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나의 지원동기냐, 타인의 선호에 따르느냐?

조선에듀 2015. 10. 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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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자기소개서 첨삭 방식이 인터뷰를 통해, 먼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방식이다. 덕분에 참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게 되곤 한다. 그런데 이런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제 진짜 동기를 말할까요? 아니면, 맞춰서 좀 생각해 놓은 걸로 말할까요?”라는 질문이다. 아무래도 인터뷰 시작과 함께 하는 질문이 ‘지원동기’이다 보니, 가장 많이 듣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 지원동기가 핵심적인 질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편히 전부 다 말하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여기서 참 많은 딜레마가 생긴다. 우리 중 꽤 많은 사람들의 지원동기는 거의 다 비슷하다. 아니면, 굉장히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좋은 대학교에 좋은 학과에 들어가서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살고’싶은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이런 현실적인 자신의 욕망을 가감 없이 기술하자니, 거슬린다. 당연히 사람을 뽑는 입장에서 싫어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이상적으로 꾸민 이야기를 쓰자니, 이 또한 양심에 걸린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아닌 것 같다. 대체 선택해야 하는 길이란 무엇일까?

솔직하게 쓰는 게 좋다고는 하지만, 지원동기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이럴 땐, 솔직함보다는 약간은 이상적인 말을 찾아보라고는 한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꿈과 희망, 미래를 위한다는 메시지를 넣어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 예를 들어, 최근에 만났던 한 학생은 정말 지원동기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집요하게 나눴다. “원래 되고 싶었던 것이 그럼 무엇인가?”, “왜 그러게 되고 싶었나?”라는 측면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끝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가?’라는 대답이 나왔다. 그래서 결국 근원적인 질문의 대답이 동기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가이드를 주었다. 정말 제대로 된 지원동기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왜 원래하고 싶었던 일이라는 것까지도 왜 그런 생각을 했었던지 돌이켜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함과 너무 동떨어진 가식적인 이야기는 피하라고 하고 싶다. 약학대학 준비생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지역 약사보다는 학문적 연구를 하는 ‘연구약사’를 좋아하니, 그렇게 써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정해준 바는 없다. 그런데 편견으로 학교에서 좋아하는 방식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억지로 꿰어 맞춘 동기가 어색하다. 자신은 실제로는 안정적이고, 전문적이기 때문에 시작했던 일을 연구를 통해 신약개발을 한다는 원대한 꿈으로 잇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모든 지원자들이 다 그렇게 연구개발만 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정해진 동기에 끼워 맞추는 것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요령은 아닐 것인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지어내지 말되, 동기가 정말 없을 땐, 근본적 원인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그것도 정말 쓸 이야기가 없을 때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도 너무 심사자들의 선호라고 생각하는 바만 그리지 말라. 지원동기는 저마다 제각각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천편일률적이라면 굳이 서류를 받아볼 이유가 없다. 점수로 이미 심사가 끝나야만 한다. 번거롭게라도 각자의 이야기를 받아서 보는 전형의 목적을 잊지 말자. 타인의 선호? 그것보다 심사자가 듣고 싶어 하는 지원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라. 그게 잘 쓴 자기소개서의 기본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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