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헌장' 목격 2500세 朱木.. 英 '올해의 나무' 선정될까


환경단체 '우드랜드트러스트' 선정 북아일랜드 '다크헤지스' 등 후보에
1215년 영국의 결지(缺地)왕 존(John Lackland)이 실정(失政)을 반복하자 이를 견디지 못한 귀족들이 존 왕에게 귀족헌장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템스 강변의 러니미드 초원 인근에서 이뤄진 이날의 서명으로 영국 헌정사의 근원, 근대헌법의 토대 '대헌장(마그나카르타)'이 탄생했다. 그리고 곁에서 이 현장을 지켜본 생명체들 가운데는 8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살아있는 존재가 하나 있다.
21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존 왕의 굴욕을 목격한 마지막 생존자로 일컬어지는 고대 주목나무 한 그루가 '영국판 2015 올해의 나무' 후보명단에 올랐다. 템스 강을 사이에 두고 러니미드 초원 건너편에 위치한 내셔널트러스트 구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2500년산 앵커위키(Ankerwycke) 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영국판 올해의 나무'는 영국의 민간 환경보존단체 우드랜드트러스트가 지난해부터 실시하기 시작한 연례 콘테스트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지역의 총 10그루 나무가 후보에 오르면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연말쯤 최종 한 그루를 결정한다. '영국판 올해의 나무'로 뽑힌 나무는 그 다음해 초부터 치러지는 '유럽 올해의 나무' 투표 후보에 자동으로 오르게 된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유럽 올해의 나무'는 유럽 환경파트너십협회(EPA)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후원·개최하는 콘테스트로, 매년 가장 사랑받는 유럽대륙의 나무를 선정한다.
이날 '영국판 2015 올해의 나무' 후보군을 발표한 내셔널트러스트 측은 앵커위키 나무에 대해 "대헌장 서명이 러니미드 초원에서 체결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러니미드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나무 근처 혹은 바로 밑에서 대헌장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학설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헨리 8세 왕이 이 (앵커위키) 나무 밑에서 앤 볼린을 유혹했고, 또 청혼까지 했다는 학계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북아일랜드의 너도밤나무 숲길 '다크헤지스' 등이 후보명단에 올랐는데, 다크헤지스는 최근 에미상에서 12개 부문 상을 휩쓰는 등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킹스로드의 배경이 된 숲길이다.
지난해 '영국판 2014 올해의 나무'에는 영국 노팅엄셔주 셔우드숲에 위치한 메이저 오크나무가 선정된 바 있다. 1000년이 넘은 메이저 오크나무는 영국의 전설적 의적(義賊) 로빈후드 일당들의 은신처로 유명하다. 그러나 유럽대륙 전역 6만 명의 투표를 거친 끝에 지난 3월 발표된 '유럽 2015 올해의 나무' 타이틀은 에스토니아의 오리사레 축구장에 위치한 150년산 오크나무에 돌아갔다. 이 나무는 구소련 독재자 스탈린이 트랙터 두 대와 밧줄들을 동원해 뿌리를 뽑으려다가 실패한 나무로, 몸통에 그 당시 생긴 상처가 남아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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