질을 개선해 동식물들에게 깨끗한 생육지를 제공한다. 2km에 이르는 산책로에는 소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 감나무, 왕버들, 선버들 등이 우거져 있고 연 밭 위를 지나는 목재 데크, 갈대와 부들 군락, 철새조망대 등이 설치돼 있다. 탐방로를 비롯해 어류서식처, 조류관찰대 등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이다. 등산로 중간에는 갈대 습지의 수질정화 원리를 비롯해 경안천에 사는 새와 곤충, 자생식물 등에 관한 자료를 배치해 자연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같은 단풍철 인기장소는 곤지암 화담숲이다. 큰 일교차와 해발 500m 기슭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곤지암 화담숲은 다른 수목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운 단풍으로 방문객이 몰린다. 곤지암 화담숲은 LG상록재단이 사회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 운영하는 생태수목원이다. 1만355㎡(약 41만평)에 4300여 종의 국내 자생식물과 도입식물로 조성된 17개 테마원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단풍나무 품종을 보유한 단풍나무원을 비롯해 산책길 주변의 억새, 야생화가 가을의 삼중주가 돼 고혹스러운 가을 분위기를 연출한다. 단풍나무원에는 빛깔이 고운 내장단풍을 비롯해 당단풍, 신나무, 고로쇠, 복자기나무,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등 480여 종의 단풍들이 붉고 노랗게 군락을 이뤄 알록달록 물결을 이루며 가을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유 식물로 내장산에만 자생하며 잎이 작고 얇아 더 붉게 물드는 내장단풍은 단풍나무원을 비롯해 곤지암 화담숲 산책길을 따라 특유의 고운 자태를 보여준다.

곤지암 화담숲은 ‘곤충생태관’을 새로 단장했다. ‘화담숲 곤충생태관'은 화담숲 내 유리온실과 야외 정원에 꾸민 생태전시관으로 어린이들이 곤충의 생태환경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자연학습의 장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의 살아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고 넓적사슴벌레, 애사슴벌레, 왕사슴벌레 등 이름마다 재미있는 생김새를 뽐내는 토종 사슴벌레를 비교해볼 수 있다. 애벌레 터치풀에서는 장수풍뎅이 유충을 직접 만져보며 곤충의 성장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 화담숲에서는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는 동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호수에선 원앙 가족이 호수 위를 호젓하게 노닐고, 도토리를 찾아 숲 속을 깡충깡충 뛰어가는 다람쥐, 옹기종기 모여 체온을 나누는 고슴도치 가족 등도 만나볼 수 있다. 11월 말까지 개장한다. 

사람얼굴박물관도 가볼 만하다. 연극 연출가 김정옥 대표가 지난 40여년간 수집해온 우리의 선조들이 만든 석인, 목각인형, 도자기 등과 우리나라 및 세계 여러 나라의 인형 등 다양한 얼굴조각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사람얼굴박물관 전시 작품.
경기도자박물관은 조선 5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순백자, 청화백자, 분청사기 등 조선시대 관요에서 생산된 전통 도자기와 그 전통을 계승하는 현재 작가들의 작품 등을 상설 전시하는 곳이다. 전통 도자 문화와 역사를 조명하는 기획 전시, 특별 전시를 통해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도자 전통을 느끼게 해준다. 광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를 판매하는 도자 쇼핑몰이 있어 현장 구입이 가능하다.

광주=글·사진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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