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내년 말로 최종 결정 연기

김현수 2015. 9. 2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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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확정고시 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교육부의 당초 시안과 비교할 때 ▦창의융합형인재 양성 ▦문ㆍ이과 통합교육 ▦학습량 감축 등 큰 틀의 방향성은 유지됐다. 학업부담이 커진다는 비판이 제기된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여부는 내년 말로 결정 시기를 미뤄 논란을 피했다.

우선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고교 과정에 문ㆍ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했다. 공통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등 7개 과목이다. 2,3학년 때 배우는 선택과목은 공통과목과 연계된 '일반선택', 장래희망을 반영한 '진로선택', 고난도의 '심화선택' 등 학생들이 원하는 내용과 수준에 맞게 선택하도록 했다. 대학에서 경상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은 진로선택과목 중 경제수학을, 예체능 진학 학생은 실용수학을 고르도록 하는 것이다.

중학교는 내년 '자유학기제'가 시행에 맞춰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초등학교는 누리과정과 연계해 저학년 대상 한글교육이 강화 된다. 이밖에 안전교육이 한층 강화되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고교 일반선택 과목에 연극이 개설된다.

학습량을 줄이는 데에도 주안점을 뒀다. 영어의 경우 듣기 비중이 초등 31%, 중등 26%, 고등 24%로 줄였고, 읽기 비중은 초등 20%, 중등 26%, 고등 28.5%로 늘렸다. 수학포기자(수포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수학의 경우, 초등학교에서 넓이 단위인 아르(a)·헥타르(ha) 등은 빠지고, 현행 중학교 2학년이 배우는 곱셈공식은 중학교 3학년의 인수분해로 통합된다. 피타고라스정리는 중학교 3학년에서 2학년으로 내려가고 이차함수의 최대ㆍ최소는 고1 과정으로 이동된다.

변화가 큰 만큼 교육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다양한 과목을 넘나드는 수업이 가능한 교사를 확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또 교육부가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한 수능 개편안을 2017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라 최소 2년 간 현장에선 수능과목이 무엇이냐를 두고 불안이 계속될 전망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초중고 전체에 아직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시행해 학생들의 중복학습 부담은 물론, 교사들의 피로감도 만만치 않다.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학생들의 혼란은 물론 실질적인 학습부담이 커질 우려가 매우 크다"며 "교사들에 대한 연수 역시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컸던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여부는 내년 말로 연기됐다. 당초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 넣을 계획이었으나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자 신중론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최종안은 한자병기 보다 교과서 각주나 단원 마지막에 한자를 수록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초등학교 전학년이 아닌 5~6학년 교과서에 한해 300~600자 정도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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