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라고 무시하지마"..백화점 매출 좌지우지하는 '디저트 전쟁'

전상희 2015. 10. 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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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케이크 쪼가리'라고 비웃을 수 없게 됐다. 케이크 조각을 파는 유명 디저트나 맛집이 백화점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옷이나 가구 가전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케이크 한 조각을 맛보기 위해 백화점으로 향할 만큼 '미각 쇼핑'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쇼핑몰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해 고심하는 백화점업계는 이러한 소비심리에 맞춰 유명 맛집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권까지 좌지우지한다는 '백화점의 디저트 전쟁', 그 속에 들어가보자.
이흥용 과자점 매장
'미각 쇼핑객'을 잡기 위해 백화점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신세계가 유치에 성공한 이흥용 과자점.
▶지역 명장, 해외 프리미엄급 발굴로 이어지는 쌍끌이 작전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엔 지난해부터 해외 디저트 브랜드만 6개가 입점했다. 이중 지난 5월 글로벌 매장으로는 처음 오픈한 '파블로'는 2011년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치즈 타르트(tarte)로 유명한데, 한 개 1만1000원의 고가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4월 본점에 선보인 프랑스 수제 과자 브랜드 '라꾸르구르몽드'도 마찬가지.

롯데백화점은 우리나라 5대 빵집 중 하나라는 대전 '성심당'을 비롯해 국내 유명 빵집을 유치하는데도 앞장서왔는데, 최근 본점에 부산의 유명 빵집 '비엔씨(B&C)'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비엔씨는 1983년부터 부산 남포동에서 30년 이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산 지역 대표 빵집이다. 비엔씨가 부산 지역 이외에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군산의 명물 '이성당'은 지난해 5월 서울 잠실점에 문을 열고 현재까지 월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맛집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롯데뿐만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도 식품 부문을 대폭 강화, 초콜릿계의 '에르메스(HERMES)'라 불리는 프랑스 명품 초콜릿 브랜드인 '라메종뒤쇼콜라'를 올해 초 유치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라메종뒤쇼콜라는 모든 물량이 프랑스에서 장인의 손길로 만들어져 한국으로 배송된다. 대표 상품인 트러플 종합세트는 작은 사이즈(195g)가 무려 11만1000원에 달하지만, 밸런타인데이 등엔 없어서 못팔 정도다.

현대백화점도 프랑스 최고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에르메파리'를 서울 무역센터점, 압구정 본점에 입점시키는 등 일찍이 디저트 부문에 공을 들여왔다. 피에르에르메파리는 2010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전무 시절 직접 유치를 독려했던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지난 8월 오픈한 판교점도 식품부문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 판교점 식품관은 국내 유통매장 중 최대 규모(1만3860㎡)을 자랑한다. 축구장(7140㎡) 2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이다. 전체 매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로, 이는 통상적인 점포보다 5%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판교점은 '마약빵'으로 유명한 대구 '삼송빵집' 등 다양한 맛집을 유치했다. 이중 국내 최초로 오픈한 '매그놀리아베이커리'는 1996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정통 미국식 베이커리 컵케이크 브랜드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국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번 판교점 입점과 동시에 매일 5000개씩 팔려나가는 막강 디저트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매그놀리아 사진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그놀리아베이커리' 매장에서 케이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방문객들.
바닐라초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국내 첫 1호점을 낸 '매그놀리아베이커리'는 일부 인기 케이크의 경우 구매 개수 제한을 둘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매의 눈'으로 찾아내고, '삼고초려'도 불사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이제 전문팀이 속속 꾸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백화점 식당가와 식품관 맛집 유치를 위해 식품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식품개발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현대백화점 식품 바이어 외에도 유명 셰프와 브랜드 소싱 전문가, 식품전문컨설턴트로 구성됐다. 국내외 최신 식품 트렌트를 분석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발 빠르게 발굴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원용신 현대백화점 공산품팀 바이어는 "식품 트렌드의 변화 주기가 날이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면서 "주먹구구식 브랜드 발굴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 식품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검증과 시장 분석을 통해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식품담당의 F&B팀에서 전담한다. F&B 팀원들은 트렌디한 디저트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전 세계 및 전국의 시장조사를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부산 센텀시티점의 리뉴얼을 위해 디저트 담당 바이어 2명이 4월의 절반을 부산에서 보냈다. 한 달간 여섯 차례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지역 맛집을 백화점에 끌어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에서도 부산지역에서 오징어먹물빵으로 유명한 '이흥용 과자점'을 유치하기 위해서 해당 빵집을 수없이 방문하며 제안과 설득, 거절을 거듭하는 일상을 보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오픈 1년여가 지난 지금 센텀시티점의 많은 디저트 브랜드 중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현재 30평 남짓한 매장공간의 확대를 역으로 요청할 만큼 고객들의 인기가 높다.

신세계백화점 F&B팀원들은 "하도 자주 부산에 오가다보니 단골 택시기사가 생기기도 했다"며 "부산으로 가는 KTX에서 단골 기사께 전화를 드리면 부산역에서 만나 하루 종일 지역맛집을 돌아다니고 업무가 끝난 후에는 간단하게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친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삼고초려 하는 경우도 많다. AK플라자는 일본 정통 치즈케이크 전문점 '르타오'를 입점 시키기 위해 일본 르타오 본사에 수차례 구애를 시도했다. 끈질긴 바이어의 노력에 감동한 르타오 회장이 직접 AK플라자 분당점, 수원점 등을 방문하고 나서야 지난 8월14일 분당점에 백화점 최초 정식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르타오 초코프로마쥬 치즈케이크
잘나가는 디저트 브랜드의 파급효과는 대단하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최근 현대백화점 판교점 공세에 맞서 일본의 유명 디저트 '르타오'(사진) 등을 적극 유치했다.
▶잘 나가는 디저트, "매출을 부탁해"

백화점업계의 맛집 강화전략은 일단 성공적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디저트 상품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늘었다. 신세계는 지난해 전체 매출이 제자리걸음이었지만 유독 식품부문은 5% 넘게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5년 전 식품부문 매출이 10% 선이었지만 지금은 15%를 웃돈다. 같은 기간 여성패션의 비중은 20%에서 16%로 떨어졌다. AK플라자는 지난 8월 재개장 이후 2주간 식품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나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했을 정도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 최근 오픈한 판교점은 개장 2주 동안 목표의 120%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등 어렵게 유치한 프리미엄 디저트들이 1등공신이라는 평이다. 황해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은 "백화점 식품관은 불황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관 구매율도 높다"며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을 전략 상품으로 육성해 점포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교점의 공격에 맞서 나름 선방한 AK플라자 분당점 또한 마찬가지다. 분당점은 경기도 성남 정자동 카페거리의 이탈리아 젤라또 전문점 '제멜로', 카네이션 케이크로 유명한 부산 베이커리 '코트도르', 성남지역 40년 경력 장인이 만드는 '장복용과자공방' 등과 더불어 일본 르타오까지 입점 시키면서 디저트 브랜드를 대폭 강화했다. 또 백화점 1층은 명품 매장으로만 가득 차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1층 광장에 파니니(panini)와 케이크 등을 즐길 수 있는 '쿤 카페'를 오픈했다 르타오 입점 후 2달 간(8월 14일~10월 13일) 식품관의 디저트 및 델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 신장했다.

이러한 식품군의 선방에 힘입어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의 최대 출혈지로 예상됐던 AK플라자 분당점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지난 8월21일부터 9월17일까지 매출 신장률은 -3%대에 그쳤다. 당초 업계 예상인 -20%는 물론이거나와 애경그룹이 예상했던 -10%보다 훨씬 적은 수치인 셈이다. 추석 연휴 기간 매출은 되레 늘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후에도 일관된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정체에 빠진 백화점들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먹거리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모바일 쇼핑족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내는데 가장 직접적이며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들의 분수효과 및 샤워효과를 노리며 유통업계에선 맛집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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